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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걸이 형, 다시는 그러지마. 썅.. 내 마음이 너무 아팠쟎아!
게시물ID : sisa_6783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뚱아저씨1219
추천 : 20
조회수 : 1043회
댓글수 : 22개
등록시간 : 2016/03/02 22: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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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종걸이형.
 
66년생인 나보다 9살 연배인 형. 형이라고 처음 불러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종걸 x쌔끼였는데. 오늘 형의 마지막 필리버스터를 보고 그냥 형이라고 부르고 싶어졌어.
 
종걸이형. 다시는 그러지마. 썅.
형이 그렇게 헷갈려하니까 내 마음이 너무 아팠쟎아. 왜 그랬어. 왜 우리를 그렇게 실망시키고 그랬어. 형은 다른 사람이 아니쟎아. 존경하는 독립운동가 이회영 선생님의 손자쟎아. 사쿠라가 아니쟎아. 그런 형이 그러니까 더 마음이 아팠쟎아.
 
내가 형이 문재인을 깠다고 해서 실망했던게 아니야. 그래서 마음이 아팠던 게 아니라고.
그게 문재인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래도 명색이 대표이고 당헌 당규에 의해 선출된 사람인데 그렇게 흔들면 안되는거쟎아.
 
게다가 형은 원내 대표인데 오히려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형이 당무를 거부하고 한 달이 넘게 그렇게 겉돌면 안되는 거쟎아.
 
원내 대표인 형이 그러니까 당이 무슨 오합지졸 모아논 것 같쟎아. 새누리당 저 놈들은 똘똘뭉쳐 우리를 잡아 먹으려고 하는데 그나마 믿을데라곤 더불어민주당 거기 밖에 없었는데 그렇게 전혀 의지가 안되는 정당이 되니까 우리가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 줄 알아. 나 그냥 선거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싶었다고.
 
정말 나 떠날라고 했었다. 나야 뭐 형 같은 국회의원도 아니고 일개 한 표를 가진 유권자일뿐이지만 오만 정이 다 떨어졌었다고. 그래도 새누리당 이놈들 하는 짓이 너무 싫었고, 그 놈들 하는대로 놔뒀다간 나라가 엉망될 것 같아서 얼마나 불안했는지 몰라. 그래서 정말 이 악물고 힘낸거라고.
 
059. 이종결.jpg
 
종걸이형. 필리버스터 정말 잘했어.
 
형이 진심을 다해 용기를 내서 싸워준 덕분에 우리는 국회의원들이 "그놈이 그놈이다"가 아니란 걸 알았어. 국회의원들 중에는 정말 괜찮은 분들도 있다는 것 알았다고. 그 분들의 진면목을 조중동 찌라시와 종편 찌끄레기들 때문에 몰랐을 뿐, 그분은 괜찮은 사람들이었다는 걸 비로소 알았던 거야.
 
종걸이형. 형 이번에 정말 밥값 제대로 했다. 몇 날 며칠 밤새워 봤던 필리버스터를 웬 여자의 해괴한 울음으로 이상하게 마감할 뻔 해서 얼마나 속상했는지 모른다.
 
그래도 형이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으로 그동안 필리버스터를 통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우리 의원님들 이름 한 명 한 명 불러주었을 때 얼마나 가슴이 뭉클했는지 몰라.
 
그래.. 형.. 바로 그거였어. 형 정말 잘했어. 나 이제 선거 포기 안한다. 새누리당 놈들이 나라 망하게 하는 꼴 수수방관하지 않을거야. 우리 후배 세대들이 정말 뭣 같은 세상에서 살게 할 수 없다고.
 
형. 우리 한 번 해보자구. 죽을 때 죽더라도 끝까지 싸워보자구.
 
형.. 이거 잘 알지?
힘 미치지 못해 쓰러지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힘 다하지 않고 꺾이는 것은 거부한다.
 
우리 한 번 대차게 싸워보는거야. 제대로 한판 싸워보자구.. 그래서 꼭 승리하자. 알았지. 종걸이 형.
힘내자. 오늘 내 인생에 처음으로 종걸이형이라고 부르는거야. 다시는 지난번 처럼 이상하게 행동해서 내 입에서 종걸이 x새끼 소리 나오게 하면 안돼. 그 땐 정말 죽음이야. 명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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