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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소에 관한 불망기
게시물ID : sisa_6658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네레
추천 : 0
조회수 : 31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2/24 00: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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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우리 집은 소를 기른다. 평소에야 먹여달라는 대로 잘 먹여주고 춥지 않게 덥지 않게 보살펴주고 송아지를 많이 낳으라고 도와주고 주사를 맞히고 약을 먹이지만 결국 그것들은 팔 재산이다.

따라서 우리집은 급히 돈이 필요해지면 소를 팔아야한다. 아들이 복학하여 등록금을 내야하거나, 딸이 결혼하여 집을 장만해야 하거나 집안의 큰 어른이 선거에 나가기로 하여 돈을 꿔달라고 할때다. 그건 나름의 비상사태다. 아버지는 직권상정을 하여 소를 팔기로 한다.

그 소를 도살장에 끌고 갈 때에 트럭에 태워야 한다.

당연히 여러분이 예상하는대로 
소는 트럭에 타려하지 않기 때문에 
몇 가지 방법을 쓴다.

1. 소가 자유를 얻었다고 착각하도록 문을 열어준다.
2. 소는 쭈뼛대며 진짜 자유인지 고민한다.
3. 그러나 마침내 소는 에라 모르겠다 울며 빠져나온다.
4. 소가 갈 방향을 정한뒤 나머지 방향을 막는다.
5. 뒤에서 긴 막대기로 소리 치며 위협하고
6. 앞에서는 목에 올가미를 씌워 조금씩 조금씩 차에 밧줄을 
두르고
7. 1,2,3 구호에 맞추어 힘을 주면 조금씩 당겨진다.
8. 그렇게 차에 소가 타고 나면 소는 눈물을 흘린다. 그 이유는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다.

그렇게 소는 팔려나가 잠깐의 드라이브를 겪는다.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소나 돼지같은 거대가축의 경우 도축 대상이 자신이 도축당한다는 사실을 눈치채게 해서는 안된다. 겁에 질려 울고 불고 날뛰기 때문에 힘겨루기를 하게 되거나 현장에서 
죽여야 하고 그러면 스트레스를 받아 육질이 뻣뻣해진다.

다행히도 어떤 똑똑한 소는 눈치를 채 울고 불고 날뛰고야 있지만 결국 시간에 떠밀려 죽게 된다.

그렇게 뻣뻣해진채 죽는다.

그리고 몇몇 돈 많은 이들은 기분좋게 소고기를 사서
구워먹는다. 양념에 재워 먹는다.

누군가 죽을 때 누군가 맛있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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