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한 감정은 아니에요.
어떤 모임이든 학교 오리엔테이션이든 처음 갔을 때, 처음보는 사람들이 날 슥 쳐다보는 그 시선 있잖아요.
'아... 쟤는 좀 별로다.', '쟨 뭐지'하는 그런 시선들이 온 몸을 쿡쿡 찔러요.
저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너무 낮아요. 사람들이 절 안 좋게 생각할 것 같아요.
안 좋게 생각하면 뭐 어떠냐구요? 아니요. 저는 누군가 절 안좋게 생각하면 그게 너무 괴로워요.
사람들이 절 딱 보면 표정이 좋으면 좋겠는데, 저를 처음 볼 때 표정이 밝은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윗부분까지 글을 쓰면서 거울을 봤어요. 누군가 나랑 마주쳤을 때 표정이 별로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의 내 표정을 떠올리면서요.
뚱해요. 별로에요. 나름대로의 답을 생각해봤어요. 표정을 밝게하고 있으면 상대도 표정이 좋지 않을까.
아니요. 그렇지 않았어요. 제 기억 속에서는 적어도요. 특히 잘생기거나 예쁜 사람들 앞에서는 더 그래요.
이건 또 제 외모 컴플렉스와 직결되는 거 같아요.
스스로 생각하기에 저는 잘 생기지 않았어요. 못생겼다는 말을 직접 들은 건 아니에요. 그런 느낌을 받았죠. 시선으로요.
그래도 십대 때에는 그걸 직접 듣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무시할 수 있었죠. 극복한 건 아니에요. 그냥 애써 모르는 척 한거죠.
근데 대학생이 됐을 때, 실제로 그런 말을 많이 들었어요. 과 남자끼리 모인 자리에서 대놓고 선배한테
"~~는 잘 생겼네. 여친 사귈 수 있겠다. ~~이도 못생겼지만 매력이 있어. ~~이도 이만하면 괜찮지. 근데 너(본인)은 좀... 노력해야겠다."하는 말도 들었었구요.
과 남자 여자 같이 있는 술자리에서 선배가 다른 후배한테는 "~~이는 예뻐서 다른 대학교 사람들이 줄 서겠다. 음.. oo(본인)너는 우리 학교 안에서만 만나구 ㅎㅎ" 이런 말도 들었었구요. 평소에도 참 공부잘 하게 생겼다 공부만 하게 생겼다는 말 참 많이 들었어요.
가장 충격이었던 사건은 새터 뒷풀이 게임에서 저랑 '게임 끝날때까지 손잡고 있기'걸린 여자 동기가 울먹거리면서 싫다고 하는 바람에 다른 애랑 손잡은 사건이었죠. 지금은 둘이 사귀더라구요. 그 날 처음으로 외모때문에 서러워서 울었어요. 뭐 이런저런 사건을 겪으면서 상처를 정말 많이 받았어요. 그 때부터 외모에 신경쓰게됐죠.
안경을 벗고 렌즈를 꼈어요. 염색도 하고 파마도 하고 남자인데도 BB크림 선크림 발라보고 돈도 없으면서 옷이랑 신발도 몇십만원치 사보고 그랬어요.
지금은 그 때랑 많이 달라졌어요. 진심으로 하는 말인지는 몰라도 잘 생겼다는 말도 많이 듣고 다녀요. 물론 첫눈에 보자마자 딱 잘생겼다고 말할 만큼 그렇게 크게 잘생기지는 않았죠.
분명 제 겉모습은 예전과는 달라졌는데, 제 자존감을 예전과 그대로인거 같아요. 아직도 사람들이 나를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요지는 이거에요. 사람들이 날 못생겨서 싫어하는 것 같아요. 처음 본 사람이 날 딱 봤을때 별로 좋은 표정을 안 지으면 내가 못생겨서, 키도 체격도 작아서 호감을 안느낀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도 키 크고 싶고 얼굴 잘생기고 싶고 몸 좋고 싶고 운동 잘 하고 싶고 성격도 좋고 싶고 사교성 좋고 싶어요.
근데 저는 그렇지 않잖아요. 제가 바라는 저의 이상과 현실적 제 모습 간의 괴리가 너무 커요. 저는 아직도 키가 작고, 체격도 작고, 그래요 별로 잘생기지도 않았어요. 그런저를 인정할 수가 없어요. 제가 너무 싫어요...
이런 저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을 거라는 것도 알아요. 남은 쉽게 말할 수 있죠. 너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라.
하지만 참 안되네요 그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