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계획이 없으므로 음슴체 갑니다.
본인은 이제 7살 딸아이를 둔 엄마임.
이야기 시점은 작년 이었으니 6살 딸아이와 있었던 일.
성인이건 애건 누군 안그러겠냐만... 딸아이는 계란반찬을 무척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후라이를 특히 좋아함.
아무래도 흰색과 노란색의 조화가 개인적으로 예쁘다고 생각하는것 같음.
거기에 노른자를 터트릴 수 있는 재미가 있는 반숙을 더 좋아했음.
사건은 이랬음.
주말 점심 남편은 회사 당직이라 없고 나와 딸아이만 있을때는 주로 간편한 볶음밥류를 해먹는데...(야채 고기 밥과 지방이 잘 섞인 완벽한 식단이니까!)
볶음밥의 꽃이 뭐겠음? 계란 후라이임.
본인과 딸아이는 계란을 무척 애정하므로 항상 볶음밥에는 두개씩 계란 후라이를 올림.
(사실 딸아이 한개 나는 어른이니까 두개였는데 왜 엄마는 두개고 나는 한개야? 라는 항의에 딱히 대꾸할 말이 없어서 그때부터 두개씩 해줌.)
암튼, 후라이팬의 크기는 한정적이고 개인적으로 계란 후라이의 완성 비쥬얼은
한개의 동그란 실루엣이 오롯이 살아있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후라이팬에 두개씩 떨어뜨려서 붙여서
먼저 딸아이의 볶음밥 위에 얹어 주었음.
딸아이 앉아서 계란 후라이 보자마자 숟가락으로 난도질 시작. 가르쳐 준 적도 없는데 노른자를 깨뜨려 밥과 적당히 섞어 비벼 먹고 있음.
그 다음 내 밥 위에도 계란 후라이를 얹어주고 달궈진 팬에서 기름냄새가 오랫동안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초벌로 싱크대에서 살짝 후라이팬을 씻어 주었음.
그 사이 내 계란 후라이 노른자님은 사 To The 망
.......
내가 왜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정말 정말 정말 순간적으로 화가나서 진심으로 정색하고
"00아. 너 계란 후라이도 두개였는데 다른 사람의 계란 후라이의 노른자를 그렇게 함부로 깨뜨리는 것은 아주아주 예의없는 짓이야.
엄마도 노른자 깨뜨리는것 좋아한단 말이야. 엄마도 예쁜 노른자 직접 깨서 먹고 싶은데 00이가 그렇게 깨뜨리면 엄마가 먹고싶겠어?
안먹고 싶겠어?"
이랬음.
그러자 딸아이 눈이 땡그래지더니 닭똥같은 눈물이 뚝뚝.. 잘못했어요 시전.
그제서야 제정신으로 돌아온 본인은 퍽 미안해서 꼭 안아주면서
"미안해. 엄마도 노른자 깨뜨려서 섞어 먹는거 좋아한단 말이야. 다음에는 다른 사람 몫으로 있는 음식을 건드리고 싶으면 꼭 물어보고
허락 받아야해. 알았지?"
이러고 달래주었고 그 뒤로 딸아이는 후라이 할 때마다 매번 꼭 자기가 노른자 깨도 되는지 물어 보고 깨뜨림.
결과적으로 노른자 깨는 권리는 딸아이의 몫인건 변함 없음. ㅋㅋ
내가 그때 왜 진심으로 빡쳤을까..... 지금도 생각하면 이불빵빵이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