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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가 망겜을 만들고 있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못합니다.
게시물ID : mabinogi_1403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E조랑
추천 : 37
조회수 : 1442회
댓글수 : 20개
등록시간 : 2016/03/10 15:18:09
저는 하프서버에서 합주길드를 운영중이고, 직접 코더 활동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왜 코딩 얘기를 꺼냈는지는 밑에 나옵니다.

제목대로, 저는 유저가 망겜을 만들고 있다는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망겜을 만들고 있는 건 운영진이지 유저가 아닙니다.
게임머니 인플레이션 문제, 게임이 오래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문제이자 어쩔 수 없는 일 맞습니다.
그리고 마비노기 운영진이 이 부분은 나름 잘 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플팩은 예외지만 우편/은행 수수료로 골드 회수도 하고 있고, 리치 스케치나 나이 포션 등 지속적인 수요가 있을 만한 골드 소모 방법도 만들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망겜을 만들고 있는 게 운영진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선-후대 운영진들끼리 인수인계가 거의 안 되었다.
마비노기의 설정 붕괴가 이제는 겉잡을 수 없는 부분이 된 것 다들 아시죠?
마비노기는 북유럽 신화 기반이라면서요? 왠 뜬금없는 셰익스피어? 왠 뜬금없는 기사단???
스쿠터? 밥차??? 판타지와 북유럽 신화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는 이 뜬금없는 펫들은 뭘까요?

스토리 떡밥 회수 부분은 또 어떤가요? 벨바스트에서 일일퀘스트 하면 주는 벨바스트의 인장, 이거 대체 언제쯤 사용 가능하게 됩니까?
이멘마하 전망대에서 망원경을 사용하면 나오는 숫자들은 대체 무슨 기능이 있는데요?
벨바스트 토리 협곡은 왜 아직도 미개방인데요? 실리엔과 엘프의 상관 관계에 대한 스토리는 대체 언제 나옵니까? 납득이 안 되잖아요.
가장 기본적인 스토리인 창조신 아튼 시미니와 라이미라크 등의 세 신에 대한 이야기는 G30 안에 나오긴 할까요?
팔리아스는 대체 뭐고 아이바는 뭐 하는 애인지요? 그냥 만들어 놓기만 한 컨텐츠인 걸로 쫑낼 겁니까?
이리야 대륙의 야생마는 언제쯤 다시 타게 만들어 줄 겁니까? 말과 타조의 친구 타이틀을 아예 획득 불가능으로 만들어 놓고 그냥 방치하나요?

위 문제들은 운영진들이 바뀔 때마다 후임들에게 떡밥 회수와 차후 업데이트 방향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아서 생긴 일입니다.
저거 말고도 엄청 많죠. 운영진이 바뀔 때마다 그놈의 성과, 실적, 수익에 대한 언급만 짚고 넘어가는 넥슨 탓에 이런 꼬라지가 난 거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컨텐츠가 없다.

이렇게나 컨텐츠 많은 게임이 어디 있어! 라고 하시는 분들 있을 텐데요.
있는 컨텐츠들 살려놓을 생각은 안 하고 새로운 컨텐츠만 덕지덕지 발라 놓는다고 그게 좋은 게임입니까?
여러 가지 다양한 컨텐츠가 있어요! 다들 즐겨보세요! 라고 해서 신규 유저 꼬시면 뭐 합니까?
막상 신규 유저가 들어오면 이건 돈이 안 되고 저건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많은 컨텐츠고.
분명 판타지 라이프랬는데 들어오면 하는 건 사냥사냥 전투전투 파밍파밍 의장의장. 죄다 돈과 스펙이 없으면 즐길 수도 없는 컨텐츠들이죠.
캠프파이어 켜놓고 앉아 붕대를 감으면서 서로 회복을 시켜주는 시스템? 요즘은 그냥 완포 하나 빨고 치웁니다.
즐거운 요리 교실? 저널이나 수집일기 채우는 목적, 극 스텟용 페스티발 푸드(이건 요리라고 볼 수도 없죠) 만드는 거 말고 요리 누가 합니까?

넥슨에서 내놓은 컨텐츠는 하나밖에 없어요. 의장+염색약. 다시 말해서 현질.
유저들이 새 옷 달라고 졸라대는 게 잘못이라고요? 새 옷 사서 입히고 자랑하는 것 외에 대체 무슨 컨텐츠가 있는데요?
애초부터 유저들에게 신규 의상 외에 다른 선택지를 주긴 했습니까?
새 옷을 바라는 게 잘못은 아니죠. 그걸 '무조건' 키트로만 푸는 넥슨이 잘못한 거 아닙니까?
대체 천옷만들기는 언제쯤 새 옷본이 추가됩니까? 이번에 나온 파멸의 로브요? 그거 완전 종결용 피어싱 덕질 템 아닙니까?

옛날엔 인챈터들이 흥했습니다. 제작하는 사람들도 흥했죠. 열심히 재료를 모아서 무기를 만든 다음 인챈트를 발라 자신의 무기를 완성합니다.
그런데 키트 나오면서 언테임드 스파이크라던가 스노드롭 솜씨좋은 같은 인챈트, 엄청나게 쏟아졌죠.
요즘은 그런 템들 역템으로나 쓰나요? 심지어 세공 컨텐츠도 지들이 만들어 놓고 1랭 0줄짜리 키트템 풀어서 시장 경제를 완전히 흔들어놨죠.
이제 와서 넥슨의 역습이니, 대규모 업데이트라느니 하면서 관리한단 말 하는 거, 듣고 있으면 기도 안 찰 뿐입니다.

셋째, 그나마 있는 컨텐츠도 지들이 다 갉아 먹는다.

이 부분이 제일 화가 납니다. 
마비노기 오픈베타, 테스터 영상 때부터 오늘날까지 끊임없이 나오는 마비노기만의 컨텐츠가 있습니다.
바로 '악기 연주'입니다.

저는 이 컨텐츠를 정말로 사랑합니다. 마비노기를 시작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었고, 직접 악보를 만들어 연주할 때 희열을 느낍니다.
그런데 자잘한 버그들이 많아요. 템포 버그, 음 먹힘 현상, 밀림 현상 등등.
류트서버 코더 중 하나이자 코딩 공략 찍으시는 리세드리카라는 분이 오죽하면 자체 버그 수정 파일까지 만들어서 배포하겠습니까?
이건 응당 운영진이 해야하는 부분이에요.
왜 코더들이 직접 한 맵에서 최대 연주 가능한 동시 트랙은 15개인지를 직접 계산하고 분석해서 뽑아내야 합니까?
응당 운영진이 발표하고 안내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래요, 뭐 신경 못 쓸 수 있죠. 근데 이렇게 고쳐서 주면 최소한 받아먹기라도 해야죠.
리세드리카님이 음색 파일 수정해달라고 요청했을 때 넥슨이 뭐라고 했습니까?
'우리 개발진 중에 악기 연주 부분을 아는 사람이 없다. 리세드리카님이 보낸 내용을 이해하는 사람이 없다'라고요?
그러면 리세드리카님을 단기채용을 해서 쓰면 되잖아요? 공짜로도 배포했던 사람인데 뭐 돈을 얼마나 요구하겠습니까?
요구 좀 한다 해도, 지들 개발비 연구비 테스트비 들 거를 전부 대신 해 줬으면 그 정도 보상은 해줄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아몰랑 난 모른단 말이야 빼애액! 하는 태도가 정말 역겹기 그지없습니다.

메이플스토리2 악기연주 패치로 인한 문제도 있었죠.
메이플2에서 악보 그대로 빼가서 팔아먹고 출처 세탁하는 것 때문에 양대 악보 공유 사이트였던 요코소와 코드하우스는 공유를 중단하기까지 했습니다.
마비노기 운영진의 잘못은 아닙니다만, 이 부분 때문에 이후 저작권에 대한 논의가 일어나다가
요코소 사이트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해 저작권협회에 한 소리 듣고 사이트를 문을 닫았고요.

코딩이라는 게 저작권에서 완전히 떳떳할 수 있는 컨텐츠가 아닌 건 사실이에요. 회색분자 같은 존재죠.
대다수는 자작곡을 직접 만든 게 아니라 악보나 미디 파일을 가져와서 마비노기 악보로 고치기만 한 거니까, 2차 저작물에 대한 의견도 갈리고 있고요.
그러나 이 부분이 실질적인 현금화, 즉 다시 말해 '마비노기 악보를 돈 받고 팔지 않는 이상' 저작권적인 신고가 들어오기가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코더들이 이렇게 활동을 해 왔던 거구요.

여기까지만 들으면 코더들의 잘못이지, 어떻게 마비노기의 잘못이냐 라고 하실 수 있습니다.
2004년에 마비노기가 오픈을 할 때에는 이 부분이 문제가 될 거라고 전혀 예상을 못 했겠죠. 그 당시에는 저작권이라는 단어 자체가 낯설었으니까.
그러나 그 이후 저작권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마비노기 악연 시스템에 대한 논쟁은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러면 최소한 넥슨이 무슨 대응을 했어야 합니다. 저작권협회랑 샤바샤바를 하든지, 악연은 문제가 있으니 작곡 시스템을 제한하겠다든지.
그런데 아무 것도 안 했죠.

그렇게 아무 것도 안 할 거였으면 악기도 팔아먹어선 안 됐습니다.
피아노, 하프 등의 새 악기를 만드는 것도 모자라 악기 키트로 각종 이포메아 악기와 라그린네 하프, 합주 파트너 등을 팔아먹었죠. 현금으로요.
돈 제법 많이 벌었을 걸요? 그 당시 새로운 악기에 대한 기대감으로 많은 사람들이 현질을 했으니까요. 제 주변도 다 그랬고.
그렇게 다 팔아먹은 게 반 년이 안 됐어요. 그래놓고 이제 와서 문제 생기니까 입 싹 닦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꼴. 웃기지 않습니까?

넷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가 잘못됐는지 모른다.

악기 연주 시스템을 비롯하여, 과거에 '마비노기에만 있던' 컨텐츠들은 이제 어딜 가나 널렸습니다.
작곡만 해도 최근의 메이플스토리2, 그리고 에오스인가? 무슨 다른 유료 RPG 게임에도 있죠.
더이상 마비노기라는 게임이 갖는 독특함이 없다는 겁니다. 오히려 이번 사도 업뎃으로 인해 흔한 던전 뺑이 게임이 되었죠.
따라서 유저들은 더이상 마비노기에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이 마비노기에 남아있는 이유는 그 안에서 만들어진 친목과, 추억팔이 때문이 대다수입니다.
마비노기가 연어게임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바로 그거구요. 옛날의 마비노기는 정말로 판타지 라이프였으니까요.

더불어 2015년 이후 오픈한 RPG 게임 중 흥한 게임이 단 하나도 없다는 것도 중요합니다.
어? 새 게임이 나왔으니 해 봐야지! 아 뭐야, 개망겜; 마비나 복귀해야징 하는 루트가 반복되었습니다.
그래서 유저가 그렇게 많이 빠지질 않았죠.

그래서 얘네가 모르는 겁니다. 여전히 키트를 풀면 사람들은 삽니다. 왜? 할 게 없으니까 옷 사고 염색하고 룩덕질이라도 하려고.
그럼 넥슨은 아, 역시 아직도 키트가 잘 팔리는구만! 할 겁니다.
그 끊임없는 현질의 굴레에서 지쳐 나가떨어지는 사람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걸 모르고요.
마치 점점 달구어지는 물 속 개구리와 같죠. 앞으로도 10년은 더 장수할 수 있을 만한 대작 게임이 이렇게 망해가는 걸 모르고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생각하는 마비노기 운영의 문제점입니다.
아직도 유저가 망겜을 만들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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