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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모습 [하. 완결]
게시물ID : panic_865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닉행시쓰는놈
추천 : 19
조회수 : 174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2/28 22:3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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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콸콸쏟아져 나오는 물을 손으로 한움큼 집어


얼굴에 세차게 들이부었다.


크게 숨을 들이쉬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거울을 바라봤다.


분명히 있다.


누구인지 모를  사람의 뒷모습이….



[내용상 잔인하고 끔찍한 표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심약하신 분은 읽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뒷모습 (상) - http://todayhumor.com/?panic_86537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다는 그녀는 손이 부드럽고 따듯했으며, 우리가 연인이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나와 그녀는 년동안 서로 교제하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고, 시간이 지날 수록 우리의 사랑은 깊어져만 갔다.


그리고 내게 있었던 비극적인 사건, 그로 인해서 생긴 돈과 그로 인해 있었던 여러 사건들을 그녀에게 처음 말한 .


그녀의 커다란 눈망울에는 눈물이 방울방울 맺혔고, 그녀는 어설픈 위로 없이 조용히 손을 잡아 주었다.


그녀의 손은 너무나 부드럽고 따듯했다.


그녀를 안아주며 서로가 서로의 옆을 평생 지켜주자고 말하던


품에 안긴 그녀의 뒤로 뒷모습이 보였다.


생의 가장 행복해야할 순간에


뒷모습은 미친 듯이 팔다리를 휘저으며 몸을 흔들고 있었다.


중요한 약속이 있다며 떠나는 그녀를 보내주고 나서, 갑자기 불안한 예감이 엄습해왔다.


몸짓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하필 순간에….?


그리고 뒷모습이 발광하던 , 안엔 나와 그녀 뿐이 였다는 사실이 떠올랐고


나는 현관에서 벗으려고 했던 신발을 급하게 구겨 신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도로를 달리는 발걸음은 마음만큼 급했다.


하지만 한참을 달려도 그녀는 보이지 않았고, 그녀가 보이지 않아서 불안한 만큼, 뒷모습이 보이지 않는 역시 불안했다.


절대 안돼…. 어떻게 다시 찾은 행복인데…… 차라리 나를 죽여……


속으로 혼잣말을 되뇌이며 그녀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달렸다.


뒷모습이 목소리를 들을까봐 함부로 소리도 지르지 못했다.


그리고 한참을 달리며 그녀를 찾던 ,


찰박 찰박하고 얕은 물을 치는 듯한, 불쾌하고 둔탁한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리는 어두운 골목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급하게 휴대전화의 손전등을 꺼내 골목으로 발을 딛었다.


제발…. 제발….. 속으로 애원하며 발걸음을 때마다 불쾌한 소리는 조금씩 날카롭게 귀를 파고 들었다.


휴대전화의 빛에 바닥에 흥건하게 고인 붉은 액체가 반사되어 오자 본능적으로 불길한 예감이 맞았다는 확신했다.


참아왔던 괴성을 지르며 뛰어간 피의 진원지에는 알아볼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 넘어져있는 여자와


얼굴을 규칙적인 속도로 . . 감정없이 짓밟고 있는 뒷모습이 보였다.


뒷모습은 내가 보고있다는 사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얼굴을 사정없이 즈려밟고 있었다.


, , 뒷모습의 발이 여자의 얼굴에 꽂힐 마다, 내용물을 없는 것들이 머리에서 튀어져나와


사방에 고인 웅덩이에 찰박 찰박 떨어졌고, 그것이 그녀의 머리속에 있던 잔해물이란 것을 알았을


나는 옆에 있는 벽을 붙잡고 헛구역질을 했다.


골목을 향해 뛰어오는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들릴 나는 고개를 있었다.


골목에는 남자가 서있었고 그는 뒤에 있는 시체를 보더니 하고 혀를 한번 차고 나를 바라봤다.


오해라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남자는 품에 손을 집어 넣고 나에게 다가오면서 말했다.


벌써 눈치 챈거야? 그렇다고 저렇게 사람을 떡으로 만들어 놓으면 쓰나….”


남자의 발걸음에 뒷걸음질을 치려고 했으나, 뒤에는 사람을 죽인 뒷모습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발을 때지 못했다.


남자는 어느새 앞까지 다가왔고 품에서 빛에 번뜩이는 서슬퍼런 칼을 꺼낸 순간.


조심해!!!!!!!!!”


여자의 목소리가 밤의 정적을 깨고 뒤에서 고막에 파고 들었다.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뒷모습이 있던 쪽을 바라보았고 나는 곳에서


오래 전에 잃어버렸던, 아니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사람을 보았다.


엄마…..!”


순간 배를 뜨거운 쇠로 지지는 듯한 엄청난 통증이 몰려왔고 어느새 남자의 칼이 깊숙하게 속에 들어와 있었다.


정신을 잃기 마지막으로 기억 나는 것은


그러게 조금만 있었으면 안아프게 보내줄건데라는 남자의 말과


그런 남자의 뒤에서 팔다리를 미친듯 휘저으며 몸을 흔들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였다.


.

.

.

.


내가 다시 눈을 떴을 , 나는 병원으로 옮겨져있었고


끔찍한 살인의 현장에서 발견된 유일한 생존자로 경찰의 보호와 조사를 받게 되었다.


형사들은 처음엔 나를 범인으로 의심하였으나 현장에선 나와 살인 사건이 연관되었다는 어떠한 증거도 찾을 없었고


오히려 남자의 손에 쥐어진 칼에 피가 묻어있는 내가 피해자라는 증거가 나오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었다.


형사의 말에 따르면 내가 사랑하던 그녀와 나를 칼로 찌른 남자는 패로


나는 그들이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여만들어 놓은 작품이라고 했다.


여자가 남자의 맘을 얻고 법적으로 일정한 관계가 성립되면, 남자를 처리하고 보험금과 재산을 노리는 식이라는 설명을 듣자


몸에 힘이 풀려버렸다.


그런 모습을 형사는 내게 아는 것이 있으면 조사에 협조를 부탁한다며 조용히 자리를 비웠다.


그제서야 혼자서 떠들고 있던 티비에 눈길이 돌아갔다.


뉴스 앵커가 또박 또박한 목소리로 말하는 내용은, 최근 벌어진 살인 사건의 피해자들에게서 공통점이 발견 되었는데


것은 바로 살해당한 피해자들 모두가 다른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거나 범인이였다는 것이다.


담담하게 다음 뉴스를 이어나가는 앵커를 무시하며 티비를 껐다.


아려오는 배를 부여잡고 일어나 화장실로가 세면대에서 물을 틀었다.


콸콸- 쏟아져 나오는 물을 손으로 한움큼 집어


얼굴에 세차게 들이부었다.


크게 숨을 들이쉬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거울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아직까지도 분명히 있다.


나를 등지고 서서, 나를 보호하려고 하는


그저 묵묵히 자리를 지킬 뿐인


뒷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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