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이 자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는데
어렸을적 엄청난 부자였다고 한다.
그런데 아버지가 주식으로 20억원 정도를 날리셔서 집이 힘들어졌다고 한다.
그때 부자였을때 아버지 골드카드로 700만원짜리 명품 정장을 산 이야기. 뭐 이런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나의 남편은 장사를 한다. 수산업을 하는데 다루는 품목이 좀 비싼것들이다.
무슨 이야기 하다가 뭐 생선이야기가 나와서 다른 남자 선생님들이랑
맛있죠... 맛있는데 비싸서 못먹죠 이런이야길 하고 있으면
"저는 생선은 비려서 정말 싫어합니다... 비려요... 유일하게 먹는건 삼치 아주 바싹구운것만 먹습니다." 라고 하였고
나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저도 날것은 잘 못먹는 스타일인데 00는... 아예 안비린데 이상하네요..많이 예민하신가봐요.." 라했고
사장님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비려서 싫다고 하셨다.
직장에 남직원 분의 행사가 있어서 주말에 다같이 그 행사에 가서 축하를 하고
뷔페를 먹으러 갔다. 사모님도 같이 오셨다.
사람들이 바글바글했고 나와 남직원 한분은 접시 가득 음식을 떠왔다.
보통... 그런 데는 두세번 정도 먹고 후식한번 정도 먹고 얼른 가는데..
사장님 부부는 샐러드만 떠온것이다.
이런데 음식을 잘 안드시나보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나의 오산이였다.
코스를 시작하신거였다.
그 사람 많고 그 복잡하고 여러명이 껴앉아있는 그 원탁자리에서
천천히 뽕빼는 코스식사를 시작하였다.
샐러드로 시작해서... 한식... 양식.... 조금씩 여러번 ...
나와 남직원 선생님의 식사는 끝났는데도
사장님과 사모님의 식사는 중간단계였다.
음식을 떠온 사장님의 접시 위에는 초밥이 한가득 담겨있었다.
'뭐지...생선비려서 싫어한다며......'
게다가 그 초밥 위에는 초장이 흝뿌려져 있었고 초밥을 맛있게 드시기 시작했다.
노란색 해파리초밥부터 아주 여러가지 조갯살초밥까지 여러개를 다 떠오셔서 만찬을 즐겼다.
그 다음에는 대게를 두분다 가득 떠오셔서 천천히 하나하나 다 발라드셨다.
결국 후식까지 풀코스로 드셨고 우리는 한참동안 그 모습을 지켜보며
기다렸다.
병어..민어..갈치...비려서 싫어하신다던 사장님이
뷔페초밥 종류별로 떠서 맛잇게 먹던 모습은 정말 잊혀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