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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 다단계 글 보고 생각난 다단계썰
게시물ID : soda_31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꺄몽이
추천 : 18
조회수 : 3255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16/03/08 03:12:03
공시생입니다.
3수째인데, 요즘 많이 우울하군요. 
집에만 박혀있으니 사람이 아닌것 같습니다.
올해는 꼭 합격했으면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음슴으로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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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말년휴가 복귀때 고등학교 친구(이상 가)에게서 정말 간만에 연락이 왔었음.
친하게 지내던 친구라 무척 반가웠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알바이야기가 나왔음.
전역하고 6개월정도는 알바하면서 돈벌어서 한학기 학비정도는 할 생각이어서 한참 고민이었음.
그런데 그녀석이 자기 일하는거 무척 자랑하는거임.
여기는 천국이다. 여기는 지상낙원이다 등등.
그래서 오~ 부럽다. 좋은데서 일하게 되었나보다. 열심히 일해라 정도로 대꾸하고 복귀시간이 다 되어서 복귀했음.
그때는 그렇게 그냥 통화가 끝났음.

며칠 있다가 전역하고 울산 화학공장에도 한번 가보고 여기저기 일할곳 없나 기웃거리고 있을때, A에게서 다시한번 연락이 왔음.
가 : 일자리 구했냐?
꺄 : 아니. 아직 안구했다.
가 : 뭐 어떤일 할라고 그라는데?
꺄 : 그냥 아무거나 괜찮은거 있으면 하는거지.

고3때 수능치고 공장에서 알바한적이 있어서 어디든 열심히 할 자신이 있을때였음.

가 : 그럼 나랑 같이 일해볼래?
꺄 : 니 어디서 일하는데? 서울에 있다 아니가?
가 : 서울에 있지. 니가 올라오면 되잖아.
꺄 : 서울 너무 먼데. 거기서 돈 모으겠나.
가 : 아껴쓰면 되지. 한번 생각해봐라.
꺄 : 알았다.

그렇게 가만 믿고 겸사겸사 서울에 올라갈 채비를 마쳤음.
부모님들은 그거 다단계 아니냐고 의심했었는데, 그때 가가 말해준 회사가 나름 중견정도의 회사였고, 식품회사라는 가의 말과도 일치했으므로,
일단 한번 믿어보기로 했기에, 동생 새로 방 잡은거 구경할 겸해서 어머니랑 올라가기로 함.

서울에 동생 만나서 저녁먹으면서 이야기했는데, 
동생 : 그거 다단계 아냐?(동생은 연기를 전공하여 표준어를 씁니다.)
꺄 : 설마 다단계겠나. 찾아보니까 회사 정보도 맞더만.
어머니 : 그래도 의심된다. 그거 사기아니라?
꺄 : 좀있다가 보기로 했으니까 보고 갔다와서 한번 얘기해봐요.

가를 만나서 회포를 풀었는데, 그자리에서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봄.
까 : 니 한다는거 그거 다단계 아니가?
가 : 니 조사 다해보고 온거 아니가? 니 나를 그렇게 친구 속이는 사람으로 만드나?
까 : 혹시 모른다 아니가. 요새 다단계 많이 하는거 같더만, 니 지금 말하면 그냥 그런갑다 하고 니 얼굴 잘봤다 하고 내려갈게.
가 : 지랄하지마라. 다단계 아니니까 걱정하지말고 같이 일하자. 이거 좋은자리 소개해주는건데 친구 의심하고 지랄이네. 계속 의심되면 그냥 지금 자리 파하자.
까 : 아니다. 그냥 먹자. 간만에 본거 아니가.

그렇게 술마시고 있는데 그자리에 회사 선임이 온다고 연락이 왔음.
까 : 회사선임이 말라고 오는데?
가 : 내가 일 잘하는데, 내가 친구 델꼬온다니까 궁금한가보다.
까 : 그런가? 뭐 그럴수도 있겠지.

전 남의 인생에 간섭하는걸 무척 싫어합니다. 간섭해서 제가 책임질수 있는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대부분은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는 편이지요.

선임 : 오 잘생겼네요. 가 한테 안그래도 얘기 많이 들었어요. 자기랑 많이 친하다고...
까 : 아닙니다. 뭐. 야랑은 고딩때 많이 친했지요.
가 : 임마 잘해라. 누가 일 마치고 여까지 와서 이래 보겠노. 
까 : 알았다.
선임 : 이왕 같이 일하기로 한거 가만 믿고 면접도 없이 바로 뽑아줬으니까 열심히 일해주셔야 해요.
까 : 알겠습니다. 뭐든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렇게 뭐 가랑 가 선임이랑 저랑 기분좋게 술 한잔 하고 헤어졌음. 그런데 이상한게, 자꾸 짐 이야기를 하는게 아니겠음?
내일 출근할때 짐들고 출근해서 퇴근하면서 같이 사는 기숙사 비슷한 집에 바로 가지고 가는게 좋지 않겠냐고 그래서
그럴수도 있겠구나. 그런 회사도 있는가보다 하고는 일단 알겠다고 대답했음. 이때 내가 눈치를 깠어야 했음.

집에 와서 동생이랑 어머니랑 얘기했음
어머니 : 다단계 아니드나?
까 : 아닌것 같던데?
동생 : 혹시 몰라. 내일 출근이지? 올때 어떻게 오래?
까 : 짐들고 오란다. 퇴근하고 거기 숙소있는데 거기 바로 가자 카더라.
어머니 : 혹시 모른다. 내일 짐은 두고가고, 퇴근할때 거기가 정상적이면은 연락하면 짐 글로 가져다줄게.
까 : 알겠어요.
어머니는 다단계라면 그래도 몸만 빠져나오기 쉬울것이라는 계산을 하셨던 것 같고, 
다단계가 아닌 보통 회사라면 아들이 다니게 될 회사를 눈으로 보고싶으셨던것 같음.


대망의 출근날이 밝았음. 양복을 깔끔하게 입은 내 모습을 보니, 이제 나도 사회인이구나~! 라며 살짝 들떳음.
출근시간은 9시 이고, 8시 반까지 어디 지하철 근처에서 만나서 같이 회사 가기로 했던터라 약속장소까지 지하철을 타고 갔음.
그렇게 가면서 서울의 지옥철을 약간이나마 맛보고 드디어 지하철 역에 도착했음.
도착했다고 연락하고, 회사 가보면 다단계인지 정상적인 회사인지 알수 있겠다. 오늘 결판이 난다! 하면서 가를 기다리고 있었음.
그런데 갑자기 배가 살살 아파오기 시작함.
그래서 일단 화장실에 들어가서 에너지를 모으며 가한테 연락했음. 

까 : 내 도착했는데 배아파서 화장실에 왔다.
가 : 알았다. 근데 니 짐은 들고왔나?
까 : 짐 그거 일단 동생집에 두고, 저녁에 어머니가 배달해주신단다.그니까 퇴근할때쯤 연락하면 된다.
가 : !@%$#^#@$@&%! 그게 무슨 말이고! 내 짐 가져오라 안했나. 아.. 이거 출근시간도 다 됬는데 어떻하노!
까 : 뭘 어떻하긴 어떻하노. 일단 출근하고 짐 가져다 달라고 해야지.
가 : 아니다. 음... 있어봐래이~

이 때 저는 배가 너무 아팠고, 평소 변비기가 있어, 화장실에서 에너지를 집중할때만큼은 신경이 날카로워짐.
그런데 짐가지고 욕을 먹었더니 정말 화가 단전에서부터 차오름. 일단 어머니께 이거 느낌이 쌔~ 합니다 하고 좀있다 다시 연락드린다고 함.
그때 가한테 연락이 옴.

가 : 선임한테 연락해서 내가 니 출근시간 1시간 미뤄줬다. 10시까지 짐 챙겨온나.


세상 어느 회사가 오늘 출근하는 신입을 위해 소중한 출근시간을 1시간이나 미뤄줄 수 있을까? 말도 안되는 소리가 아닌가!
안그래도 배만 아프고 소식이 없었던 차 단전에서 화가 숙성되고 있었는데, 이런 멍멍이같은 소리를 듣게 되니
자연스레 상소리가 나올수 밖에 없음.

까 : 임마. 내가 살면서 이런저런 개소리 참 많이도 듣고 욕도 많이 먹고 그랬는데, 니한테 들었던게 제일 어이없는 개소리네
 한국에서 어느 회사가 신입 위해서 그렇게 해준다는데. 니 어제부터 짐짐 거리면서 다단계 아니라고 하는데
 그럼 회사에서 일하는데 짐이 뭔 필요가 있는데. 이거 미친X네! 치아라! 내 바로 집에간다. 니는 임마 연락도 하지말고
 그 좋은 회사에서 잘먹고 잘살아라. 거기 다단계 아니라고 해도 거서 일할생각 없다!

일갈을 시전하고 바로 전화를 끊음. 
동시에 에너지는 이무기를 생성하며 시원한 쾌감을 나에게 선사해줬음.


고향에 내려가서 다른 친구에게서 들었던 내용인데, 
가가 동창애들 여기저기 다 연락했다는것임.
그런데 연락할때마다 일 좋다면서 같이 일하자면서 얘기했던 회사 이름이 실제로 있는 회사이름인데, 전부 다 달랐음.
그러면서 이미 동창들 사이에서는 그거 다단계 하는거 알음알음으로 다 퍼져 있었고, 나만 몰랐던것임.

지금도 동창 한번씩 보면 가 이야기 함.
아직도 다단계 하고 있을라나 하면서...


그 뒤 학교 복학하고 암웨이에 치약준데서 1주에 1번 3주간 교육 받은적 있었음. 
그리고 느꼈음. 나는 사업하면 안된다. 암웨이가 치약은 좋더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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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길어졌네요. 이렇게 길게 쓴 글은 아마 처음이지 않을까 합니다.
요즘 그때 생각하면서 다음웹툰 던전오브 다단계를 즐겨 보고 있습니다.
우리모두 다단계에 빠지지 않을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출처 2010년경의 꺄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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