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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할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게시물ID : phil_118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iidyn
추천 : 1
조회수 : 35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7/01 10:22:30
사과에 대한 사전적인 의미는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빎'이다.
진정한 사과를 좀더 풀어쓰면 '자신이 스스로 인정하는 잘못으로 인한 타인의 피해에 대한 '미안함'을 느낌에 따른 자발적인 용서를 빎'이다.
그리고 '사과할것을 요구한다'라는 말이 흔히 쓰이고 있다.
사과에서의 촛점을 '용서를 빔'에 맞추면 이 말은 성립된다.
그러니까 '사과할것을 요구한다'라는 말은 사실 '용서를 비는 행위를 할것을 요구한다'이고
나아가 이말은 '사안의 시비상황에 대해서 굴복하거나 또는 그런 모양새라도 취할 것을 요구한다'라는 말과 다름없다. 
물론 사과할것을 요구한다라는 말을 이런뜻으로 쓰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사과라는 용어에서의 촛점은 사실 '용서를 빔'이 아니라 그 행위의 가정이 되어야 하는 '미안함을  느낌'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니까 사과를 요구한다라는 말을 쓰는 사람들 대부분은 아마도
죄책감도 미안함도 없는 어거지 용서보다는 차라리
용서를 비는 행위를 직접적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진정으로 미안함을 느끼고 있음을 확인하기를 원할것이라고 믿는다.
 
돌아와서, 사과라는 용어의 촛점을 '용서를 빔'이 아닌 '미안함을 느낌'에 맞춘다면 사과는 할것을 요구하는 거이 아니라 하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용서를 빈다는 행위와는 달리 미안함이라는 감정은 요구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타인의 행위에 대한 갑이될수는 있을 지언정, 어느 누구도 타인의 진정한 감정에 대한 갑은 될수가 없는 것고
자신은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는 누군가의 통제를 받는 을이 될수도 있지만, 자신은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는 누군가의 통제를 받을 필요가 없는 갑인 것이다.  

이런 사과에 대한 극단적으로 선명한 예가 영화 '피에타'에서 조민수는 이정재로부터 받은 사과가 아닌가 한다.  (스포있음)
조민수는 자신의 아들을 죽인 철천지 원수인 이정재를 마음만 먹었으면 언제든지 죽일수가 있었기에 '용서라는 행위' 역시 언제든지  받을수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조민수는 그러지 않았다.
조민수에게는 그런 엎드려 절받는 사과는 자신의 원통함을 씻어내기에는 전혀 성에 차지 않는 껍데기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조민수는 이정재에게 자신에 대한 '진정한 미안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진정한 사과를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한 것이다.
그러니까 조민수는 이정재에게 용서하는 행위를 하게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미안함을 느끼게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 치욕과 역겨움을 참아내고 자신을 희생하면서 까지 말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그렇게 까지해서 어렵게 얻어낸 이정재의 진정한 사과를 표현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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