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키우는 개가 없슴으로 없슴체....
오래전 나의 로망은 마당있는 집에서 큰개를 키우는 게 자그마한 로망이었다...
작은개는 키워 봤지만...큰개는 한번도 키워 본 적이 없다.
그리고 키우던 개와의 이별이 슬퍼서 한달을 앓았던 기억에 그 이후에는 개를 키우지 않았다...
그런데...언젠가 부터 그 아픔이 치유되고...마침 마당이 있는 집도 생기고...해서 큰개에 대한 로망이 다시
스물스물 피어오르기 시작했다...특히나 눈에 들어오는 녀석은 황금색 리트리버...또는 오리지날 저먼 쉐퍼드...
틈만 나면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블로그에 가입하고...혼자서 짝사랑을 졸라 해댔다...
근데 어느날 골든리트리버를 시골에서 키우는 지인이 있어서 그집에 몇일 있게 되었다.
맛난 음식도 해주고...뭐도 해주고...무조건 오라고 했다...
다 필요없고...지인의 골든리트리버가 사실 더 보고 싶었다...
실제로 길거리등에서 보는 리트리버...우와 죽음이었다...멋져...아우...그래서 더욱 촌에서 기다릴 녀석이 기대 되었다.
가을이었지...아마...온통 누런 벼들이 익어가고 있었고...때이른 가을걷이도 끝난 시골에서 만난 이녀석 정말 멋졌다...
황금색 빛깔에 그 두툼한 앞발...그 큰덩치에 안어울리게 애교 또한 만점이었다...머리도 좋은듯 했다...지인의 자랑이 끝이 없었다...
행복했다...비록 남의 개지만...너무 훌륭하였고, 멋졌다...
그러나 행복은 잠시...
녀석이 응가를 했다...쉬도 했다...
이건 예전에 우리집에서 키우던 복실이랑은 비교도 안됐다.....
이거슨...참사이자...대형사고였다...
오마이갓...우리 복실이는 티슈 몇 장이면 모든것이 해결 되었는데...
그리고 녀석은 먹기도 억수로 먹었다...진짜 억수로 먹었다...
우리 복실이는 삼시세끼의 산체처럼 알수를 헤아려가면서 먹이를 주지는 않았지만...
진짜 쬐금 먹었다...나이 먹고서는 진짜로 더 적게 먹었다...
근데 이녀석은 억수로 먹었다...진짜 많이 먹었다...
그래 이정도는 참을 수 있어...마당에 키울 개잖아...그리고 코스트코에 가면 개사료 싸게 살수 있어...
속으로 내 자신을 설득하고 있었고....거의 다 넘어 왔을때.....
사건이 터졌다.....
워낙 덩치도 컸고...힘도 센 녀석인지라...그만 산책하다가 목줄을 놓아 버렸다...
이놈이 미친놈 처럼 달려 간곳은 벼베기가 끝난 논이었다...아직 채 마르지도 않은 논을 있는 힘껏 구르던 모습은
마치 한마리의 용이 승천하는 모습이랄까...어찌나 민첩하던지...어찌나 날래던지...막을 길이 없었다...
주인이 부르자...그 큰 눈을 희번득 거리며...달려왔는데...난 이녀석이 광견병이 있는줄 알았다.
온몸은 흙과 벼베고 남은 이삭과...풀들과...오물들...
거짓말 안하고...주인이 두시간 정도 씻기더라...온몸에 땀범벅이 되어가면서...
그래서
요즘은 고양이가 참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