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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
게시물ID : gomin_16013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분의붓
추천 : 0
조회수 : 17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3/08 01:02:21
바짓단은 무기력한 눈빛으로 소낙비에 젖어가는 자신을 바라볼 뿐이다. 어쩌면 젖어가는 것을 싫어하기엔 너무나 이기적이지 않을까. 아프리카 사막의 토인은 목 축일 물도 없는데.

가끔 무의미한 우울감을 반추동물 마냥 곱씹게 된다. 더 이상 여물을 먹지 않는 짐승이 위에서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을 다시 꺼내는 것처럼 나도 우울감을 다시 목구멍 밖으로 내뱉고 있다.

가난에 우울감마저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보며 나는 얼마나 배부름에 취했나 부끄러워진다. 또한 근면히 살아가는 이들로부터, 나태의 때를 벗지 못하는 나는 너무나 초라하게 느껴진다.

그 어떤 슬픔의 원인도 보이지 않는다면 내가 그 원인인 것일까. 나는 그저 추한 자화상을 노려볼 뿐이다. 무가치한 자화상.

가치가 있기에 세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일까. 아니면 세계에 영향을 끼치기에 가치가 있는 것일까. 나는 알 수 없지만 내 자화상은 무가치함을 알 수 있다.

내 자화상은 그저 젖어갈 뿐이다. 
출처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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