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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76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프랭크램파드★
추천 : 2
조회수 : 126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0/09/25 18:45:36
sTART ~
[ 제목 : 기차역..그리고 ..기찻길 ]
제가 19이던 6년전 겨울때의 일입니다..
유난히 추워서 학교가 끝나고 .. 서면(동네이름-_ -)에서 친구들과 간단히 저녁을 해결
하고 .. 학원으로 향했습니다..
이상하게 추운 날씨에 저도 모르게 길게 늘어뜨린 교복위의 걸쳐입은 코트의 옷매무새
를 다시금 한번 만지면서 귀가 따가울정도로 매서운 바람에 ..
여자의 자존심인 헤어스타일을 잠시 놓도록하고 저는 코트에 달린 모자를 잡아 푹눌러
써버렸습니다 ..
눈인지 짖눈깨비인지 모를 하얗고 투명한 눈발이 눈앞을 가려 앞을 보지 않고 저는
땅만 보고 .. 집쪽에 있는 영어 학원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었습니다 ..
20여분 걸었을때즘 제 눈앞에는 학원이 보였습니다 .
학원 대문앞에 떡하니 걸려있는 메세지 ~
- 수험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
.........
....
..
망치로 머리를 심하게 맞은듯 했습니다 .
그랬습니다.. 저는 어제 수능을 본 수험생이었는데 .. 무슨 이유에서인지 ..
아무 생각없이 학원으로 향했고 .. 또 그제서야 그걸 알게 되었습니다.
시험을 엄청 망쳤다는 자괴감에 빠져들어 .. 어제 시험 본것조차 망각했나 봅니다..
그때부터 정신은 이미 혼미해져서 갑자기 서있을 힘조차 없어질 정도로 몸이 나른
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
그 학원의 문 앞에서 얼마나 있었는지 손과 발이 꽁꽁 얼어 ...
교복 안주머니에서 연신 울리고 있는 전화벨소리를 들었음에도 .. 손이 미쳐 주머니로
가지 않는것입니다 ..
그래서 저는 틀림없이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 몸에 힘도 없고 .. 정신도 흐릿했지만..
분명히 기억하는건 저는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
바로 "띡!" 소리와 함께 연결되는 전화기....
놀랍거나 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 그냥 기계 오작동이나 .. 아니면 쭈그려 앉아 있던 제
가 꿈틀되면서 눌러진걸 수 도 있으니까요 ..
그리고 이어지는 수화기 넘어의 목소리는 너무도 다급했습니다 ..
"아..가씨........아가...씨........아가씨..............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
순간 정신이 번쩍 들면서 ..
"어 ~ ! 뭐지 ?? 누구지..??"
저는 누군지 모를 그 여자의 목소리가 적잖게 위급한 상황임을 직시하고 .. 힘을 내서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
그리고 .. 주머니로 손을 가져가서 ..전화기를 붙잡고 ..
잘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힘들게 말했습니다 .
" 저기요...어디신데요? .. 누구세요? 네? "
뚜~뚜~뚜~
하지만 이미 전화기는 끊어진 상태였다..
저는 뭔가 찝찝한 기분과 몸이 심하게 싸늘해지면서 오한이 오고 있다는걸 직감하고
빨리 집에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발을 재촉해서 한발 한발 힘들게 내딛으며 .. 철길위의 육교를 차근차근 올라서
고 있었습니다 .
( 이 육교는 영화 '친구'에서 등장한 기찻길 육교로 유명한 그 곳이라고 하네요 ^ ^)
날은 이미 많이 어두워 날씨는 더욱더 쌀쌀해 지고 있었습니다 .
평소에도 그렇게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육교는 아니지만.. 저는 좀전의 통화로 신경이
너무 예민해져서 조금만 걷다가 뒤를 돌아보고 또 걷다가 주위를 둘러보고 ..
그렇게 힘들게 육교의 가장높은곳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
잠시 난간에 기대어 망친 수능과 앞으로의 미래 .. 그리고 방금전의 전화등 ..
복잡한 마음을 어루고져 육교위에서 기찻길을 바라보며 한참을 멍하니 서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
또한번 울려 퍼지는 벨소리 ..
이번엔 지체 하지 않고 전화기를 꺼내어 들었습니다 .
그리고 전화기에 또렷히 적혀있는 발신번호 ... 그것은 제 친구 "미녀(가명)"의 전화기
였습니다 .
허탈했지만 내심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며 전화를 받았습니다..
"어 ~ 미녀야 ...!"
잠깐동안 아무말 없던 전화기넘어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
"아...가씨..살려주세요...........아가씨............살려주............................."
뚜...뚜...............뚜
그렇게 또한번 전화가 끊기고 ..
저는 너무 무서워서 다리에 또한번 힘이 풀리고 육교에 주저 앉아 .. 울기 시작했습니다
눈에 눈물이 고여 앞이 잘 안보일정도로 .. 소름끼치던 그 때 ..
.....또각..또각.......또각..........또각.......................
누군가 내가 올라온길 반댓편에서 육교로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는 거에요 ..
하지만 저는 다행이다 ...안도의 한숨을 몰아 쉬기도 전에 .. 다시 한번 공포에 빠져야 했
어요.
그 ..또각 ...또각 ...소리가 .......가까이 올수록 소리가 작아 지는걸 느꼈으니까요..
분명 내 근처까지 오는 인기척 아니 .. 나의 근처로 오고 있는 느낌이 드는데 ..
발소리는 점점 죽이면서 제 근처로 온다는걸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
너무 무서워서 눈을 꼭 감고 머리를 가랭이 사이에 집어 넣고 저는 그냥 모든걸 체념하
고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
그 때 저는 어차피 ... 살고 싶지 않을 정도로 ... 마음이 다친 태였기 때문에 ...
' 그래 오히려 잘됐다 .. 같이 가자..죽을래...살기 싫어...'
이런 생각들이 문득문득 스쳐 지나 가는겁니다 .
그런 생각이 들면서 고개를 천천히 치켜올려 주위를 살펴 보았으나 ..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
"어..뭐지 ? 내가 뭘 잘못 들은건가 ? "
"...아 지금 내가 무슨생각들을 하고 있는 거야 .. 야 ! 양 XX ! 정신 차리라고 .."
마음속으로 마음을 다잡고 .. 다시금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운뒤 집 방향으로 몸을 틀어
보는데...
어디선가 기차가 진입하는건지 .. 제 귀에는 온통 " 띵! 띵 ! 띵 띵..띵!"
경쾌한 신호음이 울려 퍼지는 겁니다 .
무의식적으로 저는 기찻길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 저는 거기서 .. 경악할 만한 ...걸
눈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
매우키가큰 여자가 ..높은 굽의 구두를 신고 다리를 기차 레일만큼 떡하니 벌리고 ..
엄청 빠른속도로 기찻길을 달려 오는겁니다 ..
얼굴엔 미소를 머금은채 왼손으로는 저에게 가라는건지 오라는건지 알수 없는 제스쳐
를 취하면서 달려 오는 겁니다 .
점점 가까워지면서 저는 오줌이 나올것 같은 공포감에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
그녀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
들어보지 못한 멜로디의 노래 .. 하지만 익숙한 가사 ..
"아가씨 ~♪ 살려주세요 ~♪ ...아가씨 ~ 살려주세요 ~♪ "
밝게 웃으면서 그 말만 흥얼 거리면서 .. 제가 있는 육교에 가까워 지자 .. 걸음이 점점
천천히 바뀌는 겁니다 ..
그러면서 갑자기 기찻길 위의 육교에 있던 저와 눈이 딱 마추치게 되었고 저는 그자리
에서 또한번 자리에 주저 앉게 되었습니다 .
숨죽이며 .. 꿈일꺼라 .. 이건 악몽일꺼라 수십..수백번 되뇌이며 ..
양손으로 귀를 꽉 틀어 막았습니다 .
귀를 틀어 막아도 들리는 이 죽일놈의 전화 벨소리...
' 띠리리리~~띠리리리~~띠리리리~~"
"제발 .. 조용해죠 ..제발 ..저는 혹시나 그 여자가 이 소리를 듣고 내쪽으로 오면 어떻게
하나 ....계속 숨죽이며 전화기를 잡고 꼭 누르고 있었습니다 .."
바로 그때 ..
또한번 들려오는 육교의 계단을 오르는 소리 ...
"또각..퍽...또각..퍽....또각.....퍽......"
좀전에 들었던 그 하이힐 발 소리와 같은 소리였으나 .... 이번엔 중간중간.............
뭔가 둔탁한 소리와 함께 나는 것이었습니다 .
계속해서 울리는 전화벨소리와 .. 하이힐 소리에 .. 저는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발 소리가 .. 제 앞에서 멈춰 섰을때.........
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너무도 싸늘하고 차가워서 거부할수가 없는 말을 듣게 되었습
니다..
"니 전화 안받나?"
.....................
............
.....
그녀의 얼굴을 차마 쳐다 볼 수가 없어서 저는 시선을 땅으로 깔고 전화를 받았습니다 .
극한의 공포감에 흐느끼는 소리는 내고 있었으나 제 눈에는 더 이상 눈물은 흐르지
않더라구요 .
감정과 현실 이성따위는 이미 중요한게 아닌 이 시점에 ..
발신번호 "미녀" 따위는 이미 안중에 있지 않았습니다 .
오히려 담담하게 전화기의 통화를 눌르자 ...
"히히히히..아~가~씨 살려주세요 ♬ 아~가~씨 살려주세요 ♬ "
바로앞에서 불러주는 그 목소리는 ...정말 ....정말....죽여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냥 모든걸 체념하자 오히려 담담해진 저는 고개를 들어서라도 이 죽일 년을 보고
싶었습니다 .
그래서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리는데 ...
그녀의 얼굴대신 먼저 제 눈에 들어온건 ...
땅바닥에 으깨질대로 으깨져서 온통 피투성이인 형체만 알아 볼수 있는 제 친구
"미녀"였습니다 .
거꾸로 매달려 있는 그 아이는 죽지는 않고 살아 있는건지 뭔지 ...
키가 작았으나 매우 이뻤던 친구 "미녀"는 거꾸로 매달려서 눈만 껌뻑껌뻑 거리고
있었습니다 ..
입으로는 뭐라고 계속 말하는것 같았지만.. 잘 알아 들을수가 없었습니다 ..
"알....ㄹ...ㅈ.........끄으윽.....돌...ㄹ.......ㅈ..................."
그렇게 알아 듣지 못할 말만 하고 .. 그 아이는 제가 보는 바로 앞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그리고 .. 난 친구의 죽음 앞에 더욱더 용감하게 그녀와 맞서기로 결심하고 ..
앉은채로 그년을 똑똑히 쳐다볼냥 고개를 치켜 들었는데 ...
그녀는 매우 작은 키의 친구 " 미녀 " 였습니다 .
족히 20CM는 되어 보이는 빨간색 힐을 신고 있던 친구와 똑같이 생긴 그 여자는
눈을치켜 깔고 나를 노려보면서 ...
"왜그랬어 .. 응? 왜그랬니?.......ㅉㅉㅉ "
이말만 남기고선 다시 내 친구 "미녀"의 한쪽다리를 잡고 질질 끌고서 ..육교반대 방향
으로 향하는 것이었습니다 .
" 또각 ..퍼억...또각...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사라진 그녀가 다녀간 곳은
온통 혈흔으로 .... 갑자기 보게 된 온통 빨간 혈흔으로 인한건지 아니면 .. 긴장이
가신건지 .. 쏟아지는 피로함과 안도감에 저는 그때서야 의식을 놓게 되었습니다 .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
제가 일어난 곳은 부산의 한 병원이었습니다 ..
주위에는 ... 가족과 ...의료진...그리고 경찰이 눈에 띄었습니다 .
그리고 지금에서야 말할 수 있어요 ..
제가 나쁜년이라고 ...
저는 수능이 끝나고 바로 그날 .. 친구와의 술자리에서 ....
" 계속 살아서 뭐하냐...우리죽을까?
나 죽을래 ...나 없으면 너도 힘들거야 그치? "
이렇게 술주정을 했고 ...
그친구는 대답하지 않았던걸로 기억됩니다 .
그리고 우리는 헤어졌고 ... 술이 만취한 상태에서 저는 배터리가 없어서 ..
남자친구와 통화 하려고 친구의 전화기를 빌렸고..
그렇게 깜빡하고 친구 전화기를 챙겨서 ..택시에 타고 집에 와버렸습니다 .
조금 술을 덜 마신 친구는 ..저를 챙겨서 보내주고 ..
그렇게 한참을 서있었던거 같습니다..
병원에서 눈을뜨고 얼마 후에야 알았습니다 .
그친구 전화기를 내가 갖고왔다는걸...
그친구는 그 날 저녘 .. 아파트 옥상에서 수면제와 이름모를 약들로 자살을 기도했고 ..
병원으로 옮겼으나 .. 의식이 불투명했고 ... 그 다음날 저녘 그러니까 제가 봤다던
그 일들이 생긴후에 숨을 둔거 같습니다 .
그 친구가 제게 말하려고 했던건....
그런거 같습니다 .
술김에 수능을 망친 기분때문에 ..
자살을 기도했으나 .. 몸이 너무도 괴롭고 힘든 나머지 ..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려
했으나 ..자신의 전화기가 없어져서 .. 아무에게도 알리지 못한채 차가운 주검이 되었을
걸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 집니다 ..
쓸데없는 바람만 넣지 안았어도 .. 아니 그냥 .. 전화기만 가지고 나오지 않았어도 ...
아무일도 없었을텐데 ...
그말이 그렇게 하고 싶었나봅니다 ..
" 살려죠 .. 알려죠 .. 돌려죠 ................."
미안해 ..
미안해...
미안해....
수백 수천번을 말해도 들리지 않을 곳에 있을 친구에게 바칩니다 ...
아... 너무 슬퍼요 ㅠㅠ
본인이 양심의 가책을 받고 글로 옮겨 써달라고 해서 쓰긴 썼는데 ...
잘모르겠네요 ...
마음이 무거워요 ㅠㅠ
[원본 출저 : 네이트 판 덜덜덜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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