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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간 `헬스장 PT강요`를 읽고..
게시물ID : diet_1181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장코치
추천 : 11
조회수 : 2988회
댓글수 : 44개
등록시간 : 2017/10/24 13:38:29


 장코치입니다. ㅎㅎ 저도 시간 여유가 날 때마다 베오베를 들낙거리는데 참 가슴 아픈 글을 읽어버렸네요 ㅠ

글쓴님께서는 헬스장 PT강요 때문에 상당히 불편했다고 호소하셨는데 200배 동감합니다.


1. 왜 PT 강요가 당연시 되었는 가

 정답부터 말하면 크로스핏이나 무도를 가르키는 특수한 종목이 아닌 일반 헬스장에서 정기권을 구매하는 일반 회원분들만으로는 수익을 내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엥? 그럼 사업 접어야하는거 아닌가요;)

 왜냐하면 IMF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요즈음은 우스갯소리로 회사퇴직 후 치킨집 창업밖에 길이 없다.. 라고 현실의 암울함을 나타내는데요, 예전에는 치킨집이 아닌 헬스장이였습니다. 그때는 `헬스`라는 개념이 없었거든요. 지금도 올드하게 느껴지는 `웰빙`이라는 단어 또한 헬스라는 개념이 나오고한참이 지나서 생긴 단어입니다. 

 여튼, 중견기업 이상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 퇴직하면서 받는 퇴직금 (목돈) 혹은 모아둔 돈으로 헬스장 창업을 많이 하게 됩니다. (저는 IMF 때 너무 어렸기 때문에 직접 겪지 않았고 나이가 지긋하신 여러 헬스장 사장님들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입니다.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이때까지는 헬스장이 나름 블루오션이였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이 얼추 맞아떨어졌고 가격대도 지금처럼 저렴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후 여느 사업아이템처럼 우후죽순 생겨나는 헬스장과 글쓴님도 지적하셨듯 전공자 혹은 전문가가 아닌 경영인 + 고용된 전문가로 이루어진 자본들이 투입되기 시작하면서 헬스장의 개체수는 더욱 늘어납니다.

 당연이 공급이 과잉되고 회원유치를 위해 가격경쟁을 시작하게 됩니다. 서로 칼자국을 내는 수준에서부터 서로의 뼈를 깎는 수준까지..결국에는 다들 아시겠지만 헬스 한달에 2만원, 3만원, 심한 곳은 만오천원도 봤습니다.

 그렇게 피튀기는 가격경쟁속에 헬스장 이용비용이 바닥까지 떨어졌고, 이것만으로는 헬스장 운영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한국 경제수준의 성장과 맞물려 과거 당장 먹을거리, 입을거리만 생각해야 되던 때에서 개개인의 건강이나 삶의 질 등등이 강조되면서 일반적인 헬스가 아닌 1:1 고용의 `퍼스널 트레이닝`이 꽃피어오릅니다.

 이때만 해도 2000년도 중반이후인데 헬스장에 이어 PT만 하는 전문 PT샵이 엄청나게 불어났고 잠시동안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2000년도 후반이 되어가면서 마찬가지 위 헬스장이 밟았던 전철을 다시 밟음과 동시, 많은 헬스장과 샵들이 문을 닫았고 현재도 공급이 우월한 상태입니다.

 잡설이 길었는데 (저의 종특입니다 ㅜ) 결론은 헬스장에서

"PT로 부가수익을 얻지못하면 수익을 내지못하는, 현재의 괴상한 수입형태"에 있습니다. 때문에 죽자살자 PT영업을 하게 되는 것 이죠.


2. 현 헬스 + PT 시장의 문제점

 이렇게 글을 쓰면 오인사격한다고 여기저기서 돌팔매질 맞겠지만..ㅎㅎ 큰 그림과 먼 미래를 생각했을 때 우리 스스로 비판하고 자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거침없이 글을 남깁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전문성의 부재`와 `프로의식의 결부`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현재도 대부분의 트레이너들은 약물이나 외모, 입상실적, 특별한 훈련 루틴에나 관심이 있을 뿐 정작 어떻게 운동하여야 하는 지, 각 개인에게 효과적인 프로그램은 어떤 것인지, 운동함에 있어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 지, 교육을 전하는 `교육자`로써 가춰야할 태도와 비전은 무엇인지 등등 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렇게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잃어가고 현재의 시선 (트레이너 = 겉만 번지르르한 양아치)을 얻게 되버린 것 입니다.

 저 또한 견습생 시절(월급 70만원 + 노예처럼 일함 = 멍청했음..) 헬스장 측에서 슬슬 영업을 강제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다가가서 일부러 말 꺼내고 운동지적하고 겁주고(ㄷㄷ;) 근데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물론 소비자를 찾아 수익을 올리는 것은 대단히 필요한 작업이지만, 이렇게 강매하는 것이 과연 효과적인 방법일까? 계속 고민되었고 결국 그만두었습니다. 

 결국 10명 중 강제 영업으로 걸리는 1~2명은 `거절을 잘 못해 엉겁결에 결제를 하게 되는 사람` 혹은 `트레이너의 화려한 언변에 속아 결제를 하는 사람`이 됩니다. 너무 치사하지 않나요?

 그렇게 수익을 올린다 한들 그렇게 얻은 소비자는 `불신과 원망`밖에 얻어갈 것이 없습니다. 당장에야 수익을 얻었지만 먼 미래를 보았을 때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등 돌림을 받는 꼴이 됩니다. 

 PT가 필요한 사람은 본인이 먼저 철저히 계산하고, 준비가 되면 찾아오게 됩니다. 거기에 전문성과 인성을 갖춘 인재가 소비자의 목적과 요구를 만족시켜준다면 아주 완벽한 소비/판매가 이루어집니다. 피트니스업 뿐 아니라 모든 소비가 그렇듯 말입니다.



3. 트레이너들이 갖춰야 할 자세

 이건 아직도 풋내기인 제가 할 이야기는 결코 아니지만, 제 스스로 다짐한다는 생각하에 적어보겠습니다. 

 올바른 트레이너라면 본인의 업무에 대한 `프로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약물이나 보충제에 대한 관심보다는 근육학, 트레이닝론 도서와 바벨을 가까이 해야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PT비용을 내기 위해 큰 리스크를 감수합니다. 때문에 최소 그 값에는 아깝지 않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합니다. 


4. 소비자들이 갖추면 좋을 자세

 0. 실력 뿐 아니라 인성, 나와 커뮤니케이션이 잘 통하는 지, 교육스타일이 나에게 편안한 지, 출퇴근 및 일상에 지장을 주지 않는 지 등등 거금을 투자하는 만큼 꼼꼼히 따져봅니다. 

 0. 과도한 영업을 하는 트레이너는 당연히 피해야 합니다. 영업에 눈이 멀어 책과는 담 쌓았을 확률이 큽니다.

 0. 약물을 복용하는 트레이너는 피합니다. 그들은 `약물`이라는 엄청난 보조효과를 바탕으로 운동을 한 사람들입니다. 약물을 하지 않은 당신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효과적인 변화를 위해 약물을 권할 수 있습니다. (의사의 처방이 아닌 스테로이드 남용은 어디까지나 불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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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먹고 후딱써보네요..ㅎㅎ 저도 제일 싫었던게 영업이였고 그 때문에 결국에는 프리랜서를 선택했습니다. 불안정하지만 너무 행복합니다. 고객들한테 거짓말 하지 않아도 되고, 인정사정 다 봐드릴 수 있고, 영업하지 않아도 필요에 의해 공급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여튼 소비자분들도 이러한 현실을 알아주시고 채찍질해주시고 모범적인 헬스장이 있다면 칭찬해주시고, 공급자(트레이너or경영인)분들 또한 우리 스스로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교육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는 가 '신중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잡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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