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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전설' 최은성에 대한 6인의 기억
게시물ID : soccer_1183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2
조회수 : 597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4/07/18 16:22:25
출처 :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soccer&ctg=news&mod=read&office_id=436&article_id=000001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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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킨 세월이 18년 동안 쌓여 전설이 되었다. 최은성(43) 전북현대 골키퍼가 은퇴한다.

 최은성은 1997년 대전시티즌 창단멤버로 K리그에 데뷔, 15시즌 동안 활약하며 단일팀 최다 통산 기록을 남겼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에도 일조했다. 2012년 초 구단과의 마찰로 은퇴 위기를 맞았으나, 전북으로 옮겨 세 시즌 동안 뛰며 프로 통산 3번째로 5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과 상주상무의 K리그 클래식 경기이자 그의 532번째 경기가 마지막 무대다.

 국가대표 선후배 골키퍼인 김병지(전남)와 정성룡(수원), 대전 시절을 함께 한 최윤겸 호앙얀야라이 감독과 김은중(대전), 은퇴 직전까지 함께 한 최강희 전북 감독과 권순태(전북)가 최은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최은성을 존경받을만한 프로페셔널이자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인격자라고 말했다.

 김병지(최은성보다 K리그에서 많이 뛴 유일한 선수) 
 아이고. 은성이가 먼저 (은퇴)하는구나. 대전에서 전북으로 오며 2년 정도 활약할 시간을 늘려서 다행이다. 그 당시에는 타의에 의해서 그만둘뻔 했는데 이번엔 스스로 은퇴를 선택하게 돼서 기쁘다. 그동안 잘했고 자기 의지로 은퇴하는 것이니 홀가분할 거다. 선수 생활 마무리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북에서의 2년이 더 값지고 소중할 수 있다.

 발자취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선배이자 동료로서 감사한다. 같은 골키퍼로서 금방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늘 꾸준한 선수였다. 나도 은성이도, 우리는 할만큼 했으니까 후회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움은 좀 있어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 올스타전때 보자.

 정성룡 (국가대표 후배) 
 적지 않은 나이시지만 아직도 훨씬 더 오래 뛰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몇 년 더 뛰셨으면 하는 마음인데 아쉽다. 김병지 선배와 더불어 골키퍼의 활동 수명을 더 늘려주신 선수다. 골키퍼 포지션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신 분이기도 하다. 같이 훈련해본 적은 없지만 같이 그라운드에서 뛰면서 철저한 자기관리를 하시는 것을 보며 많이 배웠다.

 김은중(1997~2003년 대전 동료)
 우린 대전 창단 멤버다. 그때는 프로라기에 뭔가 어설픈 분위기였다. 그래서 오히려 가족같았고, 따뜻했다. 그 멤버 중 은성이 형은 맏형이었다. 팀을 이끄는 큰형님 같은 존재. 나이차가 많이 나서 친해지는데 시간이 걸렸다. 나중엔 은성이형 집에 초대받아서 형수님께 백숙을 얻어먹었던 기억이 난다. 요즘에도 종종 연락한다.

 은성이 형은 어떤 규율도 어기는 법이 없었다. 솔선수범하는 존재였다. 기량이 많이 안 떨어졌는데 은퇴하는게 아쉽지만, 좋은 모습일 때 박수 받으며 물러나는 것도 아름답다.

 최윤겸(2003~2007년 대전 감독)
 사실 내가 있을 때 은성이가 여러 팀에서 영입 제안을 받았다. 사실 선수면 더 많은 연봉을 받아야 되는데 실력보다 낮은 임금에 대전에서 일했다. 그만큼 희생한 거라고 봐야 한다. 나는 플레잉코치를 제안한 적 있다. 그만큼 오랫동안 대전에서 뛰어달라는 뜻이었다. 이관우, 김은중 등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난 뒤라 은성이는 잡고 싶었다. 구단에서도 면목이 없으니 인천대학교 선배이자 감독인 나를 내세워 붙잡았던 거다.

 권순태(전북 후배)
 구단 자체 고별 영상을 찍다가 눈물이 쏟아졌다. 이제 필드에서가 아니라 영상으로만 형의 플레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감정이 격해져서 울었다. 난 내가 운 영상 안볼 거다.

 은성이 형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는데, 난 장남이라 그런지 은성이형을 큰형처럼 느끼며 어리광을 많이 부렸다. 500경기라는 대단한 업적을 남기셨다. 그걸 전후반으로 나눠보고, 1분 단위로 나눠보면 얼마나 엄청난 시간인가. 엄청난 부담을 이기기 위한 엄청난 노력이 있었을 거다.

 내가 올해 지나면 10년차인데, 그동안 좋은 모습을 보인 시기는 1~2년에 불과하다. 그런 내게 후배들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 몸으로 가르쳐준 사람이 은성이 형이다. 난 안정감이 없다는 평가를 들어 왔지만 은성이 형과 함께 운동하며 보완할 수 있었다. 내 남은 선수 생활은 은성이 형과 보낸 시간이 이끌어 줄 거다.

 몸은 속일 수 없다고 말하는 걸 보며 거짓말하지 말라고, 몸이 더 좋아진 것 같은데 무슨 소리냐고 해 줬다. 어차피 은퇴해도 같은 팀에 있을 건데, 코치와 선수 사이 말고 형 동생 사이로 지내고 싶다.

 최강희(전북 감독)
 미안하고 고맙다. 대전에서 마무리를 잘 하고 은퇴해야 할 선수가 어쩌다보니 전북까지 오게 됐는데, 아무튼 미안하고 고맙다.

 선수 생활 더 할 수 있는 나이다. 장갑을 벗는 게 아쉬울 수 있다. 은퇴 시기를 함께 고민했다. 몇 살에 은퇴해도 아쉬움은 남는다. 선수 생활을 더 할 수도 있지만 후배 골키퍼들도 같이 늙어가는 처지다. 이제 권순태도 서른이 넘었다. 최은성 선수는 지도자로서 날 도와줘야 한다. 그래서 어려운 결정을 했다.

 그동안 보여준 모습만으로도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 권순태가 하는 말이 “보통 30대 후반에 은퇴하는데 40대까지 뛰어야겠다”고 하더라. 최은성 선수가 운동의 목표를 높여 놓은 거다.

 운동 선수는 ‘도 닦는 사람처럼 살아야 한다’고들 하는데 저 아저씨야말로 그렇게 해 왔다. 나이 먹은 골키퍼는 순발력이 떨어져 불안해하기 쉬운데 최은성은 그렇지 않았다. 브라질 전지훈련 때 웨이트 트레이닝 하는 모습을 봤는데, 그 강도가 헬스 트레이너처럼 무게와 횟수 모두 엄청났다.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기초 운동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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