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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직접 방청하기 원하는 분들을 위한 짧은 팁 & 오늘 방청 후기
게시물ID : sisa_6719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구름신선
추천 : 13
조회수 : 64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2/27 23:29:35
1. 아침 일찍 가세요. 오늘(토) 오후 3시에 정의당에 배분된 방청권이 모두 소진되었습니다.
내일은 언제 소진될지 모르니 아침에 가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2. 방청시 휴대폰, 가방 등 각종 소지품을 맡겨야 하므로 되도록이면 가볍게 가세요.
 
3. 방청하면서 음료, 음식물 섭취 금지입니다.
오늘 방청하면서 바로 옆 자리에 앉으신 분이 목이 안좋으셨는지 목캔디를 하나 먹으니까
국회 사무처 직원이 다가와서 다음엔 먹지 말라고 주의를 주더군요.
 
4. 사람이 많을 경우 방청을 위해 줄을 서서 대기해야할 수 있습니다. 질서정연하게 기다려주세요.
4층에서 기다리는데 어떤 아저씨 한 분이 무작정 기다리게 하지 말고 번호표를 나눠주라고 직원에게 소리를 치는데...
제 바로 뒤에서 줄 서 있던 중학생이 하는 말이
"저 아저씨 1층에서도 저렇게 소리쳤어요."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부끄러웠습니다. 학생에게 어른들이 안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5. 화장실은 미리미리 다녀오세요.
국회 화장실 좋습니다. 불이 꺼져있다가 제가 화장실에 들어가니 불이 켜지는 센스있는 화장실이네요.
 
6. 방청석 의자가 매우 좁습니다. 영화관의자보다 작고 의자 사이의 간격도 좁습니다.
제 뒤에 어떤 남자가 앉았는데 가끔씩 제 의자를 발로 차네요 ㅠㅠ
앞에 앉은 분을 위해 되도록이면 의자는 발로 차지 마세요 ㅠㅠ
 
 
 
 
국회 방청이 가능하다는 어느 분의 글을 보고 용기내서 금요일 오후에 정의당에 전화했습니다.
제가 토요일 저녁에 5, 3살 아기들을 재우고 밤 11시쯤 가서 저녁 내내 방청하려고 했는데...
제 이야기를 듣는 정의당 직원의 목소리가 떨림을 느끼고 토요일 오후 3~4시에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토요일 오후 2시쯤 출발 전에 다시 한 번 정의당에 전화해서 방청 가능여부 확인하고 국회로 갔는데...
 
1층 로비 출입문에 떡하니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금일 정의당에 배분된 방청권이 모두 소진되었습니다"
이런 XXX~~
국회 직원에게 이야기해봐야 소용없을 것 같아서 정의당에 다시 전화해서 제가 두 번이나 확인전화하고 왔다고 사정을 이야기하니
정의당 직원이 딱 한마디 합니다.
"국회 직원 바꿔주세요."
오~~~ 짱입니다.
로비에 수십명이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애처롭게 서 있는데 저는 신분증을 맡기고 2층 정의당 사무실로 갔습니다.
만약, 확인전화를 하지 않았더라면...
방청권이 소진되었다는 안내문을 보고 그냥 돌아갔더라면...
끔찍합니다.
 
2층 정의당 사무실에 도착하니 여기저기서 방청문의 전화가 와서 직원들이 모두 바쁩니다.
대체로 대답하는 말이
"우리도 예상하지 못한 인원이 와서 더 이상 방청하실 수 없습니다. 국회 일정 확인하시고 내일 10시쯤 다시 문의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2층 사무실에서 간단히 방청신청서를 작성하고 4층으로 올라가서 줄을 서서 대기합니다.
제 앞에 약 20여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 있네요.
엘리베이터에 함께 탄 중학생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얌전히 줄 서 있는데 입구에서 조금 시끄러운 목소리가 들립니다.
"왜 사람들 힘들게 줄 서 있게 하냐, 번호표를 주면 편하지 않냐!!!"
네... 그렇습니다. 목소리 큰 1人이 국회 직원을 힘들게 합니다.
국회에서도 이런 일은 처음일테고, 직원들도 당연히 며칠 동안 힘든 상태일텐데...
함께 줄 서서 기다리는 중학생에게 부끄러웠습니다.
 
기다리다, 기다리다 제 차례가 되서 핸드폰을 맡기고 입장하니 오후 4시
 
 
그렇습니다.
저는 정청래 의원의 역사적인 필리버스터를 현장에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진선미 의원의 조용하고 낭랑한 강의도 함께 들었습니다.
4시부터 5시까지 한 시간 동안 방청했는데...
한 시간 동안 의자에 앉아있는 것도 힘든데 열시간 넘게 서서 의분을 토하시는 분은 얼마나 힘드셨을까...
더불어 국회의원 몇 몇 분의 보석같은 모습을 보게 되어서 너무 기뻤습니다.
 
필리버스터 전 까지
제 마음에는 2007년 딴나라당 당 내 경선에서 2mb랑 붙어 떨어졌던 사람이
2mb보다 못한 실력으로 한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모습에 짜증만 가득했었는데...
 
그래도 아직 우리나라가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회를 스쳐가셨을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의 대통령 두 분이 생각납니다.
 
 
ps. 이번 필리버스터로 이번 회기에서 테러방지법의 처리를 막을 수는 있겠지만,
다음 회기에 선거구 획정과 맞물려 처리될 수 있어서 걱정이긴 합니다.
출처 역사의 현장에 머물렀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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