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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혼자 살아야 하는데 막막하고 우울하네요
게시물ID : gomin_15993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굶주린여우
추천 : 2
조회수 : 737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6/03/03 17: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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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살이에요. 25살이라고 하는 게 맞겠네요. 저는 만으로 세는 게 익숙해서 23살이라 하는데 사람들은 보니까 다 한국식으로 세더라구요.

고졸이에요. 자격증 하나도 없구 경력도 전혀 없어요.

고등학교 졸업해서 지금 5년 동안 놀기만 한 건 아니에요. 고등학교 졸업해서 1년 독일어 공부한 다음에 독일 대학으로 유학가서 2년 공부했어요. 철학과요. 근데 졸업 못해서 고졸이에요. 졸업 못한 건 질병 때문이에요. 투병 생활하느라 2014년 10월부터 지금까지 경력이 전혀 없네요.

이제 독립해서 혼자 살아야 해요. 부모님의 도움은 전혀 없을 예정이에요. 보증금도 없고 집세 내주시는 거도 아니고 하다못해 반찬 같은 거 보내주시는 일도 없을 거예요. 온전히 혼자 벌어서 혼자 살아야 해요.

그럴려면 세후 월 120은 벌어야 할 것 같은데 일자리 구하기가 너무 힘드네요.

일 구하기 전에 도움 좀 될까 해서 노동관계법 독학도 했는데 다 헛짓거리였네요. 웬만한 곳은 그런 거 무시하고, 좀 지키는 것 같은 곳은 제가 취업하기엔 제가 너무 초라하네요. 공부한 거 기초로 안 지키는 곳 다 신고하고 싶은데 당사자가 아니면 신고해도 뭐 별 개선이 없네요.

아무 알바라도 하면서 조금씩 스펙 쌓아서 더 좋은 곳 노리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어요. 제가 가진 질병이 완치가 되는 그런 게 아니라 평생 약 먹고 살아야 하는데 약 먹으면 하루 8~9시간은 꼬박 자야하거든요. 당장 독립해서 일해야 하는데 일은 못해도 휴게시간 포함 9시간은 시킬 거고, 먹고 씻고 출퇴근 하는 시간 다 고려하면 하루 여가는 3~4시간 밖에 없을 거 같아요. 예전 공부할 때처럼 잠자는 거 줄여가며 공부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게 안되니까요.

평생 알바만 하다가 죽을 거 같네요. 그나마도 40살 넘으면 써주는 알바도 없는데.

취업 정보 찾으려고 취업정보 카페에 가입도 했는데 보면 볼수록 제가 너무 초라해요. 제 나이대 사람은 다 대학 나오고, 못해도 자격증 서너 개는 갖고 있어요. 난 영어도 못하고 할 줄 아는 건 글 쓰는 것하고 독일어, 라틴어 약간인데. 그나마도 증명할 거리는 하나도 없구요.

좀 많이 지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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