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둘러싸고 ‘사태’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청년들의 거센 저항을 받았더랬다.
2.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딸이 아빠 찬스, 엄마 찬스로 입시에 유리한 각종 자격을 획득하고 이 자격을 이용해 부정하게 입학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각지의 대학생들이 거센 비판을 했더랬다.
3. 장제원 아들 ‘노엘’이란 녀석이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다 들키기 까지 했지만 처벌은 미약했다. 최근엔 무면허 음주운전에 경찰관을 폭행하기 까지 했는데도 아직까지 별다른 소식이 없다. 이쯤 되면 같은 또래 청년들이 들고 일어날 법도 하련만 어째 조용하다.
4. 곽상도 아들이 아빠 찬스로 아빠 친구의 회사에 입사해 5년 7개월 일 하고 퇴직금으로 50억이나 받았다고 하는, 전대미문의 부정 의혹에 대해서도 또래 청년들은 조용하기만 하다.
왜 그럴까?
5. 그들의 투쟁이 <계급투쟁>이기 때문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계급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이기 때문이다.
6. 비정규직이란 게 있지도 않던 시절을 살다가 IMF 사태 이후로 비정규직이란 걸 경험해 본 40대 이상은 비정규직 철폐를 주장하는 것과 달리, 청년들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를 “노력”의 차이로 인한 당연한 계급으로 인식한다. 즉, 4년제 대학을 나오고 각종 어학 성적과 자격증 취득을 위해 피 마르는 노력을 한 대가로 정규직을 “쟁취”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비정규직이 되는 것을 당연한 순리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7. 따라서 노력하지 않은 인천국제공항의 비정규직들이 정규직 계급을 “획득”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가지는 게 당연한 것이다. 자기들은 어렵게 “쟁취”하는 것을 누군가는 쉽게 “획득”했으니까…
8. 조국 전 장관의 딸에 대한 비난도 같은 이치이다. 자기들은 쟁취한 학벌을 누군가는 쉽게 획득했다는 사실에 대한 반감인 것이다.
9. 위 사실들에서 알 수 있듯이 작금의 청년들은 자신들이 쟁취했거나 앞으로 쟁취해야 할 계급을 누군가 쉽게 획득하는 것에 대해 커다란 반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저항한다.
10. 그렇다면 장제원 아들이나 곽상도 아들에 대해선 왜 저항하지 않을까? 그건 이미 정해진 계급이기 때문이다. 아버지를 바꾸지 않는 한 자신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쟁취할 수 없는 정해진 계급이므로 저항의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미래에 자신이 장제원이나 곽상도 같은 계급을 쟁취하면 자기 자식들에게도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11. 청년들의 정의와 분노를 “선택적 정의”, “선택적 분노”라고 폄하하며 무시할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 좋은 대학 가서 좋은 계급을 쟁취하라고 가르친 건 우리 어른들이다. 학원 뺑뺑이를 돌리며 사회정의를 가르치지 않은 우리 어른들의 탓이다. 청년들에게 사회정의를 가르치기 전에 우리 어른들부터 반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