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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전회사 퇴사 사연 보고 적는 13년전 스토리 - 2탄
게시물ID : soda_30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뚜하
추천 : 39
조회수 : 5770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6/02/27 16:35:48
마무리글 쓰러왔습니다.
주의
이 글의 경우 순전히 저의 개인적인 성격,입장에서는 시원한 사이다이지만
다른 분들의 경우 이게 뭐야? 발암글아냐? 멘붕게로 꺼져버려..
그런글이 될수도 있으므로 마음의 준비를 좀 하시고 봐주세요.
 
시작
우선 저번글 읽으신 분들은 좀 느끼셨겠지만 정상적인 공장, 회사가 아님을 느끼셨을듯...
왜냐하면 회사는 저러면 안됨..
당시 야간조 통합라인 운영되는 꼬라지 보면 내가 하루라도 아파서 결근하면 야간조 생산량은
거의 올스톱이 되버림...
나말고 라인 장비사이에 문제점 해결할수 있는 사람이 없으니..
기존라인 선임 4명이 땜빵해주면 되지 않겠느냐 하겠지만 아예 장비 설정, 수치입력, 트러블슈팅 아무것도
손도 못댈게 뻔함..

옛날 구형장비들이 워낙 안정화가 잘되있고 업계 표준처럼 쓰이는 범용장비화 되어있어서
쓰기 쉽게 되있어서 그렇지 지금 신형장비는 소프트웨어는 불량판정 받을 수준이었음...
그걸 내 특유의 성격과 히키코모리적인 성향으로 나는 기계와 대화를 하면서 일하고 있었음.
주간 생산조가 대단했던건 바로 이것이었음..이렇게 문제 많고 정상운영이 불가능한 수준의
장비를 특유의 소통하는 문화를 통해서 유연성있고 순발력있게 제대로 가동하는 팀을 만들어내서
아무 문제없이 돌아간다는거...

주간팀은 6명중 정말 급한일로 3명이 빠진다 하더라도 전부 선임급 사원들이라서 다른라인에 지원요청해서
차출한 허드레일 인원만 보충받으면 생산량 채우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음.
중국인 인원으로만 보충받아도 그사람들이 자재 날라주고 청소만 해줘도 생산량 이상무.
주간생산조는 공장장이 선임들이 X빠지게 뛰도록 선임급들만 갈구고
그냥 사원들에게 꾸준한 기회를 줘서 선임직함만 안달고 있지 한 라인에
절반은 거의 선임의 기량을 가지고 있었음...인재풀이 넓고 사람을 키운다는거.
주간조는 오히려 선임을 안달라고함..
주간 공장장이 맨날 회의 불러내서 개선안 내라, 아이디어 내놔라, 생산라인 문제점 해결해라
얼마나 달달 볶아대는지 못살겠다고 자기들끼리 모여서 공장장 까기 바쁨..
가끔은 선임이 공장장에게 대들면서 이래저래 이유가 있는데 이게 왜 나만 골치아프게 고민해야하냐?
그러면 선임급들 불러모아서 회의함, 말이 회의지 3년근무하면서 한 서너번 봤는데 싸우고 난리도 아님..
근데 신기하게도 어찌되었든 뭐가 되었든 결론은 나오고 개선안은 나와서 인원조정을 하든 장비정비,
혹은 공정개선을 하든지 뭔가 나아지는건 있음...
이게 회사 돌아가는 방식이고 정상적인 모습이지 야간조는 웃기지도 않음..
푸념은 잠시 접어두고 본론으로 고고씽...

당시 라인의 결정적인 문제점이 바로 자동화가 안된다는점이었음.
자동화를 통해 생산량 증대, 인원감축이 목표라서 그렇게 장비가 고가인데
보통 20세트 정도 생산하면 장비 멈춰놓고 오차 교정하고 제품 다시 세팅하는
과정이 필요함.
기존 공정과 거의 차이가 없이 수동에 의지하는 시스템이나 마찬가지였음.
또하나는 공정간 특성에 따른 작업속도 차이, 그리고 적체현상
다른 공정은 이미 작업 끝나서 다른 제품 생산하는데 한두개 공정에서 계속 제품들이
밀리게 되는 현상이 발생함.
이게 공정특성도 있고 자동화 불량이란 측면도 있는데 주로 코팅, 열처리쪽이 가장 심하고
레이져 인쇄쪽도 한번 밀리면 답없음...

그래서 나중에 나 쫓겨나고 한참뒤에 주야간 공통 코팅,열처리 장비 다시 세팅해놓고
구형장비, 신형장비를 동시에 돌려서 그 차이름 없애고 있었음.
하지만 내가 직접 실행해본 방식으로 내 작업시간에 직접 자동화를 돌려봤을때
3가지 제품 100세트, 100세트, 50세트 모두 자동화로 제품불량이나 오차없이
완전 자동화로 돌아가고 실제 제품 생산해서 다음 공정이나 외부 업체로 넘겼음.
당연 정상제품인거 확인했고 아무 이상없었음...
이런 자동화 공정이 최소 오백세트, 천세트까지 가능한게 이 설비의 진가였고 나는 그걸 동영상으로
명확하게 확인했으니 거칠게 없고 앞으로 3개월에서 6개월 안에 승부를 보자 하면서 열의에 불타올랐음.
그리고 이 모든건 나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하고 있었음..

이게 정상적인 회사임?
사원이 회사에 이익이 되는 자료를 감추고 여러사람이 분석하면 훨씬 좋은 자료를 가지고 있음에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혼자만 분석하고 있는 상황이 뭔가 이상하지 않음?
애당초 본사나 장비도입한 부서, 공무과에서 해야할 작업들을 왜 내가 했어야 했지?
이런 좀 유치한 생각을 깨부수는곳이 회사라는 조직이고 신입때 여기저기 혼나고 깨지면서
내가 나혼자만의 영웅주의에 빠져서 조직의 공통이익이라는 원칙을 몰랐구나 하고 깨닫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회사생활을 시작하는거 아님?
 
그런데 여기는 만약 내 노하우를 노출하는 순간 개떼처럼 몰려와서 마치 점령군처럼 모든것 뺏어감.
가끔 선임들이 자기 밑에 맘에 안드는 직원이 있으면 옥상으로 불러내서 맞짱깔까 하는곳이 야간조였음.
뒤에 병풍처럼 다른 카르텔 선임 다섯명정도 서있고...병신들...
이런 병신같은 짓을 보고 재수없어서 때려치우면 머저리 같은 놈들이 짜증나는 새끼 우리한테
겁먹고 도망갔다고 낄낄대는 놈들임...그리고 그자리에 중국인 인력 들어오니까 아쉬울게 없었던것.
이런 놈들한테 내 아이디어 바치고 그놈들 아가리에 집어넣을수는 없었음...
나한테 무슨 수당이나 포상이 떨어질리도 만무했고 난 오로지 내가 라인 선임으로 완전히 자리잡는
그런 생각만을 해야만 했음.
 
그렇게 몇일 시간이 지나가고 작업 한참 마치고 식사후에
돌아왔는데 기존라인 선임이 앉아있었음.
별로 이상하게 생각 안함...
가끔 바쁠때 기존라인 선임들 와서 같이 작업하고 원래 그래왔으니까
근데 그날은 좀 분위기가 이상했음.
완전 사람 야리면서 비웃는폼이 거만하고 사람 열을 확 오르게 했음..
그러더니 나보고 위에 공장장실로 올라가라고 함..
 
뭐지? 불량이나 클레임? 그럴리 없는데...하면서 쫄래쫄래 올라가서 문열고 들어갔더니
공장장을 필두로 선임 8명이 앉아있고 내 밑에 직원들 5명이 서있었음..
그때까지 순진하게 아이고 우리 직원들이 뭐 실수했구나
중국인 직원들이? 아니다 저거 좀 어린 한국인 직원이 드디어 사고쳤구나
그러고 주섬주섬 앉을려고 했는데 공장장이 앉지말고 거기 서서 들으라고함..
그리고 대뜸 그냥 통보..너 오늘부터 다른 공정라인으로 옮겨라..
선임직함 때고(가슴에 명찰) 수당이랑 임금 계산방식도 바뀔거다..
 
????
어처구니가 없어서 그때부터 조목조목 따지고 물었음..내가 왜?
아마 예상했었던듯 평소 여러가지 불만이나 행동에 말이 많았다.
하면서 짐작가는거 한번 말해봐라..그러는거임..
글로는 표현이 안되는데 윽박질러가면서 온갖 상욕을 해대니까
사람 정신이 쏙 빠짐..
 
그래도 난 어떤 잘못을 했는지 모르겠다 받아들일수 없다 하니까
아 이새끼 안되겟네..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사람 열불 터지게 하기 시작함.
어렸을때 영화나 드라마 보신분들 기억하실텐데 반공영화나 드라마에서 묘사하던
인민재판 기억나시는 분들 있으실거임..

거기서 보면 일단 한명 중앙에 세워놓고 자신의 잘못을 자아비판하라고 함.
잘못한거 없다고 하면 주위에 있는 마을주민들에게 이사람의 잘못을 하나씩 말하라고
강요하면 사람들이 잘모르겠다 그러면서 두려움에 떨게 됨.
그때 완장찬 마을 머슴이 눈에 핏발을 세우면서 저새끼 쳐 죽여야 한다면서
갖가지 이유를 대면서 욕을 해대기 시작하고 인민군이 무력시위하면
사람들이 마지못해 웅성웅성 댐..
 
그럼 단상에 오른 피해자는 살려고 울면서 자기 죄를 인정하면서 빌거나
나는 추호의 잘못도 없으니 절대 인정 못한다면서 끝까지 싸움...
똑같은 상황이 공장장실에서 벌어졌음..
처음에 중국인 직원들에게 이사람이 이러이러한 죄가있으니 너희들이 말해봐라 하면서
대답을 정해놓고 압박...

중국직원들은 공장분위기도 X같고 자신들 생계가 걸린 일이므로 굳이 한국인 선임들 일에
끼어들 이유가 없으니 이도 저도 아닌 그냥 잘 모르겠다..우물쭈물하고 슬쩍 빠짐..
그때 우리의 신입께서 울분을 토하면서 저새끼 나쁜놈이에요, 죽여야 해요 하는 완장찬 머슴처럼
난리법석 난장판을 치기 시작함.
밥먹을때 사람들 인솔안하고 멋대로 행동했다

이건 내 성격상 조금 문제가 있을수도 있지만 아무 문제가 안돼는게 첫날 식당이랑 여러가지
지리 알려주고 이넘은 같이 입사한 다른 사람들이랑 잘 어울렸음...
중국직원들은 몇년을 일했는데 밥먹는데 눈치를 보겟음?
나는 그냥 사람들이랑 못어울리니까 나혼자 다니고 기계와 원자재들이랑 대화하는거고...
그러는 놈이 또 초록은 동색이라고 카르텔 선임들하고 착 달라붙어서 패악질만 배우고...
그리고 내가 중국인 직원들을 함부로 대하고 자기맘에 안든다고 다른 부서로 쫓아냈다고 바락바락..
그 두명이 여자였음..

발정난 개새끼마냥 여자직원들한테 껄덕대는게 눈에 보이는데 그리고 저러다 큰사고 한번 치겠다
불안해 죽겠는데 그걸 어떻게 가만두냐고...
미친놈이 중국직원들한테 까딱하면 소리나 바락바락 질러대고 일진놀이할려고 하는데 그래서 좀
나이있고 근무경력 있는 남자직원들로만 다 교체해달라고 해서 바뀐건데 그걸가지고 꼬투리..
그 외에도 몇가지가 더있는데 그와중에 참으로 다행이었던건 내가 냉철하게 대처했다는거.
어차피 이건 내가 뭔짓해도 진실을 밝힌다 뭐다 그런 판이 아니고 이미 결정은 되어있는 상황이니
차분하게 단답형으로 아니다, 인정못한다, 거짓말이다 딱 이말로만 대응했음..
더이상 감정낭비, 시간낭비 하기 싫어서 그렇게 대응했더니 딴말 필요없고 오늘부로 구개축 건물
생산라인으로 짐 옮기고 바로 일시작하라고 함..

이렇게까지 하면 에이 드러워서 내가 때려친다 그런 반응을 기대했던것 같은데 그냥 쿨하게 OK함.
그리고 지금 가서 옮기고 일 시작합니다? 하고 나옴...
예전부터 생각했던게 드러워서 내가 그만둔다 하고 나오면 내가 지는거라고 생각이 들어서 그냥 오기로
버틸려고 작정함....
별로 스트레스도 안받음. 거기 라인 선임이 카르텔 악질중에 하나지만 신경 안쓰기로 함..
난 그냥 가서 기계와 대화하면 되니까.
그리고 케비넷 짐 빼고 바로 구개축 건물로 이동.

구개축 건물이 뭐냐면 옛날 몇십년된 공장건물이 있고 나중에 부지 추가매입해서 신축한 공장건물이
있음.그게 신축동이고 옛날 건물에 추가공사해서 개축한 공장건물을 구개축동이라고 부름.
거기는 진짜 좀 열악함.건물도 드럽고 화장실이며 휴식공간이며 자판기도 별로없고.
식당건물은 신축동에 있어 같이쓰니까 사람들이 거기 갔다오면 비교가 되서 더욱 체감상 그럴거임..
근데 어차피 나는 입사해서 일을 거기서 시작했고 여기저기 차출되서 다니다 보니 그냥 그럼.
라인 옮겨서 보니 거의 몸쓰고 라인이고 구개축 건물이라 기피하다 보니 100%중국직원들.
한국말 하는 직원들도 좀 있고 해서 일하는데는 전혀 문제없음.

그냥 들어가자마자 기계와 대화하고 사람들이랑 얼굴 익히고 바로 적응.
사실 나는 여기서도 개인적으로 사이다라고 느끼지만 읽는분들은 욕하면서 발암이라고 하고
있을듯..
그래도 여기서부터 좀 소소하지만 사이다가 나옴..
여기 라인 선임은 호칭이 좀 다름.
반장이라고 부르는데 아무런 차이도 없고 그냥 호칭만 그럼.
이놈도 악질인데 항상 불만이 가득함. 구개축 라인 악질 선임들이 대게 그런편.
게중에 짬되는 좋은 선임들도 이쪽 구개축에 몇명있음.
이놈은 신축건물에 편한라인으로 갈아탈라고 안달이 나서 맨날 그쪽 가서
아는 놈들끼리 어울리기 바쁨.
그래도 일은 잘 돌아감.
 
난 상관도 없고 이미 일주일만에 중국인력들과는 아무 문제없이 섞임.
위에도 설명했듯이 나는 히키코모리적인 성향이 있음.잘 안고쳐지고 그냥 살기로 편하게 맘먹음.
그래서 라인 들어가면 장비들과 대화가 가능함..거기에 몰입해버림.
이 라인 설비가 문제가 있어서 자주 멈춤.
멈출때 제품이 설비 안쪽 원형봉들에 말려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심할때는 그 안에서 말린상태로 녹아 눌러붙어버림...
 
이 상태로 몇년을 그래왔는데 차출되서 일할때는 몰랐는데 이게 징조와 패턴이 있음.
남들은 못듣는 소리, 특이한 패턴의 진동이 있는데 그게 느껴지면 바로 50초정도 있다
여지없이 굉음과 함께 기계가 덜덜덜 떨리기 시작함..
이거 겁내 무서움..
첨에 이거 느끼고 내가 기계 끄자고 하면 중국인 직원이 화를 냈음.
그럴수밖에 없는게 한국직원들이 아는척하고 꼬장부리고 그런 경우가 워낙 많고
자기가 여기서 몇년을 일했는데 딴 라인에서 온 직원이 아는척 하면 꼴사나워 보이지 않음?
그래서 내가 편하게 일하려면 이사람들하고 잘지내야 하니 내 진가를 입증해 보이자 하고
계속 어필했음.
 
내가 작업하다 일어나서 어 이거이거 장비 이상한데요..하면서 딱 50초정도있다
어어어 하면 장비가 요동을 침..
그걸 하루에 3번정도 하고 5일정도 지나니까 중국인 직원이 나에게 기계 다루는걸 허락함.
어차피 선임은 자리에 있지도 않고 나는 그냥 그 라인에 자연스럽게 동화되버림.
이게 얼마나 까다롭냐면 기계 진동때문에 끄고 다시 돌리는데도 10분 넘게 걸리고
사람들이 굉장히 놀람.처음에는 나도 저거 터지는거 아닌가 싶어서 무서웠으니까.
공무과는 잘 모름..나보다 모름.원래 기계는 유지보수하면서 쓰는거라고 함.

재수없게 제품이 안에서 녹아서 눌러붙으면 청소하고 40분을 까먹음...엄청난 고역임..
공무과를 자꾸 욕하는것처럼 하지만 그럴수도 없는게 이 장비는 사용연한 오래되서 옛날 납품업체도 모름.
공무과는 사람 몇명 되지도 않는데 회사모든 기계를 관리? 그거 안됨.
큰 문제 생기면 납품업체에 전화 돌리는거 말고는 할수 있는게 없음.
여하튼 그렇게 4개월을 평화롭게 지냈음.
아마 다른 선임들이나 찌끄래기 신입이 봤을때 속도 없는 놈이라거나 찌질한 놈이라고
비웃었을지 모르지만 난 여기 라인에서 대접받았고 너무나도 평화롭게 맘편하게 지냈음.
몇년째 속썩이는 문제를 내가 오고나서 제로로 만들어 버렸으니까.

이건 주간반에서도 고질적인 문제라서 그 작업팀은 이 문제를 계속 안고 작업하고 있었음.
다른 사람들한테 설명해주고 가르쳐 줘도 도저히 이해를 못하고 느낄수 없음.
나중에 주간조에서 기계 뚜껑 분리해놓고 퇴근해서 그대로 작업했는데 그때 원인까지 알아냈음.
이건 그냥 곁다리 이야기니까 대충 마무리...
핵심은 난 평화로웠고 기다리고 있었다는것..뭔 일이 일어날지 난 예견하고 있었으니까.
먼저 공장마다 어느정도 사이클이 있음.
성수기와 비수기때 오더 들어오는 양이나 생산량 차이가 좀 갭이 큼.
내가 선임으로 일하던 7개월중 약 6개월정도는 초성수기였음.

그러다 8~10월쯤이 비수기인데 바로 이때 기존 라인 선임 세명이 가끔 차출되서 왔었음.
그러니까 내가 선임된건 어차피 설비 운용 초기 문제 많으니까 저거 시키고 내쫓으면 그만이고
신규설비의 중요성보다 기존 4명의 선임들 다른 라인에 꼽는게 더 중요한 일이었기때문에
야간 공장장이 엄청난 판단미스를 한것이었음.
자신이 거의 20년 이상 일해왔고 그동안 신규설비 도입이나 문제점 발생 온갖 경험이 있으니
뭐든지 다 대처할수 있고 중요한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선임들 자리배치라고 생각했던것으로 보임.
제대로 교통정리 안된 회사에서 편하고 좋은 라인의 선임을 맡기위한 경쟁은 굉장히 치열하고 추잡함.
그래서 공장장한테 잘보일라고 자기 좋은 라인 달라고 단합대회나 회식때 존경하는, 위대하신
제조 본부장님 해가면서 사랑합니다, 아버지라고 생각하고 받들겠습니다. 하면서
지랄지랄들을 해대는거고 공장장이 이걸 너무 좋아하고 즐기고 있는 사람이었음.
실제로 보면 웃음도 안나오고 몸에 닭살이 나고 오글거려서 맨날 도망다녔음.
 
4명중 3명이 다른 라인 먹었는데 남은 한명이 이 통합라인에 이미 내정되어 있었던거고
나 구개축으로 끌려갈때 작업장에 있던 그 선임이 바로 이사람이었음.
난 4명중 2명은 땅을치고 후회할걸 알았음.
먼저 저번에 이야기했던 재단파트의 10년넘은 선임 밀어내고 갔던 카르텔 선임놈은
재단파트가 좋은줄로만 알았을것임.
왜냐하면 재단파트가 모든 공정의 시발점이 되는 곳이라 작업지시서를 보면서 이전공정 상황을
계산할 필요가 없어서 선임들 부담이 좀 덜할것으로 짐작했던것 같음.
그리고 이곳이 롤에 말린 각종 금속판들을 보관해야 하기때문에 거의 전공정 통털어 몇안되는
항온항습기가 돌아가는 곳임.

즉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항상 23도에 쾌적한 공기를 가르며 작업을 함.
그러니 밖에서 특히 여름에 죽을것 같은 습도와 더위에 일하다 여기 한번 들어오면 다들 너무 좋다고 함.
근데 내가 이전 회사 두곳에서 겪은바, 그리고 이곳에서 본 상황으로 보아 땅을 치고 후회할것임을 미리 알았음.
여기 만만한 공정이 아님..

재단할때 기계가 자동으로 돌려주고 작업이 쉬운 경우도 있지만 엄청나게 변수가 많고
금속판뿐만 아니라 두루말이 종이 자재도 있고 금속롤중에 초박판...너무 얇아서 다루기 힘든 자재부터
신경쓸게 너무너무 많은 겉보기와는 달리 어려운 공정임.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자재혼용이 발생할 경우 뒷공정 넘어가서 완제품 납품되었을때
후폭풍이 너무 큼...
자재 종류가 50가지가 넘는데 개중에 이름이 숫자하나, 알파벳 하나로 갈리는게 수두룩함.
그러니 선임급이 일 제대로 안하고 살짝 방심하고 자리 비우거나 했을때 직원이 실수해버리면
그 후속여파가 너무 큼.

뒷공정이 20개가 넘는데 그게 다 헛수고가 되고 만약 납품된 전자제품 불량이라도 발생해서
클레임 걸리면 작살나는거임.
근데 이 양아치 카르텔 선임은 맨날 일안하고 다른 선임들과 노가리 까는걸 자랑으로 여기고
작업장에서 일하는 시간이 적을수록 자기들이 더 우위에 있고 일을 안할수록 자신들의 지위가 높다고
여기는 돌대가리들임.

그런데 새로 옮기고 나서 절대 자리를 비울수 없는 스트레스가 많은 공정이라는걸 알아채고나서
무지 후회하고 탈출하려고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상황.
엎친데 덮친격으로 여기는 인원충원이 거의 없음. 왜냐하면 다른 라인에서 보기에 여기는 편한 땡보라는
인식이 커서 인원충원 이야기 하면 항상 대번에 반발이 났기때문에 선임이 굉장히 힘든곳이고
가끔 너무 바빠서 다른 라인 직원 차출해와도 아무것도 못하고 쓸모가 없음.
실제 재단업무는 원래 하던 사람들만 할수 있고 차출된 사람들은 그냥 멀뚱히 서서 쓰레기만 치움.
카르텔 선임들에게는 최악의 라인이고 실제로 겉보기와는 다른 최고 힘든 라인임.
여하튼 한놈은 그렇게 개털이 되어가고 있던중임.
 
죄송 한번에 끝낼려고 했는데 너무 내용이 길어서...쉬었다 다시 쓸게요.
출처 My 대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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