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갈등이 왜 생기는지에 대해 생각을 해야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성장하던 환경에 일생동안 영향을 받습니다. 지금은 그 어느때보다 사회의 변혁이 빠른 시대입니다. 요즘은 10년만 지나도 성장 환경, 문화, 교통, 커뮤니케이션 방식 등이 판이하게 달라지고 사고 방식의 차이가 생깁니다. 과거라면 말그대로 한 세대쯤은 차이가 나야 했다면 지금은 7~8년 차이로도 이미 세대갈등 비스무리한 단차가 생기는 중입니다.
젊은 세대가 무슨 역차별을 받는지 궁금하신분들 이 기사를 보시죠.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21/06/619843/
자, 짧게 정리하자면 교수 임용에 성별(여성) 할당을 한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서 대부분 기성 세대들은 그럴만 하네? 라고 받아들입니다.
자신들이 사회에 진출할 무렵엔 여성들이 사회 진출도 힘들었고 교육의 기회도 불균등했으니까요. 당연히 교수같은 전문직에 오르기는 더 힘들었습니다. 이들의 관점으로는 학계에 여성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성비 균형을 맞추는게 타당해 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 입장에서는, 이들은 성별 상관없이 균등하게 교육을 받았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신체능력의 차이에 의한 직업 선택의 격차도 크게 줄었습니다. 쉽게 말해 남녀 동등하게 일할 수 있는 분야가 많아졌다는거죠. 즉 굳이 인위적으로 할당을 하지 않아도 지금 세대부터는 시간이 지나면 이런 전문직종에서도 자연스럽게 성비의 균형이 맞춰질거란거죠. 또한 이런 일이 벌어질 줄 꿈에도 모르고 대학원에 진학했던 사람들은 입장이 애매해졌군요.
그리고 예전엔 남녀는 노동시장에서 직접적인 경쟁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남성이 노동과 가정의 보호를 담당하고 여성은 출산 육아 및 남성이 노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가사를 맡는 협력 관계였죠. 거기에 취업의 기회도 지금보다 넓었습니다. 설령 남자가 3년간 군대를 갔다오더라도 성별간 마찰이 일어나지 않는 사회구조였던 겁니다.
지금은 그런 전통적인 가족 공동체의 개념이 해체되고 있습니다. 이제 남녀는 직업을 놓고 동등하게 경쟁하는 관계가 됐고 결혼 연령은 한없이 늦어지며 취업 문턱은 훨씬 좁아졌어요. 그리고 군대의 징집률은 90%에 육박해서 심신이 온전치 않은 사람들까지 다 끌고갑니다.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우리때는 더 힘들었고 심지어 군대도 이제 1년 반으로 줄어들었는데 뭐가 문제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제는 동등한 경쟁 조건에서 남성이 1년반에서 2년 정도 뒤쳐진 상태로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겁니다. 그것만 해도 불리한데 정부에서 성평등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젊은 여성 위주로 각종 취업/사업 혜택을 몰아주고 있어요.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혜택 정책의 문제점은 크게 다음과 같습니다.
기성 세대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
위의 교수 임용건을 봐도, 현재 학계의 성비가 불균형하다는 이유로 동등한 교육기회를 거친 세대에게 여성 할당제를 시행하는건 그동안 사회 구조상 필연적으로 생겼던 불평등을 핑계삼아 현재 세대에게 불이익을 강요한다는겁니다. 진짜로 성비가 문제가 된다면 기존의 남성 교수들은 왜 여성들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나요?
또한 기성 세대가 직접적으로 받는 불이익이 없기 때문에 이런 이슈에 무관심합니다. 이 게시판만 봐도 성평등 타이틀을 걸고 무슨 혜택들이 이루어지는지도 모르면서 2030 남성들만 못배우고 한심하다고 조롱하는 분들이 많죠. 이렇게 공감을 끌어내지 못함으로서 특정 세대의 고립을 초래하고 세대 갈등을 가속시킵니다.
이러한 혜택 정책은 소위 '좋은 직업'에만 일어난다는 점.
누구도 힘들고 위험한 일에는 절대로 여성 할당 이야기를 꺼내지 않습니다. 위의 교수 임용도 그렇고 여성에게 더 많은 자리를 부여할 수 있는 여대의 약대/로스쿨 등은 합헌 판정을 받았으며 신체능력이 중시되는 경찰/소방 공무원들은 체력 기준을 낮춰서라도 여성들을 더 채용하려 합니다. 이로인해 해당 직종에 능력을 갖춘 남성들이 능력이 모자라는 여성들에 밀려 낙방하는 경우도 생기고 거시적으로 봐도 국가 경쟁력에 좋을리가 없습니다.
세대갈등 뿐 아니라 성별 갈등이 심화된다는 점.
현재 젊은 남성들이 혜택을 달라고 찡얼거린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으나 주된 목소리는 균등한 교육 기회의 과정 속에서 기준을 이처럼 불평등하게 잡지 말아달라는겁니다. 적어도 현재 사회 초년생의 취업 시장 기준으로는 남성이 훨씬 불리한 상태에 있습니다. 그 관문을 뚫고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이번엔 승진 할당제, 업무상의 성차별(남성에게 어렵고 힘든일 위주로 배분, 남성만 격오지 배정, 여성은 당직 면제 등등)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건 정부 주도로 이성 혐오를 조장하는거나 마찬가집니다.
아직도 공감이 안되신다면 기성세대 입장에서 예를 좀 들어볼까요.
당신이 중견기업에 오래 근속한 50대 부장으로서 임원 승진의 기회를 앞두고 있다고 가정합시다. 그런데 갑자기 이번엔 여성 임원을 뽑아야 한다는 지침이 내려와서 실적도 경력도 딸리는 여자 과장이 임원으로 뽑혔네요.
또는 어렵게 사업체를 굴리는데 마침 정부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을 제치고 더 여유 있는 '여성' 사업주한테 지원금이 갔습니다.
이런일을 직접 겪더라도 불만 없을 수 있을까요? 현재 젊은 남성들은 이런 식의 박탈감을 몇년째 받아오고 있습니다.
혹자는 또 사회 초년생의 취업이랑 임원 승진이 같냐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취업문은 그 사람의 남은 인생 전체를 결정할 수 있는 중한 문제입니다.
이에 동의하든 안하든 적어도 여자가 약자 맞잖아? 하고 자신의 기성세대 관념을 기계적으로 투영해 현재의 젊은 세대를 비판하지 말고 최소한 왜 그들이 분노하는지는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직업 뿐 아니라 각종 복지 혜택 등에서도 정책적인 성차별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남성들 입장에서는 정책적으로 얻어맞으면서 목소리를 내려고 해도 정부로부터 외면당하고 기성 세대들마저 공감해주기는 커녕 역사 인식도 없는 못배운 놈들 취급하며 찍어 누르는 겁니다.
지금 시대에 성평등은 남성이/여성이 약자다 하고 한마디로 함축할 수 있는 간단한게 아닙니다. 다양한 각도에서 남성이 불리한 부분과 여성이 불리한 부분을 논의하고 개선할 수 있는데 현재의 성평등 정책은 그런 고찰을 제거하고 단순히 여성 표심을 노리는 포퓰리즘으로 변질된지 오래라고 생각합니다. 정권 지지와 상관없이 기성세대가 불합리한 정책에 대해서 같이 목소리를 거들어 줄순 있잖아요? 그랬다면 정권에서도 듣는 시늉이라도 했을지 모르는 일이고 이정도로 정권에 대한 골과 세대갈등이 깊어질 필요가 없었을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