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기득정당의 사보타주로 선거구 획정이 늦춰진 결과, 공약 제시는 물론이고 후보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권자들은 선택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조차 갖지 못한 실정입니다. 그럼에도 큰 정당들은 공천과 주도권을 둘러싼 이전투구에만 혈안입니다. 사상 최악의 깜깜이 선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선거입니다. 대한민국이 이대로 좌초하느냐,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만드느냐를 결정하는 선거가 될 것입니다. 극소수의 금수저만 행복하고 나머지 절대 다수는 불행한 ‘헬조선’의 항로를 결정하는 선거가 될 것입니다.무엇보다 이번 총선 결과로 박근혜 정부의 지난 3년이 평가받고, 또 남은 2년의 내용이 결정될 될 것입니다. 선거민심은 결국 집권여당이 과반을 얻느냐, 못 얻느냐로 판가름됩니다. 새누리당이 과반의석을 얻으면 박근혜 정부 3년의 무능과 역주행이 정치적으로 승인되는 것입니다. 시대착오적 역사교과서 국정화, 굴욕적인 위안부 협상, 성급한 개성공단 폐쇄, 인권을 침해하는 테러방지법 통과 모두 잘한 일이 돼버리는 것입니다. 총선결과는 박근혜 정부 남은 2년도 결정할 것입니다. 국회를 무시하고 국민을 거스르는 일방통치는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19대 국회에서 가까스로 저지된 노동개악과 무분별한 규제완화는 더 거침없이 진행될 것입니다. 총선패배는 다음 대선을 아주 어렵게 만들 것입니다. 정관계, 재계, 언론, 학계 가리지 않고 노골적 여당 편들기와 줄서기가 자행될 것입니다. 운 좋게 정권교체에 성공하더라도 새누리당 과반의회에서 식물정부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야권 공동의 총선목표는 새누리당 과반의석 저지에 맞춰져야 합니다. 여소야대 국회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야권에 주어진 절체절명의 과제입니다. 저는 여기에 책임 있게 응답하지 것이야말로 야당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 생각합니다. 야권연대는 민심을 왜곡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받드는 전략입니다. 우리 선거제도는 1등을 찍지 않은 다수 유권자의 의사가 사표가 돼버립니다. 이런 승자독식 환경에서 야권의 협력마저 하지 말라는 말은, 가뜩이나 기울어진 경기장에서 손발을 묶고 싸우라는 말입니다. 야당들이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지금의 일여다야 구도를 극복하는 협력의 모델을 만드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담대하고 책임 있는 야권연대를 성사시켜 민심을 받들고 국민이 승리하는, 여소야대 국회를 기필코 만들어내야 합니다. 여소야대 국회는 충분히 실현가능한 목표입니다. 새누리당 집권 8년, 대한민국은 깊은 수렁에 빠졌습니다. 경제실패로 민생은 파탄나고, 안보는 일촉즉발의 위기입니다. 정부실정에 대한 국민들의 원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깊은 수렁에 빠진 대한민국을 건져내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에서 야당이 반드시 실현시켜야 할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 호소드립니다. 이제 시간이 없습니다. 소모적 이전투구로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닙니다. 이번주안에 야3당이 담대하고 책임 있는 야권연대 논의에 들어가야 합니다. 야당을 지배하고 있는 패배주의와 낭만적 모험주의 모두 떨쳐내야 합니다. 두 야당이 보유한 의석에 걸맞은 책임감과 냉철한 정세인식을 되찾기를 바랍니다. 민생을 살리는 국민을 위한 연대, 야당이 공동의 승리를 거두는 야권연대를 만드는데 머리를 맞댈 것을 촉구합니다. 국민의당에 요구합니다. 승자독식 선거제도 아래서 양당체제 극복은 한번 선거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국민의 열망을 외면하고 당리당략에 집착하는 것은 양당체제 극복이 아니라 새누리당 일당체제를 강화시키는 일입니다. 또 국민의당이 패배하는 길입니다. 호남에서 경쟁하되 나머지 지역에서 책임 있게 연대하는 당대당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이번 주 안에 가시화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립니다. 국민의당이 끝내 거부한다면, 동의하는 정당간의 협상이 시작될 수 밖에 없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제1야당에 걸맞은 정치적 포부와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현상유지에 급급하는 것이 아니라 여소야대 국회를 만드는 담대하고 책임 있는 연대방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아울러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는 통합론을 고수하기 보다는 실질적 협력 방안을 추진할 것을 촉구합니다. 민생을 살리는 국민을 위한 연대, 야당이 공동의 승리를 거두는 연대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 3가지 원칙이 지켜져야 합니다.
첫째, 선거승리만을 위한 단일화가 아니라, 공동의 비전과 정책에 입각한 가치연대가 실현되어야 합니다. 둘째, 총선용 일회적, 일시적 연대가 아니라, 정권교체를 위한 전략적 대안연대가 실현되어야 합니다. 셋째, 일방의 희생을 강요하는 하는 패권적 단일화가 아니라, 함께 책임지고 함께 승리하는 호혜연대가 실현되어야 합니다.
지난 1월 저의 야권전략협의회 구성 제안이후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은 대표회동과 비공식 협의과정을 통해 야권연대의 큰 원칙과 방향에 공감을 이룬바 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시간을 끄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오늘 저는 김종인 대표에게 그간 진행된 비공식적 논의를 공식적이고 공개적 협상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합니다. 그래야 야권 지지층의 걱정을 덜고, 국민들에게 승리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금명 간 이 제안에 대한 김종인 대표의 화답을 요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