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가족들과 전 정치 성향이 너무 다릅니다.
심각하게 다르죠.
조선일보와 북조선티비를 사랑하시고 시청 프로그램 오직 종편뉴스.
60년을 넘게 신문을 보시고 어릴때 부터 저에게 신문을 봐야 한다고 끊임없이 말씀하실 정도로 사회에 관심이 많으신 분입니다.
60년 넘게 조선일보를 보셨다면...어떻겠습니까.=_= 못바꿔요. 완전 프레임에 꽉 갇혀있습니다.
자신만의 확고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 자신은 틀리지 않았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는 유신에 익숙한 기성세대 아버지.
그리고 그런환경에 상시 노출되어 사상적 쇄뇌 당함을 끝마치신 어머니.
그냥 편하게 온가족이 비슷한 성향이면 화기애애한 가정이였을텐데,
저는 예를들어, 변호사로 좌파적 성향이 강한 친구가 자신의 친구에게 저를
"얘가 내가 말했던 그 빨갱이야" 라고 소개 당할 정도의 성향을 가지고 있으니 문제인거죠..
차라리 부모님이 정치에 문외한이면 좋겠습니다.
저희집은 가족끼리 싸울일은 없는데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제가 마지막엔 울정도로 끝장이 납니다.
제가 이러는 것에 대해 부모가 좋다는 건 다 싫다고 하더라. 제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무슨 사춘기아이마냥 그런 취급하십니다ㅋ
네. 말이 안통하죠. 그냥 다른겁니다. 전 포기했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어떻게든 전향할 수 있지 않을까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이것저것 시도 하다가 이제는 다 포기 하고 사는중입니다.
너무나 극과 극입니다.
저희 부모님을 바꾸는 걸 바라느니 차라리 ㄹ혜가 국정원을 해체하겠다고 말하는걸 기다리는게 빠를겁니다.
어쨌든,
오늘도 변함없이 북조선 방송 씨뻘건걸 보기에 그런가 하고 지나가는데
갑자기 누구라곤 정확히 말씀 드리지 않겠습니다만 새누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가자는 겁니다.
심지어 이 자는 이번 테방법 찬성한 쓰레기 입니다. 그 이상의 짓도 했죠.
미친거죠. 이건 아니잖아요.
쓰레기 만도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도 잘 못했습니다. 사실 저만 안가면 된다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나도 같이 가는거냐 물어보는 상황에 초조해져서 말을 부드럽게 해야했는데 급 황당하고 격해져서
"거길 내가 왜가"
엄마 "그래도 모르는 사람 보다 아는 사람이 되는게 좋지 않니"
전 공산당 보다 새누리가 더 싫은데 단지 이유가 문제는 또 이 사람을 저희 아버지가 아는 사람이란 겁니다. 저도 안면은 있습니다..
알아봤자 도움 주는것도 받은것도 단 하나도 없는데 이게 무서운게 연배사람들은 자기가 얼굴 아는 것만으로 뭔가 보이지 않는 도움도 아닌것이 잠정적으로 '언젠가' '나에게' 도움이 될꺼라 생각한다는 거죠.
현실적으로 뭣도 없는데요. 없었고. 지금까지도 없었고.
"뭘. 그 사람 어차피 떨어질텐데." (제 소망입니다.)
엄마 " 왜 떨어져. 잘하고 있는데!!!" (슬슬 삐뚤게 말하니 열받으시기 시작)
"뭘 잘하고 있는데? 뭐 하고 있는지 알고 있기나 해?"
엄마 "....그럼 넌 뭘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니?"
말에 꼬리가 꼬리를 무는 전혀 쓰잘데기 없는 체제로 돌입하기 시작. 여기서 끝내야죠. 더 커지면 수습안됩니다.
테방법 말 나오면 당연 새누리적인 사고에 한치의 오차도 없는 가족인지라 말이 길어질 듯해 꺼내지도 않았습니다.
아버지도 듣고 계셨지만인 저랑 티격태격한적은 없습니다. 제가 뭐라 말씀드리면 그냥 니가 아직 세상을 덜 살아서 그런다. 몰라서 그런다. 좀 더 공부해라. 로 셧다운 하시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서로 정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룰 속에 있습니다.
그냥 뻔 한 말에 질려 중간에 방으로 들어왔는데
어머니가 따라 들어오셔서
엄마 "너는 그러다가 우리 회사 망하면 좋겠냐"
저희 아버지는 조그만 소기업을 운영하시고 어차피 한달벌어 한달 먹고 사는 자영업자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 새누리를 지지하는거 같습니다. 어디서 부터 어디까지 잘못됐는지 정말 깝깝합니다.
"어차피 대기업 퍼주기인데 우리에게 현실적으로 돌아오는게 뭐야 있냐 정신차려라."
엄마 "그럼 노무현은 얼마나 잘했냐."
"여기서 언제 죽은 사람 이야기가 왜 또나오냨ㅋㅋ (어이없어 웃었음) 지금봐라 간접세만 다 올리고 있지 않냐. 세수가 부족한건 이해한다. 근데 실질적으로 우리는 더 힘들어 지고 있지 않냐 심지어 우리나라는 자살률마저 1위다 "
엄마 "지금은 경제가 어렵고 세계경제도 어렵고 환율도.."
"(들을 가치도 없어서) 그땐 IMF 직후라 더 힘들었고. 세계경제 앞으로는 더 힘들텐데 만일 다음번에 정권교체 되서 그때는 지금보다 경제가 더 힘들어 지면 그땐 정권이 일 못해서 그런다고 욕할꺼 아니냐. 그땐 어쩔려고 그러냐 어차피 바뀌지도 않겠지만 ㅎㅎ"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감==
"왜 맨날 시뻘겉고 큰소리나 치고 북한만 틀어주는 북한방송보냐"
엄마 "북한 삶이 궁금해서 그렀지"
"우리나라를 더 궁금해 하는거 아니냐."
엄마 "우리나라는 내가 살고 있어 아니까"
"엄마가 아는게 전부가 아니다..우리나라를 더 알아야 한다"
어른들은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듣습니다. 죄송합니다.....
엄마 "그래서 못가겠다는 거냐"
"(어떻게든 화를 누그려 뜨리려) 아니 지금 예비후보선거도 안끝났고 나는 당원도 아니라 뽑아 줄 수도 없는데 누가 될지 알고 거길가. 아직 모르는거야~"
엄마 "그럼 당원 되면 되잖아"
"(순간 정신혼미) 미쳤냐 내가 그걸 왜해. 그건 아니지"
엄마 또 열받으심...
뭐 그래서 한창 입싸움 하다가. (저희어머니는 본인 화 풀릴때까지 붙잡고 이야기 하셔야 합니다)
아니 왜 우리집 일도 아니고 상관없는 일로 이래야해 그러지 말자. 제가 달래서 이제 좀 잠잠해 졌습니다.
제가 부모님은 그냥 포기한지 오래고 (죄송합니다. 저는 화력지원 불가합니다.ㅠㅠ) 종편을 보던 ㄹ혜를 사랑하던 뭘 하던 이제 다 상관안하겠다 했는데 새누리 선거 사무실 가자고 하는건 진짜 몸도 정신도 더러워 지는 느낌이라 도저히 못하겠더군요.
이런 일 있을때 마다 괴로워 죽겠습니다.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네요. 기분을.
새누리에서 오는 스팸부터 다 차단시켰습니다. 끔찍합니다.
일제치하에서 창씨개명 강요받으신 분들 기분을 알것 같습니다. 마지막 보류입니다. 가기싫은건 싫은 겁니다.
이번 테방법 건 절대 용서가 안돼고. 점점 더 새누리가 싫어져서 미쳐버리겠습니다.
어떻게든 떨어뜨려야 하는데 방법도 모르겠고..
여기는 새누리 밭이라 또 새누리가 되긴 할껍니다..더민주에서 구해주셨으면 좋겠지만 신경도 안쓰시는거 보면...또 새누리겠죠. 후.
그치만 새누리는 새누리라도 이 새끼는 다시 되는거 절대 싫다고 하겠습니다.
어머니는 방안에서 혼자 조용히 필리버스터 쭈욱 시청하고 있는 저를 보시며 이상한거 본다고 미쳤다 생각하셨다 합니다. 다행이 그때 직접 삿대질 하지는 않으셨습니다.
하아...언제까지 이래야 하는지.
가족의 골이 깊어 가네요.
같은 성향의 가족분들. 너무 눈물날 정도로 부럽습니다.
어릴때 부터 너무나 다른 정치성향에 마치 제가 매국노인듯하게 몰려가는 상황. 정신나가고 뭘 모르는 사람처럼 취급하시네요.
항상 이율배반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다양한 상황에 직면하면 마음이 너무 괴롭습니다.
긴글 죄송합니다.
넋두리 한번 해봤습니다...ㅠ
그냥 오유에서 위로받습니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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