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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분들.. 오진/원인파악 부터 좀 어떻게 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게시물ID : animal_1542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크블루
추천 : 6
조회수 : 60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3/08 14:4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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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행위라면 오진이 발생할 수 있고 치료가 될수도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다루는 의료행위때보단 훨~씬 관대하달까요..

저와 같이 15년이 넘게 같이 살아온 아주 아끼던 요크셔테리어 2마리가 있었습니다.
오래 살아줘서 감사하게 생각했던 녀석들이었죠.
하나는 태어나서부터 심장에 이상이 있는 아주 작은 사이즈의 꼬마였고, 다른 하나는 왼쪽 뒷다리를 전혀 쓸수 없는 장애아였습니다.

작은 사이즈의 꼬마 먼저 이야기를 좀 해볼게요.

7살때 갑자기 발이 퉁퉁 부은적이 있습니다.
병원가니 엑스레이 찍어보고선 발을 잘라야한데요, 곪아서 썩고 있다면서...
부모님과 함께 돌아와서 울면서 수술전에 마지막으로 부은 발에 털을 깎이는데 발바닥에 뭔가 반짝거립니다?
유리 조각이 하나 박혀있네요. 빼주고 소독약 발라서 붕대감아줬더니 며칠 절룩거렸지만, 잘 걸어다녔습니다.
다 낫고선 언덕을 달려서 오르기도 가능했습니다.

꼬마가 15살때 물을 마시고 오다가 갑자기 꼬꾸라집니다. 나이가 들면서 다리에 힘이풀려 가끔 그랬으니까 괜찮겠지 했습니다. 근데 뭔가 이상하더군요.
못일어 납니다. 부들부들 떨어요. 숨을 못쉬어요.
CPR을 해서 겨우 살려놨습니다.
병원을 갔죠.
이상 없답니다.
꼬마가 선천적으로 심장에 이상이 있다고 했는데도 요크셔테리어 종이 유난히 심장이 약하다며 마냥 괜찮다고 합니다.

그 꼬마는 2주 후에 새벽에 한번 더 발작을 일으키고 그대로 하늘로 돌아갔습니다.
병원비요? 이병원 저병원 잘한다는데 다니면서 2주 동안 300만원정도 썼습니다.
별의별 검사를 다해봤습니다. 심장부터 피부까지.
어느 누구하나 왜 꼬마가 발작을 했는지 정확하게 찾아내지 못하더군요.

마지막 결론이 뭐였는지 아십니까?
노견이라서 였습니다.


장애를 가지고 있던 강아지의 이야깁니다.
집에 다른 강아지들을 데리고 올때 다리 아픈 애라며 서비스(?)로 받아서 데리고온 강아지였습니다.
어릴때 뒷발을 고쳐줄 수 있는지 백방 수소문하면서 엑스레이 찍은 비용만 몇십만원.. 진료비는 기 백을 넘었죠.
갔던 병원들 다 선천적 장애라고 고칠수 없다고 했습니다.
흘러흘러 다른 지역에 데리고 갔다가 아파서 병원을 갔게됐는데 수의사 선생이 어릴때 다리 교정술을 받았으면 못쓰진 않았을텐데.. 하더군요.
물었습니다.
아마 이아이가 강아지 공장에서 태어날때 다리를 강제로 잡아당겨서 다리 관절이 빠져있는 상태였는데, 그게 그대로 굳어버렸다고. 안타까워하더군요. 예쁜앤데 다리가 이래서 불쌍하다며..
그럼 그때까지 선천적 기형이라고 못고친다던 수많은 진단들은?

12살이 되던 어느날 이 녀석이 갑자기 아무것도 못먹고 설사만 계속하고 누워서 끙끙 앓으면서 꼼짝을 못하더군요.
몇군데 갔는데 병원마다 엑스레이에 피 검사에 무슨 검사를 한참하더니 장에 이물질(?)이 있고 이미 장 괴사 증상이 생겨서 어차피 수술해도 며칠 못산다고 데리고 가라고 하더군요.
병원 다녀온 사흘뒤 강아지 응아에서 비닐 나왔습니다. -_-

이 아이도 어느덧 나이를 먹어 17살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먼저 간 꼬마처럼 심장 마비를 겪게되었습니다.
CPR후 진정이 되자 병원을 데리고 갔습니다.
울면서 바들바들 떨더군요.
수의사가 아픈 아가를 데리고 이방저방 돌아다니면서 검사하더니 바이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답니다.
나이에 비해서도 아주 건강하데요.
애가 꼼짝도 못하고 물도 못마시고 바들바들 떨고 있는데 일시적으로 너무 놀래서 그런거랍니다.
링거 맞고 하루 입원시켜 두고 보잡니다.

하..
퇴원한 다음날 잠들듯이 하늘로 돌아갔습니다.
심잘 발작을 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던 나이에 비해 건강하더던 애가 퇴원하고 다음날 조용히 잠들듯이 하늘로 돌아간걸까요?

위급한 반려동물을 살리려는 간절한 마음에 병원을 데리고 갔지만, 어처구니 없는 오진에 병의 원인도 못찾으면서 증상도 낫게 하질 못했습니다.
증상과 고통을 말로 표현 못하는 동물들을 진료하려면 사람 아이처럼 더 세밀하게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하는데 대부분의 수의사가 그렇지 못하더군요.
그냥 보고 나와 있는 수치만으로 판단한다는 느낌?

저에게는 아직 부모님댁에 저와 어린시절을 공유한 두 마리의 노견이 더 남아있습니다.
부모님과 이야기해서 이 아이들은 나중에 크게 문제가 생겨도 병원에 안데리고 갈 생각이에요.
원인을 찾지도 못하고 증상을 낫게하지도 고통을 덜어주지도 못하는데 병원을 왜 데리고 가야하는지 모르겠더라구요.


수의사님들...
하루에 몇 마리의 동물을 진찰하고 진료하는지 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는 것을 알아주시고 말 못하는 생명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봐주세요.
그리고, 자기에게 치료를 받고 그 치료로 인해 또는 후유증으로 하늘로 돌아간 생명들이 있다면 그 생명과 생활을 공유한 가족에게 최소한 정말 최소한 미안하다는 말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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