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동안 고민하다 앞을 가꿀 줄 아는 사람은 뒤를 가꾸는 데도 관심이 많을 것 같아 결국 뷰게로 옴. (무슨 논리?)
암튼...
어언 14년 하고도 24일 5시간 13분 전 쯤 화장실에서 살짝 피 묻은 휴지를 목격한 이래로
'난 아닐 거야.'
라는 자기암시로 여태껏 증상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며 나름 평범한 삶을 영위하고 있던 중!
최근 양변기에 앉았다가 일순 잠복해 있던 닌자가 표창으로 내 x꼬를 찍어버린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통증이 작렬!
정신이 아득해지는 와중에서조차 습관처럼 정확히 휴지 두 칸을 끊어 정갈히 접은 다음 대참사가 일어난 그 곳에 대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검붉 은 휴지...
그것도 흥건 ㅠ_ㅠ.
'아뿔싸. 기어코 올 것이 오고 말았구나.'
현장을 대충 수습하고 난 후 엉거주춤한 포즈로 뒤뚱뒤뚱 모니터 앞으로 뛰어 와 폭풍검색 시작.
질문 : 치질 수술 많이 아픈가요?
답변 : 요즘은 의학이 발전해 블라블라~. 당일 티원 블라블라~.
누군가의 의견추가 : 수술 후 알보칠 바르세여. 금세 아뭄. (??ㅡ_-;;;;;;;)
그렇게 정보의 바다 구글에서 다양한 후기들을 즐독하던 중 문득 시선을 사로잡는 한 글귀.
"넣어보세요. 그곳에. 알로에."
?
??
지인들이 말하길 법 없이는 살아도 민간요법 없이는 못 살 거라는 난!
그래서 해 봄.
방법은
후기는
외 다수...
쇼핑은
개이버 쇼핑에서 '알로에 베라 잎'으로 검색.
만 이천원에 5킬로 정도인데 그 정도 양으로 만들면 아파트 한 동 다 돌려써도 남을 듯.
사실 나눔을 생각해 보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치질을 매개로 서로의 실명과 주소와 전화번호를 오픈하는 택배발송은 좀 아닌 것 같음.
그래, 이건 아닌 것 같아.
아, 아무튼 링크는 링크고 이제 제 후기를 밝히자면!
- 1일차.
잘 손질해 꽁꽁 얼린 걸 꺼내 보니 덩어리 주변 점액질이 칼날처럼 얇고 예리하게 붙어있어 식겁함.
'이거 넣다가 베이는 거 아냐!!?'
..안 베임. 인체 중 가장 따뜻하다는 그곳에 닿는 순간 스르륵 녹기 시작함.
그래도 불안하면 손으로 좀 조물딱 거려서 매끈하게 만든 다음 사용 추천.
- 2일차.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피가 안 보임. 벌써?
- 3일차.
평소 신경 쓰면 불편하던 그곳의 느낌이 현저히 격감됨.
- 4일차.
정말 꿈에도 몰랐음. 내가 이토록 자신감 넘치는 손길로 화장지로 x꼬를 훔치는 날이 도래할 줄은...
파파박! 팍팍!
- 결론
잘 듣는 사람은 잘 듣는 듯.
그래도 개인차가 있을 테니 맹신은 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