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제목이 '동주'일까
시인 윤동주도 아니고, 윤동주도 아니고. 그냥 동주. 영화관 들어갈 때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들어갔어요.
시인 윤동주가 아니라 인간 윤동주에 대한 삶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고.
영화는 네. 좋았어요.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은 '쉽게 씌어진 시' 장면이었어요.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그렇죠. 아무리 일본어로 공부하고, 일본이름을 가지게 되고, 일본 사상에 짖눌린다고 해도.
결국은 6조다다미일뿐. 내 어머니의 나라가 될 수는 없는 거죠.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볼까.
저는 왜 천명이 천형으로 들렸던 걸까요 ㅠ
만약 본인이 식민시대의 지식인으로 시가 좋고, 시인이 되고 싶었다면. 그저 시를 적는 것으로 감정을 토해낼 수 밖에 없었다면.
자괴감. 죄책감.... 그런 걸 느낄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게다가 똑똑하고 의로운 사촌은 적극적으로 선동하고, 행동하는 데 말이죠.
마지막에 윤동주 시인이
[이런 시대에 태어나 시를 쓰고.... 시인이 되고 싶어하고...] 하면서 우느데 저도 울컥 ㅠ.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가 윤동주 시인 사후에 발간되었다는 걸 부끄럽게도 이제서야 알았네요.
영화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막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에 타임머신이 있어 어디론가 갈 수 있다면 윤동주 시인에게 가서 당신의 삶은 결코 부끄럽지 않은 삶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늦겨울 감성 터지게 해준 영화였어요. 이번달에 윤동주 시인 시집 사러갑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