살빼는데는 달리기만한게 없죠
저도 살뺀다고 밤마다 뛰려고 노력합니다만...매일 달리지는 못하네요
안그래도 겨우 시간내서 뛰는데 솜씨없는 대장장이가 연장탓한다고 신발때문에 뛰는 내내
짜증나서 내친김에 써봅니다.
우선 어떤 러닝화가 좋은 러닝화인가? 를 생각해야겠죠
대개는 발이 편하거나 나한테 잘 맞으면 좋은 신발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뭐 일단은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러닝을 생각하고 신발을 산다면
조금은 더 과학적인 데이터가 도움이 됩니다.
우선 신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디일까요?
패션을 생각한다면 위쪽의 갑피가 가장 중요하겠으나
러닝을 생각하면 아래쪽의 중창이 가장 중요합니다.
실제로 신발의 기능성은 이 중창으로 전부 결정이 됩니다.
따라서 중창의 관점에서 설명을 드립니다.
예전 러닝화는 달릴때의 충격 흡수에 중점을 두고 만들었습니다.
달릴때 체중의 3~4배의 충격이 전해지기 때문이죠.
아마 나이키의 대표 브랜드인 에어는 이 점에 착안해서 만들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요즘은??
요즘에는 여기에서 나아가 충격을 흡수한 후에 러너가 바닥을 차고 나가기 좋게
팅겨주는 것에 중점을 두고 만듭니다.
반발탄성이라고 하죠?
당연히 탄성이 좋은 신발은 더 많이 팅겨주면서 러너가 바닥을 찰때 드는 에너지를 감소시켜줍니다
이 에너지는 어디서 오느냐? 바로 러너에게서 오죠
러너가 바닥에 디딘 에너지를 최대한 다시 러너에게 되돌려 주는게 포인트 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 신발의 중창은 금속 스프링이 아닌 플라스틱이라는거죠.
물론 플라스틱도 탄성이 있습니다만 금속에 비할바는 아니죠
더 자세하게는 플라스틱에는 이력현상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것은 완전 탄성체의 Strain-Stress 커브입니다.
보시다시피 변형과 회복 사이에 경로차이가 없고 이것은 에너지의 손실없이 변형과
회복이 일어난다는 뜻입니다.
즉 수없이 변형-회복 과정을 되풀이해도 초기의 탄성을 그대로 유지합니다.
하지만 신발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은 아래와 같은 S-S 커브를 나타냅니다.
그래프에서 Loading(변형)과 Unloading(회복) 과정 사이에 경로차가 있으며
이 면적만큼 영구 변형되어 사라집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플라스틱 특유의 부분적인 내부 구조 변형에 의한 에너지 손실입니다.
즉 이런 소재는 변형-회복 과정을 반복할수록 탄성이 줄어듭니다.
따라서 그만큼 러너가 달리면서 소비되는 에너지가 점점 커지는거죠
내가 중창을 통해 바닥에 가한 에너지를 최대한 탄성으로 되돌려줘야 하는데
중창이 일부를 먹어버린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마라톤을 하는데 시작할때는 매우 짱짱한 탄성으로 뛰기 시작했는데
결승점을 들어갈때는 초기 탄성의 반도 남아있지 않게 되는겁니다. (과장이 아닙니다)
최근 신발 시장의 주류 소재는 EVA 입니다.
Ethylene Vinyl Acetate 라는 소재로 국내서는 LG, 한화, 롯데가 생산하고 있습니다.
EVA 도 VA 함량에 따라 그 특성이 다른데 VA가 많이 들어갈수록 탄성은 좋아지지만
나머지 특성이 안좋습니다.
EVA 신발을 가장 잘 만드는 업체가 바로 나이키이고 대표 모델인 루나나 프리가 전부 EVA 및 Olefin 계열 소재를
사용한 신발입니다.
EVA 는 가볍고 탄성이 우수하고 여러가지 특성이 뛰어나지만
저 에너지 손실에 있어서는 그 특성이 매우 떨어집니다.
여기서 2012년에 아디다스가 독일의 화학회사 BASF 와 엄청난 물건을 내놓는데
그게 바로 Boost 입니다.
Thermo Plastic Urethane 을 Bead 형태로 발포해서 압착한 중창이 Boost 인데
위에서 말한 에너지 리턴 특성이 뛰어납니다.
마라톤을 예로 들면 초기 탄성을 경기 끝날때까지 유지합니다.
이 신발 못 생겼지만 한번 신어본 사람은 빠가 되기 십상입니다.
저도 나이키 루나에픽에 빡쳐서 내일 이거 한켤레 사러 가려고 합니다.
루나에픽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상당히 대단한 아이디어이긴 한데
저에게는 왠지 나이키가 짜낼만큼 짜낸 작품이라는 생각밖에는 안듭니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EVA 는 VA 함량따라 특성이 분명합니다.
VA 함량이 높으면 탄성은 좋지만 다른 물성이 안따라줍니다. 중창으로 쓰기 힘들죠
그렇다고 경도가 좋은 EVA 를 쓰면 탄성이 안좋습니다.
그래서 겉에는 경도가 높은 소재를 사용하고 안에는 탄성이 좋은 소재를 사용해서
만든게 이 루나에픽의 중창입니다.
대단하긴 한데...러닝용으로 사용하기에는 탄성이 그리 오래가지는 못하네요
걍 일상용으로 신으려고 하니 갑피가 니트 소재라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아디다스만 찬양한거처럼 됐는데
여기서 죽을 나이키가 아니죠.
올해 7월에 무시무시한 놈을 출시합니다.
맨 왼쪽은 나이키가 스폰하는 킵쵸게 전용 ZOOM X Elite
마라톤 경기용 신발로 판매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나이키 선수들만 신는 신발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왼쪽에서 두번째가 지금 미국에서 핫한 ZOOM X Vaporfly4
이거 물건입니다.
두장의 ZOOM X 스폰지 사이에 카본파이버가 들어있는데 이건 중요한건 아니고
가장 중요한 ZOOM X 스폰지...EVA 가 아닌 PEBAX 라는 소재로 만들어진 스폰지입니다.
에너지 리턴 특성이 기존 루나시리즈에 비해 30% 이상
아디다스 부스트에 비해서도 15~20% 이상 좋습니다. 그리고 매우 가볍습니다.
중창의 비중이 기존에 비해 절반 수준입니다.
리뷰의 대부분에서 극찬하고 있으며 유일한 단점은 가격이라고 합니다. 30만원 ㄷㄷ
국내에는 아직 출시하지 않았습니다.
왼쪽에서 3번째는 걍 저가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중창은 기존의 루나 중창입니다.
맨 오른쪽은 뭔지 관심 없습니다.
킵쵸게는 얼마전에 저 신발을 신고 비공인 세계 신기록인 2시간 26초를 기록했습니다.
현재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인류의 새역사가 될 마라톤 2시간 이내 주파를 두고 전쟁중이며
인간의 체력은 거의 최고에 도달했다고 보고 신발 기술로 이를 돌파하려 하고 있습니다.
아디다스의 무기는 BOOST 이고 나이키의 무기는 ZOOM X 입니다.
객관적인 데이터로는 ZOOM X가 BOOST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나
아직 한국에 판매하지도 않고 있고
일상용으로 신기에는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글이 길어지다보니 처음 의도한 바와 좀 멀어진거 같은데
진짜 달리기용 러닝화 사실때 참고하세요
일단 전세계 짱은 현재로서는 나이키의 ZOOM X Vaporfly 4 입니다.
에너지 리턴이 기존 신발은 쌈싸다구 때릴 정도로 우수하고 매우 가볍습니다.
리뷰에서는 실제로 기록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단축된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비슷하게 생겼다고 루나 중창 달린거 사면 의미 없습니다.
국내에는 아직 미출시이며 가격은 250불.
국내에서 접할 수 있는 신발중에 최고는 단연 BOOST 입니다.
우레탄 기반이며 에너지 리턴 특성이 매우 우수하고
숨이 거의 죽지 않습니다.
단점은 우레탄이다 보니 물에 약합니다.
세탁은 그냥 신발 버리는 행위에 속하며 비오는 날에는 신지도 마세요
우레탄은 원래 그렇습니다.
그거 빼고는 좋습니다.
그 아래는 EVA 기반 중창이니 걍 발에 잘 맞는거 신으시면 됩니다.
다 거기서 거깁니다.
리뷰보면 아식스 뭐가 루나보다 편하네 좋네
어디게 좋네 하시는데
발에 잘 맞고 편하게 느껴질순 있어도
사실상 객관적인 데이터는 차이나봐야 5% 아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