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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gomin_11823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mJjY
추천 : 2
조회수 : 144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4/08/20 04:48:17
저는 조울증환자구요. 나이는 스물셋입니다.
 
잠을 자는게 힘들어요.
내일이 오는것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들기도하고 괜스레 우울하기도 해서 완전히 지쳐 잠들때까지 애꿎은 스마트폰만 뒤적뒤적 거리네요
잠을 자야겠다. 라고 맘을 단단히 먹고 폰을 내려놓으면 잠들기까지 시간이 걸리잖아요. 그 공백의 시간을 견디질 못하겠어요. 온갖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머리가 너무도 복잡하게 돌아가서, 그걸 견디질 못하겠는거죠.

스마트폰 중독이냐하면 또 그것도 아니고.. 책을 읽든 뭘 하든 같아요 무조건 지칠때까지, 설령 그게 오전 열시 오후 세시가 되더라도 그제서야 잠드는거에요.
수면제도 몇번이고 처방받아봤습니다만 그다지 효과가 있지가 않아요.
진짜 많이도 안바라고 딱 새벽 네다섯시 까지만이라도 자서 정오에 깨면 그런대로 괜찮을텐데.. 아마 오늘도 해가뜨고 사람들이 모두 출근하고나면 그제서야 졸릴까 말까 하겠지요.

작년에 학교를 휴학하고나서 지금껏 아무것도 한것없이 잠-치료-가끔 용돈벌기-늘 바쁜남자친구랑 어쩌다 한번 놀러가기-하루종일 스마트폰 만지작 거리거나 만화보기- 이런 판에 박힌 나날들을 보내왔어요. 

발병한지도 모르고 그저 이를 악물고 억누르며 꾸역꾸역 내달리게한, 그만치도 강한 공부에 대한 욕망은 아직도 내면의 기저에 자리잡아 저를 괴롭게하네요. 3년이란 귀중한 시간을 가장 찬란한 때에 허비하고 있다는 생각에 고통이 무척 큽니다. 아마도 눈을 감아도 잠 못 이루게 하는 거무죽죽한 생각들엔 이러한 것들이 깊숙히 자리잡고 있겠죠. 

불안합니다. 힘들어요. 저는 아직 이 모든걸들을 감내하기엔 너무도 어리고 여린것같아요. 이 와중에도 의식의 흐름이 점점 빨라져요. 머리를 옥죄어오는 수백가지의 생각들을 멈추기 위해, 이 글을 적어내리고 나면 저는 또 바보상자에 빨려들어가듯 온갖 자극적인 것들을 찾아내 몰두하려 애쓰겠죠. 언제나 관심있었던 정치나 시사뉴스도 볼수가 없어요.
생각하는게 싫고 두려우니까요. 
이대로 저는 주체성도 목적성도 없이 검은바다를 떠다니는 부유물이 되고 마는걸까요. 내년에도 내후년도.
전 잘 모르겠습니다.

모두들 편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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