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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여행 일기
게시물ID : readers_117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lackMatrix
추천 : 1
조회수 : 26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2/10 03:09:40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일기장에 작성




우리 은하에서 태양계 정 반대편에 위치한 릭히드-이들의 발음은 우리말로 옮기기가 힘들지만 억지로 옮기자면 이 것과 가장 비슷하다-에 도착한지 반년이 조금 넘었을 즈음 나는 도저히 잊을 수 없는 강렬한 경험을 했다.
 
바로 외피가 없는 루크라 족을 보게 된 것이다. 루크라 족은 지구의 풍뎅이와 비슷한 모습-그렇다고 다리가 6개는 아니다-이라고 할 정도로 두텁고 단단한 외피를 가지고 있다. 그 때문에 지구인들과 달리 이들은 옷이라는 개념이 없었으며 그럴법도 한 것이 그들의 외피는 조잡한 천쪼가리보다 훨씬 단단하고 아름다웠다. 
 
외피에 그림을 그려넣거나 장신구를 다는 것으로 그들만의 패션을 이루어 나가고 있지만 외피를 벗는-이 표현이 정확하진 않다-일은 절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대로에서 나는 외피가 없는 루크라 족을 보게 된 것이었다. 
 
마치 지구의 신화나 전설에서 나올 법한 요정이 인간 크기로 커진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한 모습이었다. 다른 점이라면 머리에서 두가닥의 단단한 더듬이가 길게 뻗어나와 있다는 것. 다만, 인간과 신체적 특징이 조금 달라 남성인지 여성인지 구분할 수는 없었다.  
아마, 그들은 냄새와 더듬이 감각으로 상대의 성별을 구분한다고 하던가? 그거야 어떻든 외피가 없는 루크라족은 정말 아름다웠다. 마치 신화에 나오는 미의 신 혹은 여신이라 해도 될 만했다.
 
나는 마침 내 옆에 있던 웨라치를 쳐다보며 물었다. 
 
 "와-! 루크라 족은 정말 아름다운 종족이구나! 이렇게나 아름다운데 왜 항상 외피를 모두 하고 다니는거야?"
 
 웨라치는 침음성을 내며 잠시 침묵했다. 루크라족의 얼굴도 외피로 가려져 표정을 알 수 없었다. 대신 더듬이가 쭈뼛거리는 것이 조금 흥분한 상태에 당황, 분노 등 다양한 감정이 뒤섞인 것이라 짐작했다. 그의 반응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대답을 기다렸다.
 
 "지구에서는 교미를 할 때 네가 걸치고있는 그 헝겊들을 벗나?"
 
 "응."
 
 "우리도 마찬가지다."
 
 .......그럼, 저거... 발가벗고 대낮에 대로를 돌아다니는 건가..?
 
 "그럼, 저 분은...?"
 
 "정신이상자인가 보다. 미안하군.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다."
 
 "아...아니야..."


다시 고개를 돌리자 경찰들에게 끌려가는 노출증 변태(?)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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