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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와 함께 우리가 해야할 대중운동의 일들
게시물ID : sisa_6668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ickyo
추천 : 1
조회수 : 30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2/24 14: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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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정치에 관심을 둔 지는 대충 10년정도인거 같지만 이런 경우를 생중계로 보는건 처음입니다. 특히 은수미의원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국회의원중 한 분이셔서 참 마음이 떨리고, 벅차고. 안타깝고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정치의 역사는 민주화 이후 대중운동과 정치의 접점이 깊었다가, 멀어졌다가, 다시 깊어질듯하다가 멀어지다가 하는 것들의 반복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21세기 들어서 꽤 대중운동이 핫했던 몇년을 지나(세월호부터 민중총궐기까지..) 대중운동의 꺼져가던 불씨가 생기나? 생길것인가? 혹은 회광반조인가 하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대중운동의 시선이 참여연대와 같이 '감시와 감독'쪽으로 전환되고 제도정치에 편입되면서 대중운동 자체가 지닌 역동성, 변혁가능성이 점점 떨어져간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이게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면에서는 생존자체는 가능한 사회로 안정적으로 넘어왔다는 반증일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지금 막 은수미의원이 11시간여의 필리버스터를 끝내고 내려오셨네요)


필리버스터는 그러한 부분에서 철저히 제도정치에 걸맞는 방식입니다. 대의민주주의의 고민은 언제나 대중과 대표의 괴리를 어떻게 해소시킬 것이냐, 대중의 대표로 서는 의원들이 모인 '의회정치'에 있어서 단순화된 다수결 이상의 결정을 끌어내기 위한 제도정치의 미완성의 고민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잖아요. 수많은 인구를 대표해서 모인 1인의 거수가 자신에게 대표를 맡긴 이들의 의사를 온전히 반영할수 없듯이, 국회의 다수결만으로 모든 사안이 결정난다는건 민주정의 과정적 정당성을 위해 대중에 대한 정치적 효과성을 낮추는 방식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면에서 지금 일어나는것은 제도정치 내의 싸움입니다. 그러니 평소라면 필리버스터가 개인과 맞닿을 지점은 사실 없는게 맞습니다. 왜냐면 정치는 언제나 개인의 삶 단위에서부터 움직인다고 하지만, 제도정치는 개인이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누군가는 자신의 삶을 정치에 집중하는 과정이고 그래서 '분리된 것'이 정상인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기가 교묘합니다. 현재의 필리버스터는 총선을 앞두고 가장 예민한 시기에 벌어졌습니다. 특히 쟁점이 되는 법안이 '노동개혁'같은 민생법안(저는 지독한 개악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 아니라 테러방지법이라는 점이 특히 묘합니다. 테러방지법의 법안 자체는 양날의 칼이지만 악용가능성이 높은 칼이라서 문제가 되는 것이죠. 정보감청, 계좌추적 같은 기본권 침해의 권리들은 국내 법률과 판례에 의해 얼마든지 무고한 이들을 탄압할 수 있는 무기로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국내 정치의 역사가 이러한 것들로부터 매우 자유로운 국가였다면 이게 통과된다고 해도 별 저항감이 없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현실은 21세기에도 정부기관에 의해 선거조작, 간첩조작 등이 이뤄지고 때때로 '범인'을 조작해서 무죄인 사람을 유죄로 만든다든가, 누구도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로(동료 법조인들이 다들 지적하더라도) 죄를 만들어내거나, 합법적인것처럼 여겨지는 몇 가지 편의적인 권력을 통해 사람들을 소환하고, 가두고, 지치게 합니다. 일상을 공격하고, 시간을 빼앗고. 죄가 없더라도 이런 것은 '대상'이 된다면 언제든지 당할 수 있는 일입니다. 조금만 과거로 가도 유신부터 광주를 지나 87까지 중정, 안기부의 악명은 어땠습니까. 


즉, 총선을 앞둔 이 상황에서 쟁점법안이 테러방지법이라는 점에서, 이는 권력이 개인에게 갖는 경계를 어디로 고정시킬지의 싸움에 가깝습니다. 어떻게보면 아주 긴 기간동안 개인을 국가의 입맛에 맞게 핍박하고 조정하고 강제할 수 있는 무서운 무기를 갖는거죠.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털면 먼지 안날 사람 없다' 는 의미에 있어서 내가 아무리 조심해도 흠결을 잡아 뜯으려 하면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가뜩이나 우리나라는 저항권이 매우 부족한 수준인데(동 수준 국가들에 비하여) 이게 통과되면 제도정치 바깥의 사람들은 지금보다 더 위태로워 집니다. 그런면에서 이 필리버스터는 성공해야 하며, 동시에 그것이 총선에 영향을 남길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그런 영향력이 생겨야만 다수여당이 위기를 느낄테니까요. 그러니 지금의 필리버스터는 제도정치 내의 싸움이지만 대중운동과 분명히 맞닿아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각 단위별 운동주체들(참여연대나 노총이나 시민단체, 학생운동단체 등등)이야 각자 고민하고 실천할테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몇가지 적어보자면..


1. 지역구 의원실/예비후보 의원실에 항의 전화 및 항의 방문

2. SNS, 인터넷을 통해 필리버스터에 대한 지속적인 연대와 소식 전달, 홍보.

3. 언론사 뉴스게시판 항의

4. 구독 신문, 구독 방송에 대한 항의성 중단

5. 1인시위나 지역별 내지는 거점별로 일어날 수 있는 테러방지법 쟁점관련 설문조사나 발언회등에 참여

6. 거리집회에 참여


등이 있을 수 있겠죠. 제 생각에 개인이 그나마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은 1~3번이라고 생각합니다. 선거철이 되면 아시겠지만 어떤 지역구든 아무리 확실한 후보가 나와도 총선 직전에는 굽신대며 악수를 얻고 인사를 합니다. 대중운동이 힘을 쓸 수 있는 지점도 거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중운동은 대중운동 자체로 제도정치와 거리를 두고 직접민주주의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만, 적어도 현재 상황에서 매우 불리해보이는 총선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대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1,2,3번이 중요한 두번째 이유는. 이제 아마 정해진 수순대로 판이 흘러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민의당은 양쪽을 까면서 이게 뭐하는 짓이냐 할테고,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왜그러냐며 우당탕쿵쾅 하실테고, 눈물도 흘리실수도 있고, 그러면 여당에서는 '민생법안'과 '일자리'와 '서민분들'을 이야기하며 (어쩌면 개성공단까지 끼워팔수도있겠죠) 야당의 깽판에 국회가 멈춰 시민들의 고통이 늘어난다는 소리를 할 겁니다. 그러면 조중동과 종편(요새 중앙은 좀 특이합니다만), 한경 매경 이런곳에서는 이를 재생산하며 끊임없이 쟁점을 흙탕물로 만들어 버릴겁니다. 즉, 이 필리버스터가 설령 3.10까지 이어지더라도 총선에 있어서 야당진영을 진흙탕으로 몰아넣어 기존의 구도를 잃지 않겠다는 전략이 발휘될거라는 예상입니다. 이제까지 그래왔듯이요. 


문제는 우리가 가진 무기입니다. 1,2,3번은 적어도 그들이 통제할 수 없는 몇 안되는 무기입니다. 결국 메인언론의 정보왜곡과 여론호도는 반대의 의견과 충실한 근거를 통해 풀뿌리처럼 끊임없이 주장을 파훼하고 그것을 우리 스스로 재생산시켜야 합니다. 메인언론의 힘이 그 보급률에 있다면, 군소 언론과 시민 개별의 힘은 그것이 가까운 네트워크에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카드뉴스, 해시태그, 페이지 운영, 봇 운영등으로 우리의 의견을 묶고 재생산 시키며 정치에 별 관심이 없는 30%이상의 유권자들이 진흙탕 범벅이 되는 것을 최선을 다해 막아봐야 하는거죠. 저야 국민의당/더민당을 썩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어쨌거나 현재의 국민의당은 새정치와 국민은 커녕 거의 기회주의 정당이나 다름없게 느껴지기 때문에..구도는 범야당vs새누리당 에 국민의당이 범야당쪽으로 똥을 좀 던지는 구도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정동영/안철수에게 여전히 희망을 갖는(그놈의 영호남 패권주의니 친노의 패악질이니 하는 것들은 끊임없이 재생산되고있죠)사람들이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필리버스터는 더럽혀질 부분이 꽤 많아보입니다.


대중운동 자체에 몸을 던지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것의 전략이나 기획이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고, 나와 완전히 일치하는 대중운동은 없을수도 있습니다. 어떤것이 맘에 들면 어떤것은 좀 아닌거같고.. 게다가 일상의 삶을 하루라도 놓기에는 지금 많은 분들의 삶이 그렇게 여유롭지는 못하겠죠. 결국 대중으로서의 개인이 부담적게 할 수 있는 일은, 참여연대와 비슷하게 끊임없이 언론사와 기자들을 항의로서 괴롭히고, 광고주들에게 항의의사를 전달하고, 지역구 의원실부터 추후 정해질 총선 단일 후보에게 까지 응원과 항의를 지속하고, 주변에 이 법률의 독소조항과 필리버스터의 드라마적 특징을 재생산 시켜서 이 과정 자체를 '드라마'로 느껴지게 하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야, 쩐다. 아. 대단하다. 진짜 멋있다. 정치후원해야지. 하는 것만으로는..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을것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여론의 재생산이 대항력을 유지해야만 '그럼 독소조항 중에 몇가지는 고쳐보든지 할테니 대신 노동개혁은 통과시키는거다 오케이?' 이런 악법으로 악법을 딜하는 이상한 상황을 피할 가능성도 있을테니까요. 


어쨌거나 총선은 코앞이고, 지금만큼 대중운동에 제도정치가 민감할 시즌이 없습니다. 얼마나 통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현재의 정치를 조금이라도 바꾸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지금이 그나마 효율적으로 행동하실 때가 아닐지 싶습니다. 범야당 의원들의 필리버스터를 응원합니다. 대중은 개 돼지가 아니라 호도된 여론을 뒤집고 바꿀 역량이 있는 가장 큰 '세력'이라는 점을 어필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어쨌거나, 싸울 무기가 있으면 싸워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게 제 생각이라서요.


p.s 개인적으로는 각 의원실에서 발언록을 정리해서 읽기 좋게 올려줬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자료로 좋은 재생산을 하는게중요해서..





아래는 개인적으로 쓴 글입니다. 비슷한 의견을 가지신 분들중 글쓰기가 귀찮다면 그냥 퍼다가 본인이 쓰신것처럼 던지고 다니셔도 아무 상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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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테러방지법은 막기가 어렵다. 필리버스터를 3.10까지 한다는건 총선준비를 앞두고 임시국회를 열기 힘들게 해서 테러방지법 통과를 막아보겠다는 것인데, 당장 다른 법을 다 제쳐두고 테러방지법이 1순위로 올라온 터라 임시국회가 열리자마자 또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는 이상 이 법은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선거구 구획 통과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두번째 필리버스터까지 해서 이 법을 막는다고 한다면 국회의원이 1명뿐인 웃기지도 않는 상황을 맞이할수도 있다. 결국 범야당이나 여당이나 선거구 구획을 놓칠수는 없을테고, 20대 의회로 넘겨서 19대에 남은 법안을 다 폐기시키는 계획은 실현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이 법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이 있다면 총선을 앞두고 여론에 매우 민감한 상황을 필리버스터를 통해 범 야권뿐만아니라 여권지지자/중도 무관심 계층에게 테러방지법과 쟁점이 진흙탕이 되지 않고 어떤 쟁점과 문제가 있는 지를, 악법의 가능성이 어디에 존재하는 지를 정확히, 그리고 넓게 퍼뜨릴 필요가 있다. 어차피 조중동 종편은 이제 대통령님의 울분을 시작으로 범야권 의원들에 대한 인신공격/뒷조사를 통한 스캔들 터뜨리기/민생법안 상정을 막는 국회 깡패짓/ 같은 프레임과 지금 반대하는 의원들은 테러에 동조하는 것들이라며 떠들것이다. 게다가 북한에서 국지도발이나 무력시위를 시작한다면 여론은 쉽게 진흙탕이 될 수 밖에 없다.


필리버스터는 철저하게 제도정치 내의 싸움방식이다. 의회의 국회의원만이 참여할 수 있고, 따라서 대의정치 내에서 '다수결'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중 하나이다. 그러나 필리버스터는 그것이 제도정치 내에서만 일어나는 싸움 방식이라는 점에서 미완성의 정치이다. 제도정치와 대중운동의 정치는 접점을 가져야만 하고, 그나마 선거철에는 이것이 어느정도 큰 영향력을 지닌다고 생각한다. 당장 필리버스터는 드라마틱하지만 이 법안을 실제로 막거나 고칠 수 있을까 하면, 새누리당 의원들이 '쌩'까버리면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이 법안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해야할 일은 필리버스터에 감동하는 것이 아니라, 이 법안을 찬성하는 이들을 조리있고, 친밀하게 설득하려 애쓰는 일이다. 여당과 정부는 이미 압도적인 보급률을 자랑하는 메인 언론을 자신의 편으로 두고있지만, 적어도 '단톡방, SNS, 인터넷, 주변인' 같은 개인단위의 네트워크조직은 각자가 쥐고 있다. 여론을 흙탕물로 만들려는 시도에 각자가 자발적으로 저항해서 쟁점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게 유지해야한다.


개인적으로는 주변인을 설득하고 이야기를 해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각자의 입장에서 그것을 실천하기는 껄끄러운 일일 것이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정치나 법안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것이 한국의 정서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몇 가지 지독한 프레임을 아니라고 말해볼 수는 있을 것이다. '지지'까지의 설득을 하지는 않아도 '저들도 테러방지법의 필요성에는 동의해' '테러방지법 보니까 국내 일반인들 상대로 너무 과도하게 정보침해가 일어나던데?' 같은 부분들 말이다. 만약 이도 어렵다면 총선을 앞두고 좋은 방법이 더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지역구 의원실에 항의전화를 걸고, 지역구 예비 후보들에게 의견을 묻고 토론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리고 쟁점을 크게 벗어나게 만드는 악질 기자들의 메일과 언론사에 항의전화/메일/편지를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적극적으로는, 그러한 이유로 이 잡지/신문/방송의 구독을 그만둔다거나 의원실이나 정당에 '당원을 탈퇴한다거나 지지를 관둔다'는 의사표시를 정확하게 한다면 더욱 좋은 압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각 시민단체들은 각자의 전략과 기획을 준비중일거라 생각한다. 나는 어느 단체에 속해있지는 않지만 만일 이 쟁점에 대해서라면 시민이 쉽게 참여할 수 있었던 을들의 국민투표처럼 시민과 가깝게 호응할 수 있는 지역/거점별 행사를 진행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필리버스터를 진행한 의원실과 정당에서는 언론의 오류에 대해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의원의 연설에 대한 정리문과 자료들을 올려주고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메인언론에 대항력을 갖출 수 있는 시민여론을 구성하려 애써야 한다. 적어도 지금이 제도정치와 대중운동이 접점을 꽤 크게 가질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각 단체들과 정당은 빠르고 신속하게 전략적으로 행동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거리나 정치에 몸을 던지기에는 너무 힘든 상황이고, 그렇게 되지도 않기 때문에 시민들이 어떻게 이 사안에 대해 민주적 절차를 유지하며 항의하고 실력을 확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접근성좋은 장치들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의 정치에 대해 각자의 단위에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왜냐면 그러한 개인 한명이 모이고 모여 제도정치와 대중운동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대중운동은 대중운동 자체로서 직접민주주의의 기능의 일환으로 제도정치와는 거리와 전략을 다르게 정립하고 더 먼 곳을 향해 움직이거나 혹은 더 직접적이고 세부적인 이슈들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 역시 동의한다. 하지만 전략적으로 보았을때 현재 사회는 어쨌든 제도정치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 구조를 변혁시키는것 역시 대중운동의 역할지미나, 이 구조 내에서 지금의 비합리적인 절차와 납득하기 어려운 정치적 결정에 대해 저항하는 것 역시 대중운동의 역할이라는 생각이다. 우리는 개인 단위에서 저항할 권리를 갖고있고, 또한 어떠한 단체와의 접점, 또는 거리에서의 목소리를 통해 저항의 목소리를 더 확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저들에게 저항할 수 있는 무기가 우리의 문장이고, 목소리고, 외침이라면 그 무기를 쥐고 싸워보는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꼴이 이렇다지만, 민주주의에서 살아가는 시민들 아닌가.


*나는 테러방지법에 반대한다. 화약 및 총기가 허용되지 않은 국가에서 국내인을 상대로 과도한 정보감청과 계좌추적등이 용인되어가며 기본권을 침해할 정당하고도 급박한 위기가 실존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테러방지법의 몇몇 조항들은 현대 자본주의 수탈국가라는 특성/북한,중국과의 위기감 고조라는 측면에서 이후 필요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도 생각한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국정원이 아닌 의회기구의 산하에서 권한이 축소된 형태의 테러방지법으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현재 테러방지와 관련되어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는 제도들의 정상화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사실상 지금의 테러방지법을 보면 가뜩이나 검/경/국정원 중심으로 야권세력내지는 노동계/사회 시민단체/학생단체를 대상으로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민간인 사찰/불법적인 감시 단속/집시법의 과도한 집행과 자의적인 권력기관의 범법행위들, 그리고 중정부터 안기부를 지나 최근 국정원까지 끊임없이 권력의 중추에서 민간인 탄압을 시도하고 정치권력을 비호했던 내부로 이어진 권력기관의 방종에 대한 개혁이 시행조차 되지 못하고 있고 처벌이나 감독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당장의 국가는 삼권분립이 유명무실할만큼 병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자본과 국가가 결탁하는 모양새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알면서도 포기할만큼 개별 시민의 저항권과 대항력이 약해진 사회에 그들을 핍박할 또 하나의 무기를 '테러'라는 단어의 효과를 통해 그들이 가지려 한다는 점을 용납할 수 없다. 적어도 근 60년간 그들이 진정성있는 검찰, 경찰, 국정원으로서 국내외의 사태들에 대처했다면 모를까, 유신부터 광주, 87을 지나 미군,FTA,국지도발, 노동계탄압, 간첩조작, 선거조작을 자행했던 기관들에게 '믿음'으로 기본권을 억압할 권리를 준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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