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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람입니다.
게시물ID : mers_117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조중동꺼져
추천 : 20
조회수 : 2144회
댓글수 : 79개
등록시간 : 2015/06/19 08:24:28
S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람입니다.
뭐 다들 아시겠지만 분위기가 장난 아닙니다. 출근할때마다 체온 측정, 병원은 썰렁....아무튼....
메르스 사태 빨리 정상화되길 바라며 어제 있었던 일 얘기하고, 그냥 푸념하는 거니 그러려니 하세요.

어제 오후에는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그 친구 소개로 친구회사 주최의 무슨 행사가 있어 초대 받은 상태였는데... 올건지 물어보더군요.
매우 가고 싶었던 행사이고, 뭐 증상도 없고 노출될 일도 없었고 그래서 당연히 가는건데 왜 그런걸 물어?? 하고 생각중이었는데... 
한두마디 듣다보니...아~~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꼭 가고싶었던 행사였기에 순간 망설여지긴 했지만 그래도 ...."그냥 나는 안가는 걸로 하겠다"고 하니 목소리가 급 밝아지더군요.
기분이 좀 묘했지만 그러려니 하고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퇴근 후에는 집에 들어가보니 애 엄마가 훌쩍훌쩍 대고 있더군요. 왜 그러냐 물어보니 두가지 일이 있었는데요...
첫째 아이가 집을 돌아다니면서 그룹 과외를 받는데 그중 한명의 엄마가 우리집에서는 안했으면 좋겠다고 했다더군요.
거의 동시에 둘째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 통학 버스에 몇몇 친했던 엄마들이 최근 며칠 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그냥 직접 데려다 주고 데려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평소에 친했던 사람들인데다, 자기한테 그러는 거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아이들이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니 감정을 억제하기 어려웠나 봅니다.
사실 저 때문에 일어난 일이기에 제 속도 많이 상했고, "진정한 친구는 비올때 알아보는 법이지"라고 밖에 해줄 말이 없었습니다.

잠재적으로야 얼마든지 메르스에 걸릴 수 있는 상황이니 사실 이해하려고 하면 이해되는 일들입니다. 
하지만, 나름 안전하다 생각하니 계속 근무하는 것이고 항상 조심하고 있어 그래도 괜찮은데... 라는 생각에 아쉬운 마음은 어쩔수 없었습니다.
메르스 전사니 뭐니 하면서 치켜세워주긴 하지만 사실은 피해야할 대상이라는 속내인 것을 느꼈으니까요.
오히려 이런 상황이 되니 대인기피증이라는게 왜 생기는건지.... 그런 것도 이해가 되네요.

혹시 주변에 그런 분들이 있으면 조금만 더 배려를 해주셨으면 하고 푸념좀 해봤습니다.
이놈의 메르스 빨리 진정되서 평범한 일상으로 빨리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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