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짐과 함께 생겨난 미코의 아픔들
슬픔에 잠겼을 적에는 이미 늦은 시간이었습니다. 어느 곳으로 꼼짝도 못하게 막혀있는 케이지 안, 그 속에 미코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케이지가 놓인 곳은 찬바람이 창살 틈을 날카롭게 긁고 지나가던 겨울날의 길 한복판이었습니다.
아침이 되어서야 구조된 미코, 새벽녘 언제부터 시작된 차디찬 싸움이었을까요?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유기의 순간, 미코는 외려 덤덤했고 고요했습니다. 언제고 다시 돌아올 줄로 알았겠죠?
허피스와 싸워 나아가야 하는 삶
그 조용한 몸부림은 아이에게 지울 수 없는 아픔을 주었습니다. 그 결과 얻은 허피스, 어쩌면 그전부터 앓아오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고양이들에게 생기는 감기 증상이라고들 하는데 사람의 감기와 다른 것은 완치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를 받고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면 언제고 눈에 눈꼽이 차오르고 코와 입주변이 더러워지는데요. 중요한 점은 후각의 기능을 떨어뜨려 식욕부진까지 불러옵니다. 먹지 아니하면 체력적으로 버틸 수가 없는 병인 것이지요.
돌아올리 없는 주인을 얌전히 그 세찬 바람 속에서 기다리던 아이가 자신의 몸마저도 망가뜨려 가며 돌아가고파 했습니다. 그 시간은 오래도록 미코를 괴롭히고 있네요. 나천사에서 따뜻한 방에서 지내고 있지만, 늘상 붙어 다니는 식욕부진은 아이의 몸을 더 이상 살찌우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갈 미코를 위해
아이에게 약을 주려 마주하면 콧물이 메말라서 막혀있는 코를 볼 때마다 답답함과 동시에 왠지 모를 막막함이 느껴지는데요. 아이가 아무 방해없이 편히 숨 쉴 수 있기를 얼마나 바라고 있는지 모릅니다. 많은 아이들 틈에서 홀로 눈꼽으로 뒤덮인 세상을 보는 미코, 나아졌다가도 언제고 다시 눈꼽이 차오르고, 코가 막히곤 합니다. 평생을 싸우듯 살아나아가야 하는 아이에게 입양의 기회도 쉬이 오지가 않네요.
케이지에서 칼바람을 이기지도 못하면서 주인이 다시 오기만을 기다리던 가여운 미코. 미코가 힘을 내어 새로운 세상을 살 수 있도록 희망을 모아주십시오. 희망의 콩은 미코를 포함한 200여마리의 유기동물들에게 소중히 쓰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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