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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전회사 퇴사 사연 보고 적는 13년전 스토리
게시물ID : soda_30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뚜하
추천 : 31
조회수 : 6743회
댓글수 : 21개
등록시간 : 2016/02/26 01:15:13
내용전달에 있어 음슴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므로 음슴체
월드컵 끝나고 2003년이니까 13년이나 된 이야기임...

당시에 제조업 쪽에 근무를 했고 이전에 두개정도의 공장 근무를 하다가
세번째로 근무하게 된 회사에서 겪었던 일들임...
이전 두곳을 근무하다 힘들고 더럽고 치사해서 옮긴다 그렇게 해서 이직을 했는데
막상 옮긴곳이 헬오브 헬, 막장오브 아오지 저리가라할 최악의 근무지였음...
그래도 3년정도 근무했다는건 내가 초인의 경지에 다다른 사람이었다는것...
먼저 배경설명을 쭈욱 해드리고 주인공인 저의 성격을 설명드리겠음...
이곳은 부조리로 점철된 80년대 군대문화, 비리사학이 점령한 학교의 막장 학생들이
조직한 일진조직의 폐륜문화, 조직폭력배들의 야비하고 비참한 폭력문화 무려 이 세가지가
콤비네이션으로 합쳐진 그런 막장 현장이었음....

당시 이직하고 뼈저리게 느꼈던것이 이전 회사에서 나를 귀찮게 하고 있으나 마나한
나랑 상관없는 곳이라고 여겼던 노조라는 조직이 있고없고에 따라 이렇게 엄청난 차이가 나게
된다는 것을 알았음..
먼저 노조가  빠릿빠릿하고 회사 운영진이 똘똘한곳은 지상낙원이 될수 있음....
이게 나의 첫번째 회사.
만약 회사 오너가 XX 쌈싸먹는 막장이라도 노조가 똘똘한 곳은 직원들이 겪을 고통을 자기들이
몸빵으로 다 막아주고 오너 멱살잡고 직원들 복지,급여 다 챙겨주는 사람들이었다는걸
이직하기 전까지는 몰랐었음....
이게 나의 두번째 회사.
 
그러나 오너가 개 X같고 노조가 없는 그딴 거지같은 회사는 범죄자,일진같은 애들이 권력을 잡아버리고
근로자들이 정말 개같은 취급을 같은 근로자들에게 당해야 함...
이 회사는 PCB, FPCB 즉 고가형 전자사전이나 휴대폰, 각종 전자장비에 들어가는 기판을 만드는 회사임.
전에 다녔던 두 회사도 같은 업종에 비슷한 일들을 했었고 안산쪽으로 올라와서 나름 규모가 큰 공장에
취업한 만큼 뭔가 다를거라고 생각하고 나름 여러가지 좋은 생각들도 했는데 그 생각은 첫날 깨짐...
선임급들의 행동과 부조리, 억압적인 업무지시와 강압에 가까운 각종 회비,사내 정비, 사내 모임....
그리고 회식자리에서 보여지는 제조 본부장 즉 공장장에 대한 역겨운 미친 짓거리 충성경쟁을 보고있자니
오만 정내미가 다 떨어짐.....
 
여기서 저의 성격을 설명하자면 사회생활하기 정말 고달픈 외톨이형 인간임...
밥도 혼자먹고싶고 사람들이랑 같이 있으면 그냥 불편하고 무슨 이야기 해야할지도 모르고
그래서 그냥 공장에서 기계랑 원자재와 대화하면서 지내는게 훨씬 편하고
집에 가는 길에 길거리에서 만나는 동네 개들하고 놀고 집 근처의 길고양이들이랑 새벽에 사람 없는데서
두시간씩 먹이도 주고 놀아주고 그러는게 삶의 행복이고 제일 편안한 사람임.
이런 성격임에도 여자를 두번이사 사귀었다는 기적같은 일도 경험한 신기한 인생을 살고있음...
그리고 이 회사가 나와 전혀 맞을수 없던 이유는 이 조폭같은 소위 선임급들의 카르텔때문이었음..
먼저 공장들마다 모두 호칭이 다른데 어떤곳은 조장, 어떤곳은 팀장, 관리자 그리고 이곳은 선임이라는
직함으로 불렀음...

뭐 별거 없음 그냥 각 파트별 공정에서 제일 책임질게 많고 해당공정의 생산량이나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 제조 본부장(공장장) 에게 보고하고 조절하는 그런 자리임..
당연히 오래 근무했거나 제일 업무능력이 좋거나 뭐 그런 사람이 맡는게 정석임.
그런데 이 선임들이 일종의 일진 무리들처럼 자신들만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었음
근무중 휴식시간이나 업무분담에 있어서 이자식들은 거의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름..
일단 선임 밑에 직원들이 들어오면 처음부터 부조리부터 교육시키고 자신들의 휴식시간, 업무량등은
철저하게 조절하고 모든 책임질만한 일들을 직원들에게 떠넘기는게 당연했음.
그리고 거기에 불만이 나오면 다른 공정의 선임들 대여섯명이 같이 출동해서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그 직원을 거의 조져놨음....
 
일단 이놈들이 어렸을때부터 양아치 짓을 했음에 분명한 놈들이라서 실제 폭력은 자기들도 사회에서
그런짓 했다가 큰코 다치는걸 알기때문에 하지 못하고 대신 애들이 전부 근육이랑 덩어리로 무장을 함..

근무시간에 탱자탱자 놀아대니 체력은 남아돌거고 그 남는 체력으로 헬스다니고 공차러 다니고 자기들끼리
아주 까리뽕삼 난리도 아니었으니 그런 덩치들이 몰려와서 윽박지르고 이걸 해결해줄 공장장이 오히려
슬쩍 눈감는 정도가 아니라 이런식으로 해야 공장 잘 돌아간다는 70년대 마인드의 꼰대였으니
공장장에게 달려가 말한 모든 비위사실들이 딱 20분 후에 카르텔의 선임들에게 전체전달이 되었음...
 
그러니 맨날 더러워서 그만두는 사람이 수도 없고 일하는 직원들의 노동량만 늘어나고 할당량이랑 생산
능률이 오를리는 만무하는데 윗대가리 오너는 그래도 이래저래 계약은 잘따내고 돈은 잘 버니까 문제점을
모름....
나간 인원들 자리 매꾸려 인력회사를 통해 비정규직으로 입사시키고 그 소개비도 십몇만원씩 깨지는걸로 아는데
게다가 들어와서 일 배우는데 시간이 얼마나 많이 걸릴것이며 한두달 일하다 나가는 인원인 또 몇명인지
세지도 못할정도로 많은데...
그러다 보니 선임빼고 인원의 태반이 전부 중국인력이 되버렸고 선임들이 X같은 카르텔에 중국인력들은
당연히 자연스럽게 자신들끼리 뭉칠수밖에 없으니 오히려 한국인 노동자들이 밑에 깔리고 이리저리 치이는
그런 소수세력이 되어버림...
 
물론 공장 전체가 이런 카르텔 선임들만 있는건 아님..
주간조 공장장이 있고 야간조 공장장이 있는데 주간조는 굉장히 클린했음..
좀 뭐랄까 군대식으로 사람들 딱 통제하고 생산량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그런 특징은 있었지만
주간조 공장장은 일단 선임들이 발에 땀나게 뛰도록 독려하고 자기가 같이 빨빨거리면서 돌아다님...
별명이 바람난 발발이였음...온 작업부서 안돌아다니는데가 없어서....
문제는 X같은 야간조 공장장이었고 이인간의 특징은 언제나 항상 분노로 가득차있었고 눈에 살기를
띄고 누가 말만 걸어도 시비조로 표독스럽게 사람을 윽박지르는 인간임...
이 야간조라는 조폭조직의 행동대장들이 카르텔 선임들이었고 이 20명정도 이외에 나머지 10여명은
워낙 경력도 있고 나름 자기 생산라인에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어서 자기 생산부서만 딱 챙기고 딴 부서
사람들은 아웃오브 안중이었음....

나쁜게 아니라 그정도만 해줘도 굉장히 합리적으로 열심히 일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수준임..
사실상 야간조는 이 10여명의 선임들이 균형을 맞춰줘서 그나마 어거지로 돌아가는 상황임...
나는 이 암흑공장에 입사하고 거의 6개월동안은 매일같이 차출만 당해서 딱히 뭐라고 하나 정해진
부서가 없었음...

차출이 뭐냐면 한 공정 직원이 결근하거나 퇴사해서 그쪽 업무인원 모잘라면 그거 땜빵 때우러 가는건데
그냥 좋게 들리는 말로 차출이라고 표현함.
거의 24개 라인 공정 죄다 안가본데 없고 안해본 일이 거의 없었음...
그럴수밖에 없던게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해본 일들이 대부분이었고 첨엔 멋도 모르고
제가 해봤습니다.. 모르면 배워서 하겠습니다...그러면서 내 무덤을 팠었으니까..
그렇게 열심히 하면 인정받을줄 알았음..
 
그리고 처음에 카르텔들의 부조리를 몰랐을때 내심 속으로 이제 나도 열심히 해서 여기서 선임달고
내 라인에서 맘편하게 그냥 내 일만 해야지 하는 그런 생각이 있었음...
당연한 이야기지만 내 위로 눈치볼 사람 없이 나 혼자만 그냥 잘하면 되는 상황이 얼마나 맘편하겠음?
더군다나 나처럼 사람 불편해 하는 성격 이상자가..
 
그런데 6개월 뺑뺑이 돌면서 별 거지같은 더러운 꼴 몇번 당하고 나서 그딴 생각 접었음...
특히 휴식시간 자기는 1시간 쉬고 다른 직원들은 20분만 쉬는 시간 주던 새끼랑
그 새끼는 근무시간중에 다른쪽 라인가서 안오는 시간이 4시간이 넘었음...오히려 나중엔 그게 더 좋았고..
그리고 한놈은 직원들 제일 바쁠때 선임이 당연히 간식 챙겨서 나눠줘야 하는데 이 썅썅바 새끼는
그 간식 삥땅쳐서 지 가방에 쳐놓고 직원들이 불만이 있다 싶으면 딴 부서로 보내버리거나 존나 갈궜음...
그러다 한번 가방에 삥땅친 음료수 터져서 자기 가방 (꼴에 명품이었나봄..) 엉망됐다고 옘병 떠는걸
보면서 겁내 통쾌했음 (그거 내 짓인줄은 어느 누구도 몰랐음...그냥 주먹으로 가방 한번 꽝 내리쳤을뿐임)
그런 인간들 보기 싫어서 그만두려고 맘먹고 있던 시점이 6개월정도였는데
퇴사를 미루고 다시 일한 계기가 생겼음...

내가 선임이 될 상황이 발생한것임...
공장에서 일하다보면 특히 성과급이나 임금에있어서 제대로 자신이 일한부분을 잘 인정받지 못하는
그런 회사 문화를 가진 곳은 선임들이나 직원들끼리 좀더 편한 라인의 일을 하려고
치열한 정치싸움과 암투가 은근히 많이 발생함...
 
그럴수밖에 없는데 너무 힘들고 위험하고 어려운 라인에서 일하는데도 불구하고 급여는 똑같이 받거나
수당이라고 받는게 거의 의미없을정도로 차이가 없으면 누군들 그런 생각 안하겠음?
제대로된 오너가 있는 회사나 노조가 중개역할을 하는 회사는 이 부분을 조정하려고 노력하는데
그런게 없는 곳은 막장 암투판이 되버림..
게다가 공장장이 이걸 가지고 자신에게 충성하는 인간들 쉬운 라인에 심지어 인력이 남아돌정도로
보충해주고 맘에 안드는 선임들 라인은 사람이 갈려나갈정도로 힘들어도 왕따를 시켜버림...
공장장이 권력욕에 미친 정치꾼임..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본사쪽에서 새로운 설비가 들어오고 그 설비를 설치하고 운용하게 되면
4개 라인공정이 1개의 공정으로 통합되는 효과가 발생함.
이 설비 돌리는데 설비 세팅하고 예비운전기간이 필요한데 내가 그 설비팀에 또 들어가게됨..
그리고 이 설비 돌리려고 이미 몇개월전부터 인원조정이랑 부서 재배치 계획은 다 잡혀있었기때문에
특별한 문제없이 이 설비들이 운영되면 내가 이 라인 조장이 되게됨..
내가 그 유혹에 눈이 멀어서 7개월간의 지옥을 맛볼줄을 꿈에도 몰랐음...
아니 그 순간에는 지옥인줄 몰랐지만 나중에 개취급 받고 머리끄댕이 잡혀 끌려나가듯 쫓겨났을때
그때서야 내 스스로 지옥불에 발을 담궜음을 깨달았음...
이 설비가 꿈이 원대한 설비였음..

우선 4개라인의 통합 - 뭐 대단한건 아니고 말그대로 기존에 4단계로 따로 방 배정받아서 하던 공정을
한 방에 장비를 다 몰아서 넣고 통합한다는건데 이게 중간에 레이져로 기판 그리는 공정과
화학약품을 이용해서 코팅후 열처리 하는 공정이 같이 있어서 옛날부터 공정을 나눠서 하는건 당연한
일이었음....
 
그런데 자동화 기계설비와 새로운 코팅약품,열처리 기계의 개선등...여하튼 이 통합이 가능하게 된 설비였음..
이 설비의 최종 목표는 기존 20여명으로 운영되던 것을 자동화가 불가능했던 공정을 자동화함으로서
6명까지 인력감축을 할수있으며 생산량이 무려 300% 높아진다는 미라클한 비젼을 보여주는 설비였음...
이건 말도 안되는 임파서블, 판타스틱 공상과학 소설이라고 모두들 말했고 장비업체의 영업팀의 감언이설에
넘어간 거라는둥 누가 중간에 커미션 몇억 땡기고 억지로 끼워맞춘 설비라는둥 말도 많았지만 여하튼
실제로 설비 들어오고 진짜로 가동이 되었음...
 
그런데 이런 상황이면 원래 기존 4개공정 선임들이 당연히 이 라인을 맡아서 운영할줄 알았는데
카르텔 선임쪽 말고 기존 다른 라인 선임이신 분이 일하러 오심....
그분이 선임이고 내가 그 밑에서 차선임이 된 상황...
나는 공정 전부 다 알고 있고 그래서 크게 부담이 없는 상황인데
이분은 재단공정에서 10년이 넘게 일하신 분이어서 좀 난감해하시던 상황이었음...
원래 선임들은 인원공백시 그 라인이 마비되는 일이 없도록 다른 부터 공정을 전부 다 배우고
실제로 가끔씩 순환근무식으로 일을 몸에 익히는게 원칙임...

근데 이놈의 야간조는 카르텔놈들이 하도 악랄하게 지랄을 해대는 바람에
다른 좋은 선임들중에 좀 짬 되는 분들은 근처에도 안갔음....
이분이 바로 이런 케이스여서 원래 하던 일보다 손이 잘 안가는게 사실임...
그래도 다행히 내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해주셨음...
내가 경력도 있고 일도 많이 해봤고 다행히 전공정 거의 꿰차고 있어서 거의 선임급이라고 하시면서
으랏차차 해주심...

6개월 넘게 인간취급 못받고 일진 카르텔놈들한테 뒷마당에 묶어놓은 개취급 당하던 나한테
단비같은 존재였음....
근데 이 상황이 나중에 보니까 그 좋은 선임 뽑아낼려는 공장장 잔대가리였음...
이분 재단 공정이 하고 싶던 카르텔 선임이 있었는데 그 선임 몰아내고 자기가 들어갈려고
공장장이랑 사바사바 한 상황이었던 것....
새로운 설비 운영하고 나 포함 6명이 일하는데 어느날 착한 선임이 자기 오늘 그만둔다고 함..
진심 놀라서 왜냐고 했더니 대충 얼버무리는걸로 봐서 뭔가 압력이 있었던 것 같은데 뭔지는
알수 없었음...

그러면서 너도 여기 맘에 안드는거 안다고 하시면서 업계 전반 대략적인 설명을 해주심...
몇군데 일 안해봐서 잘 모르겠지만 이쪽 업체가 수도 많고 수요가 많아서 인력이 귀한 곳이다..
저새끼들이 이바닥 좁으니까 여기 그만두면 너는 아무데도 못가게 만든다는 개소리를 맨날 하던데
그거 헛소리다..
우리나라에만 몇십개 넘는 업체가 있을텐데 지들이 그 업체들이랑 무슨 연관이 있어서 너를 채용하네
마네 영향력을 미치겠냐?
그러면서 어려운일 생기면 꼭 연락하라고 하시고 퇴사하심...
 
진짜 사람이 그러면 안되는데 난 진짜 사악한 놈이었음....
부당하게 찍혀서 퇴직하시는 분이 있는데 난 속으로 앗싸 내가 선임이다 그러고 있었음...
그리고 처절하게 벌받았음....
 
첫번째 문제가 이 망할 설비...
일제장비로서 회사 공무과에서 설비 인수하고 검수하면서 정말 기가막힌 최고급 설비들이라고 보증해줌..
하나하나가 최고급 새삥 장비였으니 나는 앞으로 20년동안은 이 기계들로 밥벌어먹겠거니 했음..
근데 이 설비가 개미지옥, 불지옥이 되버림...
나중에서야 공무과랑 쌍욕해가면서 알게된 사실은 이 장비 계약한 회사 중역이 일본 설비업체에 설비단가
후려치고 커미션에 뒷돈까지 받아챙기고 들여온 설비들이라서 제조공정에 관한 보증이 아무것도 없음.
있는거라고는 딸랑 대학 원서수준의 두꺼운 메뉴얼...개애애애 X발 메뉴얼.....
100% 일어와 한자로만 이루어진 제조현장의 담당자를 위한 설비 사진이나 그림은 딱 12개밖에 없던
빌어먹을 X같은 메뉴얼...
 
게다가 설비 검수와 생산라인 실제 운용시 나왔던 공무과의 이상없음 판정은 겨우 1주일간의
7개 제품 테스트 생산, 가장 중요한 코팅용매와 열처리는 단 한종류의 시료,제품만을 투입한 결과였고
회사중역이 도입한 여러 설비,소프트웨어중 하나였을 뿐이고 윗선에서는 크게 관심도 없고
오로지 공장 현장에서만 초미의 관심사였을뿐이었음....
그 중역은 계약 성사되고 설비 들어오기 전에 퇴사, 중국쪽으로 영전해 간 상태였고 일본 설비 업체는
전화조차 안되는 중계업체였던것 같음..

즉 수천개가 넘는 일본내 설비업체와 우리나라 업체와 연결후 영업으로 장비계약 따내고 사후관리등을
하는 그런 업체인듯 한데 계약 자체가 후려치기에 유지보수 업무계약이 안따라온 계약이니까
돈안되는 그런 설비 관심 있을리 없지 않음?
업체는 증발하고 메뉴얼에 있는 전화번호, 홈페이지는 온데간데 없고...
이제는 이 설비의 최초 목적과 최종 목적이 전부 나가리가 된 상태...
인력을 60% 이상 감축하면서 생산성을 300% 높인다는 말도 안되는 공정 자동화는
중간에 들어간 화공약품 공정과 열처리로 불가능해 보였고 완전히 사기로 시작해 무책임으로 끝난
설비라는 불신만 팽배했음...
 
대번에 생산공정에 실전배치되고 내가 선임으로 책임지는 자리에 앉고보니 헬오브헬...
4개 공정이 하나로 통합되어 실제 기존 공정보다 약 5%의 생산향상이 있었음...
그런데 인력은 6명으로 돌아감.....
회사입장에서는 이걸 대성공으로 파악하고 있었음.
그런데 속사정은 그게 전혀 아니었음...

자동화 이면에는 그걸 조정해줄 사람의 손은 필수적인데
4개공정 4명의 선임이 해야할 일은 그대로 남아있었던것..
거기에 이 통합공정은 오히려 머리 복잡한 수많은 문제점들이 지뢰처럼 숨어있어서
나는 야간시간에 미친듯이 기계들 사이를 뛰어다녔고 그 결과로 간신히 생산량을 맞춘것임..
 
이게 내 야간시간대에 나때문에 문제가 없고 주간 작업반은 제대로 굴러가는 시스템이라서 문제가 없었음.
주간팀은 주간 공장장에게 문제점 보고하고 설비운용에 베테랑인원 많이 필요하다 해서 선임급 한국인
직원들로만 6명이 이뤄진 팀이다 보니 4명의 팀장 + 추가 문제점 발생시 해결 솔루션이 명백했음...
근데 나는 4명이 중국인 한명은 그냥 청소와 단순작업만 가능한 신참 한국인..
자존심은 겁내 쎄서 내 말은 귓등으로 안쳐듣고 중국인 근로자들 기죽여서 왕초노릇 할려고 하는
떡잎이 말라 비틀어진 신참이었음...

난 이놈이 중국직원들한테 헛짓거리 못하게 하는것때문에 부담이 10배로 늘어난 상황이었음...
공무과(장비 유지보수 담당 부서)에 매일같이 전화해서 장비 세팅부터 문제점 물어보고 해도
이사람들 하는건 사실상 먼지낀거 털고 닦는거, 설비업체에 전화돌리는거
그나마 자기들이 교체할수 있는 부품, 소모품 교체하는게 다였음...

상식적으로 제대로된 공무과라면 라인 작업자 데리고 실제 작업현장에서 실습시키고
설비 계약하는게 제대로된 일일텐데 여기는 그딴거 없이 그냥 위에서 까라는데로 까고
OK서류 쓰라면 사고 없는한 무조건 서류 만드는게 일이었음..
그래서 아예 공무과 포기하고 내가 메뉴얼을 분석했음.

그 두꺼운 메뉴얼 하나하나 장비랑 대조해가면서 일어 사전 찾아가며
나만의 메뉴얼을 다시 만듬..
한달에 한번 전체 공장 청소하고 시설,장비 점검하는 날이 있음..
출근은 하지만 실제로는 공장이 그날만은 올스톱..

나는 그날 내가 생산하면서 알아낸 사실들과 다 대조해 가면서 메뉴얼을 분석했고
두달여만에 이 망할놈이 일본 메뉴얼은 수치가 인치법과 미터법 둘다 혼용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음.
그러니까 자동화공정에서 수치 정확히 입력했는데 뒷공정으로 제품 넘기고 자꾸 클레임 들어오고
생산량이 딸리고 원자재 로스가 그렇게 심하게 발생하고....미친...
그리고 자동화기기 제어기도 어처구니가 없는게 예를들어 가로 10cm 세로 10cm 치수 입력하는 창을 들어가려면
8개 단계를 클릭하고 두들겨야 수치입력창이 뜨고 전부다 일어로 되어있음....
보통 한글화나 영어창은 기본이고 수치입력은 직관적 인터페이스 그야말로 오늘 입사한 신삥 신입도
10분이면 배워서 조작하게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세부입력창에서 간신히 제대로된 자동화 처리가능 프로세서 나오고
그게 인치법이라서 계산기 옆에 두고 일일이 2.5를 곱해서 다시 계산한후
다른창으로 나와서 입력해주고....망할놈의 기계가 인치는 25.4 밀리 아님???
근데 2.54 곱해서 자동화 돌리면 30세트 넘어가면서 오차가 어마무시하게 발생해서 기계 자동스톱..
2.5를 곱해서 입력해야 올클리어...
개애애판이었음....
 
이 메뉴얼이 나온 계기를 추측해보건데 계약이 개판된 설비값만 받을수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일본업체에
시험가동이랑 메뉴얼까지 전부 요구했을것이고 일본업체는 얼마 주시오 요구했을텐데 거기서 나가리났고
마지못해 메뉴얼을 줘야겠는데 프로그래머한테 받은 자료 그냥 드립따 프린트해서 제본한 책을 우리한테
넘긴것 같음...

나중에 알고보니 무슨 프로그래밍 언어랑 쿼리...그딴것도 잔뜩 있었는데 처음에는 뭔가 중요한 설비운용
원칙인줄알고 퇴근하고 거기에 몇일을 낭비했었음...
그냥 개발소스고 프로그래머나 개발자 아니면 전혀 볼 필요 없는 것들이었음....
이 모든걸 나혼자 6개월넘게 익혀서 기계 완전 마스터함.

주간반의 경우 6명이 기계 옆에서 문제 발생전 처리하는 방식으로 문제 없이 굴러가고
야간반은 나 혼자 기계 완전 분석해서 나만의 방식으로 문제없이 굴러감...
그리고 터득한게 이 기계의 생산성 300% 향상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아냄..
이건 확신은 못하던 단계였고 좀더 잘 활용하면 내 몸이 편해지겠다 정도였는데
나중에 공장 전체청소때 테스트 해볼 생각이었고 적어도 3개월에서 6개월동안에 걸쳐
시험후에 보고해서 야간 작업반이 주간보다 먼저 생산성 300% 달성을 하는 그런 꿈을
꾸고 있었음....
 
그러다 장비가 진짜배기 물건이라는 확신을 가진 계기가 있었는데
바로 독일에 거의 100%에 가깝게 비슷한 설비가 실제로 운영되고 있고 이걸 모델로 일본에서도
도입되서 운영되는 초기단계였던것....
아시다시피 독일과 일본 인건비는 우리나라보다 월등히 높음..
그러니 인력을 대체하기 위해 독일에서 개발된 시스템이고 이걸 일본이 카피해서 운용하는데
원체 단가가 높다보니 한국업체에서는 아직 쳐다보지도 않는 상태...
 
당시 너무 답답하고 막막해서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라는 막연한 문구만 믿고 30개가 넘는 온갖 검색어로
당시 야후, 파란, 코리아닷컴, 다음, 네이버 전부 동원해서 마구잡이 검색을 실시함...
그때당시에는 구글검색같은거 없었고 블로그 서비스도 없었고 카페도 활성화 안된 시절이라서
검색해도 나오는게 없었고 나는 공돌이임...컴퓨터랑 안친함...지금은 현장일 안하고 관리,계약쪽으로 뛰어서
컴퓨터 활용이 월등히 나아졌지만 당시에는 컴퓨터 빠가였음....
 
그러던 중에 우연히 정말 천운으로 독일 현지업체에서 작성된 메뉴얼을 다운받았음...
어디서 받았는지 기억도 안나고 심지어 내 컴퓨터에 다운받은 사실도 몰랐는데 그냥 클릭하다보니
보물같은 메뉴얼이 나왔음...무려 4개국어로...... 용량까지 기억함 24메가
영어도 있었음........무공비급같은.....난 그 개같은 일본어 사이비 메뉴얼을 독파한 사람임..
구조와 디자인은 많이 달랐지만 난 우리 설비와 완벽히 같은 구조임을 한번에 알았고...
이 메뉴얼에는 80개가 넘는 사진과 도면,그림이 있었음......
할렐루야,인샬라,아미타불......
 
그리고 거기에 필받아서 개무식 검색을 하던중 난 드디어 보았음..
독일 현지 공장에서 같은 개념의 설비가 전자동으로 제품라인 돌리는 장면을...
그리고 다운받았음...40분 넘게 독일 엔지니어가 각 장비 설정,운용,용매 교체시 주의사항
그리고 천금같은 용매 비율과 분사속도 제어 프로그램 수치입력까지......
그리고 그걸 내 컴퓨터에 다운받고 두근두근 하면서 하드에 다시 복사하고
컴퓨터 업체 직원 불러서 CD에 몇장씩 구워서 내 장롱이랑 책꽂이에 분산해서 보관하고...
난리를 피웠음.....

그때는 다음이나 네이버 동영상 서비스도 안하던 시절임...유투브도 없었을거임..
있었는데 모르는 걸수도 있고....여하튼 그랬던 시절임..

그리고 독일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찾을수 없는 동영상이었음...그런데 어떻게 내가 뭘 클릭해서
찾았는지 그 동영상의 정체를 알수는 없었지만 그건 상관없었음...
내 손에 무협지에서 보던 무공비급과 신비의 영약이 들어온것임...
 
그리고 앞으로 몇달간 공장 전사 청소날 실제로 가동해보기로 맘먹고 기쁨에 차있던 그때
난 인민재판을 받고 쫓겨나서 구개축 건물로 끌려감...
 
사이다같지 않은 사이다가 뒤에 나오지만 너무 길어서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출처 내 머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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