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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있으면 총선이죠?
저는 지역의원실의 선거 캠프에서 자원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자원봉사는 말 그대로 어떤 대가도 받지 않고 캠프에 나와서 일을 하는 겁니다.
특히 선거철이라 밥하나 먹는 거에도 주의해야 하죠... (집에 가서 먹고옴ㅜㅜ)
제가 총선 봉사활동을 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면서 사연이 있는데요
올해 막 대학을 졸업 하고 취업 준비를 하다가 허리를 다쳐서 수술을 하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취업 준비가 꼬여 버렸어요;;
지원하고 싶던 회사의 공채도 다 마감 되어서 중간에 붕뜬 신세였죠
그러던 중 아는 분의 권유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경험이나 쌓아 보면 어떠냐는 제안을 받았고 이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인 교통비랑 식사비는 벌어야 하기에
주말에는 친구가 운영하는 카페에서 카운터나 청소 위주의 일을 도와주면서 돈을 벌고 있고
월요일에서 금요일 평일에는 선거 사무실에 나와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DB(데이터 베이스)입니다.
선거철이다 보니 하루에도 수 천개의 유권자들의 집주소와 전화번호 관련 정보가 사무실에 옵니다.
이걸 정해진 엑셀 양식에 옮겨 입력하여 문자와 전화로 선거문자와 전화를 보냅니다.
흔히 선거철에 왜 이런 지지요청 문자가 오는 걸까?
라고 생각하시면 저희가 정리한 DB를 통해서 보내지는 것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불법 아니냐고요? 요즘 세상에 누가 선거기간에 불법을 대놓고 할까요?
다 선관위의 허락과 지도하에 보내는 메시지입니다.
문자 내용 문구 하나 하나 전부 선관위의 검토를 받고서 보내지는 것이니
신고니 뭐니 생각 안 하셔도 될 듯합니다.
그럼 이런 집주소와 전화번호 같은 개인정보는 어디서 구할까요?
보통 지역에 있는 학원이나, 교회 동호회, 산악회, 모임 등등에서 받아옵니다.
신문사에서도 많이 받아 옵니다.
조중동을 구독하는 사람들은 새누리당 캠프로 개인정보가 보내지고
매일,오마이,경향,한겨레는 더민주나 국민의당 쪽으로 보내지는게 일반적입니다.
학원이나, 조기축구회, 산악회 같은 경우 그 단체를 관리하는 기관이나
회장이 연을 맺고 있는 후보 정당에게 개인정보가 보내집니다.
불법아니냐고요? 우리 모두 가입할 때 개인정보 취급 동의서에 체크하고 하잖아여? ㅎㅎㅎ
이럴 때 쓰라고 동의서 체크가 있는 것 이죠 ㅜㅜ... 불법 아닙니다.
저도 선거 캠프에서 DB정리를 하면서 내 개인정보도
이렇게 누군가에게 정리되고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평소에 DB를 위주로 일을 하다가
틈틈이 제가 속한 의원님의 블로그나 SNS를 모니터링 하기도 합니다.
상대진영 후보의 SNS도 모니터링 하죠.
보통 이런건 보좌관들이 하지만 바쁠 때는 봉사자들도 참여합니다.
DB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 이제 정리한 엑셀을 통해 단체 문자와 전화가 지역 여러분들에게 보내집니다.
적게는 수천 개에서 많게는 수만 개의 문자와 전화가 보내지죠.
제가 봉사활동을 하면서 놀란 것이 선거 캠프에서 문자와 전화를 보내면
바로 수백 통의 욕설 전화가 선거 캠프로 온다는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때가 가장 힘듭니다.
저는 더민주 캠프에서 봉사활동을 하는데
전화로 욕을 군복무시절 다음으로 많이 먹는 느낌입니다.
‘빨갱이XX’니 ‘불법선거 행위로 신고’하겠다느니,
‘더러운 민주당의 더러운 XX’도 있고 ‘니들이 정치를 이따위로 해서 나라가 이 모양이야!’ 라느니....
이런 전화를 하루에 수십 통씩 받고 웃으며 이걸 응대해야 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름과 전화번호 말씀해 주시면 다신 보내지 않겠습니다.’라고 보통 답합니다.
가끔 자신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았냐는 욕설 섞인 항의도 많이 받습니다....
그럴 때는 DB를 뒤져서 획득 경로를 정리해 말씀 드립니다.
욕설 전화를 받으면서 여기 말고 새누리나 국민의당 쪽도 비슷하겠구나 라는 생각도 합니다.
현실에서의 불만과 답답함을 문뜩 보내온 국회의원의 문자와 전화로 해소 하고 싶어 하는 심리는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심한 인신공격은 삼가 주세요 ㅠㅠ
총선 봉사활동을 하게 되면서 제가 속한 선거 캠프의 의원님과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생각처럼 국회의원이라고 그렇게 권위적이거나 그러진 않더라구요
그냥 직장 상사 같은 느낌? 국회의원에 대한 무조건 적인 부정적인 이미지가 이번 봉사활동으로 많이 바뀌었습니다.
늘 선거가 시작되면 투표는 어떻게든 하는 편이지만 이번 기회로 더욱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선거구 확정이니, 경선이니, 공천이니 하는 멀게만 느껴졌던 정치 용어들이 이제는 구구단처럼 익숙하네요 허허
혹시 궁금한 내용 있으시면 댓글 달아 주시면 틈틈이 아는 한도 내에서 답글 달아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