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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가 보는 필리버스터, 그 지상파 3사를 보는 뉴스룸
게시물ID : sisa_6785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줸장▶◀
추천 : 7
조회수 : 71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3/02 23:37:01

KBS - [이슈&뉴스] ‘무제한 토론’ 무얼 남겼나?

테러방지법 처리를 저지하려는 야당의 무제한 토론이 오늘(2일) 끝이 났습니다.
지난 23일 시작해, 9일째 계속됐고, 190시간 가량 진행됐습니다.
세계 최장 시간입니다.
개인으론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인 이종걸 의원이 가장 긴 시간 동안 토론을 진행했고 지친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대신해 사상 처음으로 상임위원장들이 의사봉을 건네받아 본회의를 진행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토론의 초점이 테러방지법에만 맞춰지다 보니 다른 법안들은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특히 대내외 경제 환경 악화 속에 주목 받아온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들은 폐기 위기에 처했습니다.
류호성기자가 보도합니다.
▼ 다른 민생 법안은 폐기 위기 ▼
지난해 9월 노사정 대타협을 토대로 만들어진 노동 개혁 법안은 근로 시간 단축을 담은 근로기준법.
실업 급여의 보장성을 강화한 고용보험법, 출퇴근 재해 보상 제도가 도입된 산재보상법, 파견 허용 범위를 확대한 파견법으로 구성됐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법이 통과되면 일자리 37만 개가 생길 것으로 추산했지만 야당이 비정규직이 늘어난다며 반발해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정훈(새누리당 정책위 의장) : "일자리가 뭐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집니까,일자리가. 노동법을 개혁을 해야 우리 젊은이들에게 우리 나이드신 어르신들에게 일자리가 생기는 것입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도 정부와 여당은 관광과 의료 등의 분야에서 일자리 60만 개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야당이 의료 민영화가 우려된다며 반발해 법안은 여전히 상임위에 계류돼 있습니다.
북한의 핵 도발 이후 여야가 테러방지법안과 선거법 협상에 집중하면서 이들 법안의 처리는 더욱 멀어졌습니다.
2월 임시국회 회기는 오는 10일까지지만, 선거구획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정치권이 본격 선거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보여 재계와 시민 사회가 천만 명 서명 운동까지 벌인 경제활성화법안들은 자동 폐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 현행 국회법 법안 처리 왜곡 ▼
지난해 12월 관광진흥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학교 주변에도 100실 이상의 호텔을 지을 수 있도록 한 법인데, 어찌된 일인지 관광산업의 비중이 상당한 부산지역에서 큰 반발이 일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여야 협상 과정에서 적용 대상을 서울과 경기로만 한정해 부산 등 지방에서는 법 통과 효과를 누릴 수 없게 돼 벌어진 일입니다.
서비스산업발전법은 발의된지 3년이 넘었지만, '보건의료'를 제외하는 문제를 놓고 여야가 아직도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습니다.
법안 통과가 잘 안되는 게 가장 큰 문제지만, 오랜 협상 끝에 통과가 되더라도 여당은 야당 주장 수용하느라 법 취지를 제대로 못 살렸다고 불만이고, 야당은 여론전에 떠밀려 동의했다며 떨떠름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든 안건 처리에 야당의 동의를 전제로 하는 국회선진화법 때문인데, 선진화법에 대한 여론은 나빠지는 추세입니다.
KBS 여론조사에서 연초에는 선진화법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33%(찬성 49.3%)였는데, 설 연휴 이후 조사에서는 개정해야한다가 56.1%(유지 28%)로 나타났습니다.
20대 국회 전에 선진화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김기현기자가 보도합니다. 
▼ 새 국회 의사결정제도 모색해야 ▼
국회선진화법은 테러방지법 직권상정 과정에서도 논란을 빚었습니다.
직권상정의 조건인 국가 비상사태에 해당하느냐를 놓고 여야간 극명한 입장차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장우(새누리당 대변인/2월24일) : "직면한 국가의 위협은 애써 모른 척하며 법안의 꼬투리만 늘고 물어지고 있는 야당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합니다."
김광진(더민주 의원/2월 23일) : "지금이 통상적인 방법으로 공공의 안녕과 입법활동이 불가능한 국가비상사태라고 볼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법안의 직권상정도 어렵고, 신속처리도 되지 않는 선진화법을 수정하기 위해 여당과 정의화 국회의장이 개정안을 냈습니다.
쟁점법안의 신속 처리 요건을 현재의 재적 의원 60% 동의에서 과반으로 완화하고, 신속 처리 기한도 75일로 줄이는 의장 중재안이 지난달 중순 국회 운영위에 상정됐습니다.
한편에선 여당의 권한쟁의 심판 청구에 따라 헌법재판소가 선진화법의 위헌 여부 등을 심리하고 있습니다.
박명호(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국회가 학술 토론회장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 토론만 해야되는 게 아니라 어떤 시점에는 적절한 결정을 내려줘야 한다는 부분이죠. 그런 면에서 국회 선진화법의 손질이 좀 불가피하지 않나..."
폭력 국회를 막기 위해 만든 법이지만, 또 다른 왜곡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19대 국회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MBC - [이슈클릭] 세계 최장 필리버스터가 남긴 것은?

무박 9일.
테러방지법 처리를 막겠다며 밤낮없이 이어진 야당의 필리버스터, 무제한토론 시간입니다.
38명의 의원이 바통을 주고받으며 캐나다 새민주당이 갖고 있던 종전 세계기록 58시간을 3배나 뛰어넘어 해외에서도 화제가 됐는데요.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냐, 국회를 마비시킨 선거 유세냐.
이런 찬반 공방도 거셌습니다.
이번 필리버스터의 이모저모를 구경근 기자가 정리해 봤습니다.
◀ 리포트 ▶
47년 만에 다시 등장한 야당의 필리버스터 발언은 다양했습니다.
헌법 전문과,
[최민희/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소설, 판결문 낭독은 물론 테러방지법에 대한 인터넷 댓글까지 등장했습니다.
[김경협/더불어민주당 의원]
"(테러방지법은) 국민주권강탈법, 유신부활법, 아빠 따라하기 법…."
[조원진/새누리당 원내수석대표]
"(테러방지법이) 아빠 따라하기 법입니까? 그게 그렇지 않습니다."
[이석현/국회부의장]
"빨리 들어가 앉으세요! 꼭 퇴장시켜야 알겠어요! 경위 불러서!"
대표적인 학생운동가 출신의 3선 강기정 의원.
공천 탈락 대상에 포함된 강 의원은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발언을 마쳤습니다.
[강기정/더불어민주당 의원(임을 위한 행진곡)]
"산 자여 따르라."
단상을 떠나는 순간 토론이 끝나는 것이 원칙이지만,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생리 현상이 급합니다. 화장실을 허락해 주시면…."
3명에 불과한 의장단은 더 힘들었습니다.
[정의화/국회의장]
"끝까지 경청하지 못하고 의장석을 떠나게 돼서 죄송하게…."
결국, 전직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에게 대리사회를 보게 하면서 위법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사실상의 선거 유세도 이어졌습니다.
[은수미/더불어민주당 의원]
"성남 중원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활동하고 있는 은수미입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의원]
"4월 13일 총선에서 야당을 찍어주십시오! 야당에 과반의석을 주셔야…."
새누리당은 '결국 선거버스터 아니냐'고 비꼬았습니다.
[원유철/새누리당 원내대표]
"(이번 총선에서) 표를 몰아달라고 하시는 것을 보고 정말 아연실색했습니다."
야당은 지지층 결집과 함께 오랜만에 존재감을 나타냈다고 자평했습니다.
반면 약자 소수당을 위한 제도가 악용되고 희화화되면서 국정 발목 잡기에 불과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SBS - 192시간의 '필리버스터'…뭘 잃고, 뭘 얻었나?

47년 만의 필리버스터, 지난 아흐레간 연단에 선 야당 의원이 38명, 연설 시간은 192시간을 넘었습니다. 1천600페이지가 넘는 회의록이 작성됐고 투입된 속기사도 65명이었습니다. 역대 최장 시간 연설 기록이 깨지면서 야당 의원들 사이에 최장시간 기록 경쟁도 벌어졌습니다. 사상 초유의 필리버스터 정국, 여야는 뭘 얻었고, 국민이 얻은 건 또 어떤 건지 알아보겠습니다.
문준모 기자입니다.
<기자>
[이종걸/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내려가는 이 순간부터 저희들은 열정을 다할 것이다라는 각오를 국민들께 약속을 드립니다.]
여야의 테러방지법 협상 실패와 국회의장의 법안 직권상정에 반발해 필리버스터는 시작됐습니다.
[정의화/국회의장 : 무제한 토론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47년 만의 진풍경에 국회방송 시청률은 스무 배 이상 뛰었고, 텅 빈 의원석과 달리 방청석은 들어찼습니다.
하지만, 테러방지법안에 대한 저항은 선거 구도를 이념 대결 쪽으로 흐르게 할지 모른다는 부담감에 야당은 결국 필리버스터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이번 필리버스터의 성과라면 여당의 법안 날치기와 야당의 육탄저지라는 구시대적 공방이 절차적 공방으로 바뀌었다는 겁니다.
[박원호/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 필리버스터가 (다수당에) 상당히 유효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면, 여야 간의 필리버스터가 발생하기 전에 (여야) 협상의 여지가 생길 수도 있는 거겠죠.]
하지만, 야당은 처리가 시급한 선거법을 볼모로 삼았다는 점이, 또 여당은 협상 요구에 한치도 응하지 않았다는 점이 비판받을 부분입니다.
여야의 셈법은 엇갈렸습니다.
양측 모두 지지층 결집 효과를 봤다고 자평하는 가운데 더민주는 제1야당의 존재감을 부각했다는데 방점을 찍었고 새누리당은 테러방지법을 그대로 관철할 수 있게 됐다는 걸 강조했습니다.

뉴스룸 - [앵커브리핑] '필리버스터, 그리고 마국텔'

뉴스룸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마국텔' 최근 며칠사이 유행처럼 번진 말입니다. 펼쳐서 설명하자면…'마이 국회 텔레비전' 한 예능 프로그램 제목을 패러디했습니다.
마국텔. 즉 마이 국회 텔레비전은 조금 전에 중단한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SNS를 비롯한 각종 작은 매체들이 실시간으로 전달한 것을 말합니다.
힐난 혹은 비아냥조로 일관하거나 온갖 가십거리로 넘쳐났던 몇몇 기성 매체들을 대신해 정치인과 유권자 간 쌍방향 소통을 가능하게 했던 작은 매체들…'마국텔'은 그래서 등장했습니다.
미국 대선 경선과정에서 돌풍을 일으켜 화제가 되고 있는 버니 샌더스.
공교롭게도, 그가 대중의 관심을 얻게 된 계기 역시 6년 전 8시간 37분에 걸친 '샌더스 필리버스터'였습니다. 그가 그때 소리 높여 알리고자 했던 것은 부자감세 연장법안 반대였습니다.
법안은 결국 통과되었지만 그의 주장은 중요한 사회의제로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샌더스는 50년을 약자의 편에서 한결같이 활동해왔으면서도 그때까지 기성 미디어의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는 미디어가 악의적으로 외면한 미운오리새끼였다" 한 사회학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나 그의 필리버스터 동영상은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고 힘은 없지만… 세상을 바꾸고 싶은 수많은 지지자들이 모여들어 그의 생각을 널리 공유했습니다.
다시 우리의 이야기로 돌아옵니다.
여당은 승리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테러방지법은 '한 글자도 못 고친다…'고 해도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통과될 수밖에 없는 예정된 승리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무엇인가…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라는 아주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일 것입니다.
대상이 테러방지법이든, 아니면 또 다른 어떤 법안이든 그것이 시민사회에 뜨거운 이슈로 등장했다면 사회적 합의를 이뤄가는 과정이 아무리 지난해도… 또한 그 결과가 아무리 뻔한 것이어도… 그 과정 자체를 시민들이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또 한 가지… 책임 있는 언론이라면 무엇을 어떻게 전달해야만 하는가. 그 어렵고도 간단한 질문…
"마지막까지 믿을 수 있는 언론이 있다면 그 사회는 합리적 선택을 내릴 가능성이 커질 것"
안타깝게도 이번에도 그 믿을 수 있는 언론의 역할은 마국텔이 했다는 것도 기억해둬야겠습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손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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