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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민입니다. 부모님들 오늘 드디어 필리버스터 보시게 했습니다.
게시물ID : sisa_6739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쌍봉낙타o
추천 : 11
조회수 : 1042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6/02/29 18:07:17
전 대구에서 태어나 군대를 제외하고는 벗어나 본적이 거의 없습니다.
제 부모님 이야기 좀 할게요. 이곳의 모든 어른이 이렇다 라는 일반화 글은 아닙니다.
투표권을 가진 나이, 대선 직전 새누리를 찍어야 대구가 잘 산다며 부모님께 들었습니다.
투표 날 투표소에 부모님들과 함께 가니 입구 앞에서 빨간 모자를 쓰고 군복바지를 입은 할아버지가 닭! 닭이야 닭! 을 외치며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저거 불법 아닌가? 라는 생각에 부모님께 물어보니 우리지역 사람 찍으라는 거야. 라는 대답이 돌아왔고 다시 한번 불법 이잔아 저거. 라며 따지니 선거 관리하는 어른들이 알아서 한다~ 랍니다.
한번은 가족들과 외식 중 새누리당 의원이 가게에 들어와 명함을 나눠주며 인사를 했고 엄마는 벌떡 일어나 대구 좀 잘 살게 해달라며 입에 고기를 넣어 주었습니다.
 
부모님들이 이렇습니다 엄청난 극보수. 콘크리트 지지율 중 한분입니다.
이번 필리버스터를 기회로 국회방송 좀 보라고 하니 뉴스보면 나오겠지~ 이러구요
오늘 개강 전 자취방에 짐을 옮겨야 해서 차로 이동 중 일부러 폰으로 국회방송을 틀었습니다.
좀 듣다가 그게 뭐냐며 관심을 보이시길래 테러방지법과 현 여당과 국정원과 필리버스터에 대해 잘 설명 했습니다.
떳떳하게 살면 되는 거 아니냐? 우리 세대는 너무 억압받고 살아서 익숙하다.
이런 반응을 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더 설명했습니다. 억압받아 봤으니 더 잘 알거 아니냐고 과거로 돌아가자는 거냐고. 모든 정보를 가진 법 위의 기관이 만들어지면 누가 그들과 싸우려 하겠느냐고. 법안 통과되면 나도 이민준비나 할 거다 라며 좀 공격적이게요.
그런거에 관심 너무 가지지 말랍니다. 그냥 행복하게 살랍니다.
이 뒤는 발암지역이라 검열하고... 어떻게 계속 싸우고 집안 뒤집기 직전까지 가면서 국회방송 보시게 했습니다.
 
지금도 보고 계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좀 많이 충격을 받은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 인터넷을 안 하는 분도 아닌데 포털이 이따위니 접 할 기회가 없었나봅니다
이 곳 어른들은 잘못없다 얼론탓이다~ 라는건 아닙니다. 여기서 살아온 제가 가장 잘 아니까요...
엄마 이번에도 또 덮어놓고 1번이야? 라고 직접적으로 물어보니 새누리 이제 그렇게 안좋아 한다 라네요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국정원 댓글조작사건때 대구에서도 촛불집회가 있었습니다.
중간에 노인들 무리의 방해로 하나 둘 떠나다가 일찍 해산하기는 했지만요. 젊은이들 집회하는데 왜 방해하냐고 나서서 말려주는 어르신들도 있었습니다.
존경하고싶은 어르신들도 있습니다. 나도 저런사람이 되고싶다 라고 생각하는 어른들도 있습니다.
 
 
전 가장 큰 문제는 언론이라 생각합니다.
 
언론만 풀린다면 하... 꿈같은 이야기죠 이번 총선 대선이 마지막 기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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