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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모습 [상]
게시물ID : panic_865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닉행시쓰는놈
추천 : 17
조회수 : 244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2/28 22: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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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콸콸- 쏟아져 나오는 물을 손으로 한움큼 집어


얼굴에 세차게 들이부었다.


크게 숨을 들이쉬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거울을 바라봤다.


분명히 있다.


누구인지 모를 사람의 뒷모습이….



[내용상 잔인하고 끔찍한 표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심약하신 분은 읽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람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수년 , 내가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야 했던 살인사건 후였다.


평소와 다를 없던 주말 저녁. 저녁 식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했던 집에 괴한이 쳐들어 왔다.


초대되지 않은 손님에 의해 집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고,


시간이 되지 않은 짧은 시간에 나는 부모님과 누나 명의 가족을 모두 잃어버렸다.


문을 열어준 누나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쓰러졌고 거실에서 티비를 보던 아버지 역시 뒤에서 들어오는


날카롭고 흉악한 칼날을 피할 기회조차 받지 못한 돌아가셨다.


주방에 계시던 어머니는 살인자에게 격렬히 대항하셨고, 시끄러운 소리에 내가 방에서 나왔을


살인마는 이미 없이 추욱 쳐진 어머니의 시체에 욕설을 퍼부으며 분풀이를 하고 있었다.


감지 못한 어머니의 눈에선 하염없이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단정하던 어머니의 단발머리는 가위와 칼로 끔찍하게 잘려있었다.


겁에 질려 아무 것도 하지 못한 , 그저 경찰이 오기만을 기도하며 안에서 범인과 대치하던 나는


이윽고 시끄러운 소리를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한 이웃에 의해


목숨만은 구해졌다.


가족의 장례식을 지내고 정신 없는 달을 보내고 나니 통장에는 예전의 나라면 상상도 못할 만큼의 돈이 들어와있었다.


가족의 목숨과 맞바꾼, 절대로 그러고 싶지 않았던 돈을 보면서 나는 다시 한참을 울었다.


그리고 때부터 뒷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 뒷모습을 봤을 , 심약해진 마음 탓이라 생각하며 존재를 부정하려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뒷모습은 점점 확실하고, 또렷하게 나에게 존재를 드러냈다.


공황장애와 사회 공포증으로 집안에만 박혀 있던 시절엔 정체를 없는 뒷모습과 둘이 집에 있는 것이


너무나 두려워서 사고 이후로 필요한 일이 있는게 아니면 나가본 없는 집을 스스로 나가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것과 관계 없이 뒷모습은 어디서든 나타났고, 얼마 동안 이런 생활을 반복하고


결국 나에게 어떤 행동도 하지 않고 그저 뒷모습으로 우두커니 서있는 그것을 그냥 인정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나 가끔 뒷모습이


무언가를 향해 미친 듯이 몸을 흔들며 기괴한 몸짓으로 팔다리를 휘저을


저녁 뉴스의 헤드라인에서는 어김없이 아무 이유 없이 끔찍하게 살인 당한 사람의 뉴스를 있었다.


처음엔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했으나, 이런 일이 번이나 있은 나는 깨달았다.


뒷모습은 사람을 죽이고 있는거야.


뒷모습이 사람들을 죽인 범인이라는것을 확신했을 , 언젠가 녀석이 자신이 끔찍하게 처리해버린 사람들처럼


역시도 죽여버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움에 떨었다.


하지만 두려움에 몸서리치며, 아무리 뒷모습에게 저주를 퍼붓고 소리를 질러도


뒷모습은 그냥 망부석처럼 서있기만 이였고, 결국 먼저 나가떨어져버리고 만건 쪽이였다.


뒷모습을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했고, 가끔 뒷모습이 사람을 죽이기 전에 보이는 행동을 때면


속으로 조용히 뒷모습에게 끔찍하게 살해당할 사람을 위해 마음 속으로 명복을 빌어줄 뿐이였다.


그렇게 나는 아주 느리지만 확실하게 사고 이전의 삶을 찾아가고 있었고,


내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뒷모습은 발치서 우두커니 서있을 뿐이였다.


그러던 그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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