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은 아마 1단이고 컴퓨터공학 출신이고 일도 그쪽이라
이번 대국 정말 유심히 봤는데요,(업무시간에 몰래 본건 안자랑)
초반에 이세돌 9단이 기존 수에서 비틀고 나왔습니다. 7수째였고요..
아마 기존 수대로 두면 불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나온 수인것 같은데요,
알파고가 이에 잘 대처하며 24로 들여다보고 26으로 끊어버릴 때 놀라웠습니다.
보통 바둑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그냥 대국의 균형을 맞추고 수비적으로 두는 게 보통인데,
알파고는 그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78까지 거의 이미 졌다고 할 정도로 일방적이었는데...
그래도 이세돌 9단, 구리 9단이랑 둔 대국 중 이정도 진행됐을 때
중앙에서 요석 4점이 번개 모양으로 잡히며 3곤마가 되었을 때도 역전승을 하던
기적같은 모습을 보여줬었기 때문에 아직은 모른다... 정도였습니다.
이때 알파고가 둔 80은 거의 노는수라고 봐야할 정도로 그냥 한턴 쉰 느낌입니다.
턴제 게임에서 한턴 쉬는건 정말 치명적인데요,
역시 이세돌 9단 단번에 역전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그러나 알파고의 106, 108이 놓여지는 순간 긴장의 끈을 놓아버립니다....
이즈음 이세돌 9단의 표정은 '이게뭐야 푸하' 정도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119는 무조건 귀쪽으로 한번 밀었어야 하는 자린데 그냥 붙여서 두는 것을 기점으로,
연속으로 실수합니다.
127로 그냥 귀를 막았어도 되고, (이때의 표정은 한번 실력좀 볼까?였습니다)
129로는 무조건 3,3으로 귀를 막았어야 했는데...(이때도 마찬가지 입니다)
(아마추어가 봐도 도저히 이해 안되는 수준)
물론 이 이후로 자잘한 이득을 계속봐서 괜찮다 싶었는데 막상 집을 세어보니 암담...
딱히 누굴 편드는 건 아니지만, 이세돌 9단이 정말 방심 안하고 진지하게만 한다면
(솔직히 두는 수에서, 표정과 자세에서 방심이 눈에 보였습니다.)
나머지 대국은 3:1 또는 4:0 으로 이세돌 9단이 이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알파고의 80수 이후부터 계산착오가 많이 보이거든요.
인간은 방심을 안하면 되지만, 알파고는 계산착오를 짧은 시간내에
고치진 못할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