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후반을 달리는 지금,
우리는 이제 휴머노이드와 떨어질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가족이 대체되었고, 반려자로서 존중받는 시대이며,
사람보다 더 아름답고, 더 따듯하며, 사람보다 더 사람같은 존재가 되어서,
항상 지켜주고, 무한히 사랑해주며, 더 나아가서는, 인류가 존재해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다자간 정자와 난자 기증을 통한 휴머노이드의 잉태기능 관련법이 통과되어,
사람의 고유함을 외치던 사람들도,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슬픔도 있습니다.
휴식도, 교육도 필요 없는 휴머노이드가 인간의 일자리를 차지하였습니다.
가정용 임대 휴머노이드가 파트타임에 동원되는 수준에서 진화하여,
사람 대신에 노동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다달았으며, 곧 완벽히 교체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일을 하고 싶어도 당신을 위한 일자리는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당신보다 로봇이 훨씬 더 빠르게 배우고, 실수도 하지 않으며, 다양한 범주에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의 한계가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 사람을 고용한다는 것은 홍보효과일 뿐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빠른 교체속도를 늦추기 위한, 인간과 로봇의 채용비율 관련법은 우회되고 있으며,
아쉽게도 이조차도 경쟁력을 위해 제한을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찾아다니지만, 경쟁률은 매일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정 수준 이상 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교육 포기와 구직포기로 인하여, 졸업에 제한이 생겼으나,
몇 없는 직군들에서 조차도, 부모와 자식간에 대물림이 생겨나, 교육의 열기는 더욱 더 심해지고, 또 더 낮아지며 양분되고 있습니다.
더 사람답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더욱 더 인간의 파괴성을 강조하며, 이것을 인간의 성향이며 본성이라 외칩니다.
사람의 본성을 탐구하는 학문들은 그 어느 때 보다더 더 호황입니다.
거기다, 뇌-컴퓨터 교류 관련 기술들로, 인간과 휴머노이드의 구별이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에 "무지와 물음에 기쁨을 느끼는 순간"이라는 카피는, 인간성을 지키기 위한 카피로 사용되었지만,
곧 이전의 의미로 사용되지 않을 것 입니다.
그러면 이제 궁금합니다.
우리는 과연 슬플까요. 아니면 그 어느때 보다도, 더 사람같은 존재들 사이에서,
오랜시간동안, 끝 없는 사랑을 받는 덕분에, 더 없이 행복한 인류가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