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보드게임계에서 "콩"하면 생각나는 사람
게시물ID : gametalk_2993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indaprocess
추천 : 2
조회수 : 1332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6/02/22 17:41:21
옵션
  • 펌글

오늘은 2월 22일, 콩콩절이라고 불리는 날이죠.(정월대보름인 것도 압니다...)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홍진호 선수를 리스펙트(...)하는 의미에서 제정된(누가 제정했냐...) 날인데요, 알고 계시는지 모르겠지만, 게임계에는 "콩"하면 "아, 이 사람!"하고 떠오르는 사람이 한명 더 있답니다. 물론 스타크래프트가 아니라 보드게임 쪽 이야기이고, 이쪽은 한국이 아니라 국제수준의 이야기이지만요. "아그리콜라", "르 아브르", "뤄양의 사람들" 등으로 유명한 개발자 우베 로젠베르크(Uwe Rosenberg) 씨 말입니다.


우베 로젠베르크(46, 콩의 요정)


오늘의 포스트는 보드게임계의 "콩 아저씨", 우베 로젠베르크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갑자기 콩 아저씨가 툭 튀어나오는 이유는, 다시 말씀드리지만 오늘이 2월 22일이기 때문입니다.(완전 납득) 우베 로젠베르크가 콩 아저씨로 불리게 된 것은 그의 나이 27세에 발표한 보드게임 "보난자(Bohnanza)의 영향이 큽니다. 보난자는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보드게임 카페를 휩쓸었고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콩 심기 게임이죠. 


콩(Bohn) 시리즈


 

Bohnanza  - To bean or not to bean!-


보난자라는 제목은 "노다지"와 비슷한 의미인 "Bonanza"에 콩을 의미하는 독일어 Bohn을 합성한 말장난입니다. "Bonanza"는 1950년대~1970년대까지 인기를 끌었던, 서부 개척시대를 무대로 한  미국영화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보난자의 부제는 "To bean or Not to bean"인데요, 당연히 눈치 채셨겠지만 햄릿의 "To be or not to be"의 패러디입니다.


제목 짓기의 센스도 웃음이 나오지만 이 게임 자체가 워낙 명작인지라 이제는 한글로 "보난자"라고 쓰면 당연히 이 게임을 의미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콩심기 게임이라는 별명 처럼 보난자는 콩을 밭에 심어서 많이 수확하는 것이 목표인 게임인데요, 더 좋은 콩을 사고 성공적으로 수확하기 위한 협상 과정의 재미가 뛰어난 게임입니다. 콩을 심는 순서가 정해져 있고 밭 하나에는 한가지 콩만 심을 수 있는데다가, 밭은 두개 밖에 없고 콩의 종류는 다양하기 때문에, 거래를 잘못하거나 농사를 잘못지으면 울며 겨자먹기로 밭을 갈아엎어야 하지요.


단순한 룰과 단순치 않은 게임진행을 무기로 1997년에 등장한 이 보드게임은 지난 10여년간 독일에서만 100만부 가까이 판매되었고,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아직까지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게임의 성공만이라면, 우베 로젠베르크에게 "콩 아저씨"라는 별명은 과할 것입니다.


 

보난자 게임 설명 동영상.

보드카페 좀 다녀봤다 하는 분들은 보난자라는 이름을 기억 못하더라도 영상을 보면 아하! 그 게임!하실 겁니다.


보난자의 성공 이후 동업자와 함께 룩아웃 게임즈(Lookout Games)를 설립한 우베 로젠베르크는, 새 회사를 통해 보난자를 기반으로 한 확장팩과  "콩" 게임들을 미친듯이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그 네이밍 센스도 그대로 유지하면서요. 50년대 서부극 영화인 "하이 눈(High noon)"을 패러디한 보난자 확장판 "하이 (High bohn, 2000)"을 시작으로, 알카네(Al Cabohne 2000), 무타(Mutabohn, 2001), 레이디(Ladybohn, 2002),  징기스(Dschingis Bohn, 2003)과 나파르트 나레옹 (Bohnaparte, 2003), 텔레(Telebohn, 2004), 라젤(Rabohnzel, 2005) 등 그야말로 "To bean or not to bean!"이라는 보난자 부제에 어울리게 콩에 목숨 건 행보를 보여줍니다.



한국도 콩 시리즈의 습에서 안전하진 않았다(...) 


10년간 콩을 재배하는 게임만 쏟아내던 콩 아저씨는, 어느날 콩 심는 건 이제 지겹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2007년, 룩아웃 게임즈를 통해 콩 심기 게임이 아닌 다른 방식의 게임을 선보입니다. 게임의 제목은 바로 그 유명한 아그리콜라. 카드 한벌만 있으면 할 수 있었던 보난자와는 반대로, 어마어마한 양의 구성물이 다 필요한 좀 더 복잡한 게임이었습니다. 


수확 3부작


 

콩 말고 다른 걸 원하나 원한다면 주도록 하지 잘 찾아보도록 해 세상 모든 것을 거기에 심어두고 왔으니까

그리고 대농경시대가 열렸다


아그리콜라는 콩 심기 게임을 넘어서서, 온갖 것을 심는 농부의 게임입니다. 밭을 갈아서 작물을 만들고 울타리를 지어 동물을 만들고 수확을 많이 하기 위해 가족을 늘리고 가족을 먹이기 위해 음식을 모으고(무한반복)... 보난자와는 반대로 치달려버린 이 복잡한 게임은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들을 단번에 매료시켰습니다. 


2008년 독일 올해의 게임상(Spiel des jahres)에서 '복잡한 게임' 특별상과 2008 독일 게임상(Deutscher Spiele Preis) 가족/성인 최고게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전 세계의 여러 국가에서 수여하는 보드게임 상들을 휩쓸다시피 했으니까요. 이 게임은 한동안,  온갖 보드게임 추천 순위에서 1위를 좀처럼 내주지 않았습니다. 2011년 오스트리아 비엔나 세계 대회를 비롯해서, 아그리콜라 대회도 전세계적으로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아그리콜라의 국내 유통사인 코리아보드게임즈가 2009년 지스타에서 첫 대회를 개최한 이후, 4회에 걸쳐 아그리콜라 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첫대회의 우승자는 문화체육관광부 표창 과 상금 100만 원을 받았지요.


아그리콜라에서 등장하는 자원들-흙도 공짜가 아님-


이제 대형 농장산업을 경영하기로 결심한 콩 아저씨는, 이후 수확을 주제로 삼은 게임을 계속 발표하며 줄줄이 히트를 시킵니다. 그 중에서도 아그리콜라와 르 아브르, 뤄양의 사람들은 "수확 3부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많은 게이머들에게 명작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이 세 게임들은 보드게임으로서는 흔치 않게도, 1인 플레이도 가능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르 아브르는 '항구'를 테마로 한 보드게임입니다. 건물을 짓고 배를 만들고 자원을 모아 부자가 되는 것이 목표인 게임이지요. 게임 종료시 자신이 가진 돈과 건물의 가격이 합산하여 재산 평가액이 됩니다. 아그리콜라와 비슷하면서도 더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또 대출 시스템과, 임대료를 지불하고 다른 플레이어의 건물을 사용할 수 있는 등, 아그리콜라에는 없는 재미요소들도 가지고 있습니다.


뤄양(낙양)의 사람들은 아그리콜라(2007), 르아브르(2008)에 이어서 2009년에 출시되었는데요, 고대 중국의 농민을 소재로 한 게임입니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뤄양의 상인이 됩니다. 성문 밖에서 물건을 사고 팔면서 '번영의 길'을 걸어야 하는데, 이 번영의 길에서 최대한 많이 전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번영의 길을 많이 전진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데요, 돈을 벌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작물을 밭에 심어 수확하고 가게와 계약해서 납품해야 합니다.


농사도 지겹다, 패션의 세계로


이후로도 계속 수확 게임과 그 확장판들을 만들어내던 수확왕 콩 아저씨는, 2014년에 이르러서 조금 다른 게임을 선보입니다. "패치워크" 라는 게임인데요.


 

2인용만 됩니다 2인용만


혼자서도 할 수 있었던 전작 유명 게임들과는 달리, 패치워크는 2인 전용 게임입니다. 왜냐면 아저씨가 그동안 결혼했거든 패치워크는 색색의 구성물들을 모아 게임판에 끼워 맞추고, 단추를 모으는 아기자기한 전략게임입니다. 물론 수확 3부작보다 훨씬 간단한 룰을 가지고 있지만, 꽤나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죠. 가장 친한 친구나, 연인과 함께 플레이하면 좋습니다. 둘 다 없으면 아그리콜라 ㄱㄱ


보난자로 대표되는 콩 시리즈나, 아그리콜라를 비롯한 수확 3부작, 그리고 패치워크에 이르기까지 소재는 다들 다양하지만 우베 로젠베르크의 게임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정서가 있습니다. 대량산업과 소비가 무감각하게 반복되는 대도시와 가능한 멀리 떨어진 게임 분위기와, 긴장감과 재미도 충분하지만 서로에게 도통 공격적이지 않은 게임이라는 것이죠. 20대의 시절부터 40대 후반이 된 지금에 이르기까지 흐르는 평화의 정서, 콩 아저씨라는 애칭이 그에게 붙은 것도 어쩌면 보난자 때문만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출처 http://blog.naver.com/kboardgame/220634743873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