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5년 클레르몽 공의회에서 교황 우르바누스 2세의 선동으로 시작된 십자군은 단일한 권력이 조직한 군대가 아니다 교회가 지배하는 중세였지만 전쟁은 사제가 아니라 군대가 하는 일이다. 그런데 세속의 권력은 하나가 아니었으므로 원정군의 구성과 성격은 무척 잡다했다. 은둔자 피에르가 조직해 맨 먼저 출발한 민중십자군은 병력이 무려 4만명이나 되었지만 군대라기보다는 도둑떼에 가까웠다. 이들은 어뚱하게도 예루살렘으로 가기는 커녕 헝가리로 쳐들어가 무고한 주민 4천여명을 살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