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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나이 27. 처음으로 빨갱이란 말을 들었습니다.
게시물ID : soda_29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비열한사내
추천 : 22
조회수 : 4615회
댓글수 : 47개
등록시간 : 2016/02/23 23:4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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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지난주 어머니가 다니시는 교회에 따라갔습니다. 
문득 교회에서 나름 한자리 하신다는 여사님께서 제게 요즘 젊은 것들 공부하기 싫어서 데모나 하러다니고 그런다는데 너는 안그러지? 그러시는 겁니다. 제가 그렇게 열심히 시위를 하거나 하지는 못했지만 울컥한 마음에 "지금 사회꼴을 보면 공부나하고 앉아있을 수가 없어서 그러는 거지요." 했더니 

"너도 빨갱이 교육을 받아서 빨갱이물이 들었구나?" 하시는 겁니다. 
너무나 직설적인 말에 순간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자신들이 뽑은 대통령인데 순종해야지 젊은이들이 그러면 못써." 여사님은 제가 아무말이 없자 후속타를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투표를 했고 그분에게 표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설령 그분에게 제가 표를 줬더라도 표를 준 입장에서 비판할 수는 있는것 아닙니까?" 
저는 정신을 가다듬고 대꾸했습니다. 여사님은 조금 눈쌀을 찌뿌리더니 

"그런세상을 바꾸겠다는 사람들이 두번이나 대통령하지 않았니? 그런데 왜 사회가 그대로겠어? 지금 대통령책임이 아니고 국민들이 순종하지 못해서 그런거 아니겠니?" 라고 말하더군요. 
"저는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는데 20년이 지난 지금도 고치지 못했습니다. 사람하나 버릇고치는 데도 수십년이 걸리는데 사회를 고치는데 어떻게 10년만에 가능하겠어요?"  저도 어떻게 그렇게 대답할 순발력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런식으로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순종순종 얘기하시는데 성경을 읽어보면 예수님도 당시사회에서 가르치는 것과 반대되는 것을 가르치지 않았나요? 그래서 일종의 민중교란에 대한 벌로 돌아가셨고요. 권사님 말씀대로라면 예수님이야 말로 진정한 빨갱이 겠군요?" 여기까지 말하자 여사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하는게 보였습니다. 
"어머어머 얘좀봐 빨갱이 교육을 제대로 받았네. 교육이 잘못됬어." 할말이 없어진 여사님은 이말만 반복하시더군요. 

그때 마침 오유에서 본 글이 생각나서 
"그렇죠? 나라에서 교과서를 지정해줬으면 이런일 없었을텐데요. 역사서는 나라에서 통일해야죠. 이참에 4대복음서도 하나로 통일해야하지 않겠습니까?" 라고 말했습니다. 여기까지 말하고 저도 좀 흥분한 것 같아서 자리를 뜨긴했는데, 흥분하지 않고 좀더 또박또박 얘기했다면 좋았을걸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개인적인 입장으로는 나름 사이다였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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