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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best_1182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장재호★
추천 : 37
조회수 : 2614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6/01/01 17:13:46
원본글 작성시간 : 2005/12/31 22:07:07
프로스포츠에서 가장 중심에 있는 것은 승리 이전에 재미다.
재미가 있기에 관심이 가는 것이고 관심이 가는 것이기에 팬이 되는 것이고 팬
이기 때문에 승부에 관심이 가게 되는 것이다.
이단 옆차기가 난무하는 축구는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이겨도 찜찜한 것이고,
매회 에러가 일어나는 야구는 깡통세례를 받는다.
게임에 열광하는 이유는 이런 엉성함이 적기 때문이다.
기발한 발상과 상식을 깨는 일이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열광 시켰다.
이점에서 과거 임요환의 플레이를 돌아보게 된다.
그가 보여준 놀라운 플레이들 중에는 승패와는 관계없는 것들도 많이 있었다.
마린 한기로 럴커를 잡아 화제가 된 경기에서 임요환은 패배했었다.
경기가 불리해졌을 때,
그는 게임을 포기하지 않고 무엇인가를 보여주려 노력했었다.
그렇기에 좀처럼 보기 힘든 테란의 마법들이 과거 그의 경기에서는 자주 보여졌
었다.
말 그대로 보여주기 위한 플레이...
이런 보여주기 위한 플레이는 때론 평범한 경기를 놀라운 경기로 만들어버린다.
아이티비에서 이윤열과 임요환이 경기를 펼쳐졌었다. 지리한 공방 끝에 다수의
배틀을 모은 이윤열이 완전히 승기를 잡았다.
더 이상 뒤집을 카드는 없었다.
그러나 임요환은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었다. 바로 고스트...
고스트를 본 이윤열은 메딕을 다수 동원했다.
해설자들은 메딕의 의미를 알지 못했다.
임요환의 특기중 하나인 여러 기를 순식간에 락다운 시키기가 발동했고 이윤열
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락다운을 메딕의 레스토레이션으로 풀어버렸다.
순간, 해설자들도 깜짝 놀라고 임요환도 경기 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 경기는 임요환의 고스트 쇼와 이에 대항해 메딕 쇼(?)를 준비한 이윤열에 대
한 찬사로 이어졌다.
언제나 이런 쇼(?)를 준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을 진정 프로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플레이들을 펼치는 쇼맨쉽도 필
요하다.
이치로가 일본에서 플레이 할 때 경기장은 언제나 그의 수비위치인 외야의 우측
부터 찼다.
이치로는 그런 팬들을 위해 가끔씩은 평범한 외야 플라이 볼은 등뒤에서 잡아내
는 묘기를 보여주곤 했다.
전형적인 팬들을 의식한 플레이다.
아쉬운 것은 승리의 중요성이 커져가면서 임요환도 이윤열도 강민도 이런 플레
이는 점점 줄어만 간다는 것이고 그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대기업 구단에게 필요한 것은 승리지 쇼맨쉽이 아니니까 말이다.
그래서 난 이렇게 제안하고 싶다.
승리는 필요하지만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비스폰팀의 선수들이 그런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자신을 부각시키고 저 선수의, 저 팀의 경
기는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는 팀이나 선수가 하나쯤은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쉬운 이야기도 아니다.
승리에 목마른 선수나 팀에게 무슨 배부른 소리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생각해보자.
이기는 경기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멋있는 경기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PGA에서 최고로 멀리 공을 날리는 존 델리라는 선수가 있다.
몇 년에 한번 우승을 할까 말까하는 선수이지만 그는 꽤 큰 스폰을 얻었다.
그 선수를 스폰하는 업체는 이렇게 말했다.
'존 델 리가 우승을 많이 하는 선수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존 델리의 드
라이버 비거리는 오직 그 만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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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력이 부족한 저와 비슷한생각을표현해주셔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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