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베트남 여행 기념 면세 찬스...였습니다.
크리드 향수 가격 보고 아빠가 등짝을 팡팡 후드리셔서 안 사주신 줄 알고 잊었었는데
(롯데 인터넷면세점 장바구니에 넣어놨었음)
어제 출근 바로 전에 오신 아빠가 엄마 가방에 화장품 있다고 가져가라기에
뒤져보니 아이들이 빼꼼히... 넘나 동공지진하며 아빠를 쳐다보니 아빠가 또 코쓰윽 머쓰윽하시며
" 새..생일선물 3년치 퉁친고야! " 하고 쪼르르 화장실로 가심. 어휴 츤데레..
재작년 생일은 부모님 두 분 다 제 생일을 까먹고 지나가셔서 (본인도 잘 안챙김)
아빠 친구분이 XX이 생일 지났지않냐 하며 물어보신 것에 아셨고
작년 생일에도 친구분들하고 해외 다녀 오셨던 것이 마음에 걸리셨나봄 (...)
잡설이 길었네요.
- 크리드 실버 마운틴 워터
역시 시그니쳐는 왜 시그니쳐인지 알았습니다.
사실 제가 시향을 하고 산 것이 아니고 주변에 시향 한 지인들이 어울릴 것 같다고 추천해줘서..
일단 처음에는 버버리 위크앤드 포 맨의 탑노트랑 비슷한 향이 나는데
너무 강하지도 않고 너무 달달하지도 않고 너무 시원하지도 않은 적당히 딱 좋은 강도에요.
후반으로 갈 수록 잔향이 달라집니다. 중성적인 느낌이 강하다는 이미지에 딱 알맞아요.
특히나 잔향이 단아하고 은은하면서 매력적이에요.
지속력도 비슷한 분위기의 향수들 중에선 제법 오래 가는 편이고
니치향수 답게 사람 체취에 따라 미묘하게 다른 느낌으로 사람마다 표현되는 것도 좋네요.
사계절 내내 써도 어색하지 않을 듯+_+
이거 뿌리고 회사 1층에 스타벅스에 갔는데. 평소에도 직원 언니들하고 친한데..
바로 향수 달라졌다고 알아차리시던. 잘 어울린다고 해주셔서 기분 좋아요!
솔직히 20대 초반의 분들에겐 권할 것 같진 않아요.
이미지가 20대 중후반 이상 분들에게부터 어울리는데... 사실 무난합니다.
-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
처음에 좁은 방에서 딱 뿌렸을 때에는 생각보다 강하게 발향되서 좀 놀랐는데.
한 꺼풀 향이 벗겨지고 나면 남아있는 향이 굉장히 아름답습니다.
처음에는 복숭아-사과향이 물들다가 후반으로 가면 자스민+머스크 향이 남아요.
근데 이 넘어가는 향이 아주 자연스러우면서 분위기가 달라져서 멋졌어요 :)
겨울 향수로는 추천드리지 않고, 봄 여름에 알맞는 것 같습니다.
+ 뱀발
아무래도 크리드가 가격이 가격인 만큼 시향은 꼭 해보시는 편이.
저는 운이 좋아서 두 향수가 다 제 취향이었는데요!
부모님은 호불호가 크게 갈리시던.
그리고 제가 산 이 두 향은 자연스러운 내음보다는 확실히 인위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같은 가격으로 좀 더 자연스러운 꽃내음, 풀내음을 원하시면 프레데릭 말이 더 좋은 선택일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