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게 글 썼는데, 반응이 뜨겁네요.
차라리 지는 게 낫다는 말이 도화선이 된 듯 합니다.
정말로 지길 바라는 게 아닙니다. 여기서 댓글 다는 그 어떤 분보다 제가 핵심지지층이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학생 때 선거운동 자봉도 뛰었구요. 권리당원 된 지도 꽤 됐구요.
어떤 분은 정치혐오론자라고 하던데,
상당수분들이 안철수 빨고 있을 때 의원정족수 발언 하나만으로 안철수를 정치혐오론자로 생각하고, 일관되게 반대했던 사람입니다.
(제가 쓴 글 다 뒤져보시지요)
차라리 지는 게 낫다는 표현이 과격하다는 것은 인정하나, 정청래 의원도 표현은 과격합니다. 표현이 아니라 속뜻을 봐야죠
지는 게 낫다는 것은, 지금은 전략적인 판단을 할 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기고 지고가 중요한 상황이 아닙니다.
정청래 잘린 채로 가면 이겨야 할 목표 자체를 상실할 위험이 크다는 것을 인지하셔야 합니다.
1. 이긴다고 끝이 아니다.
개헌저지선 확보를 넘어 설령 과반을 차지한다고 해도, 쉽지 않습니다.
행정부는 여전히 저쪽 손아귀에 있고, 종편도 계속 흔들어댈 것입니다.
열린우리당 때도, 심지어 행정부도 한편이었는데도, 마음대로 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이겨서 뭔가를 해내려면 제대로 일할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2. 민주당의 아이덴티티와 능력이 달렸다.
정청래를 의원 하나 정도로 생각하고, 다른 좋은 의원도 많다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절대 아닙니다.
정청래는 최고의원 2위인 "우리가 좋아하는 의원"의 대표격인 의원입니다.
정청래가 짤린다는 것은, 앞으로 닥치고 있으라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김광진, 은수미, 진선미 같은 의원들이 이번에 배지를 단다고 해도, 닥치고 있으라는 뜻입니다.
이대로 넘어가면 박쌍년이 생각하겠죠. "내가 정청래 쳐낸 사람이야"
이제 박쌍년이나 쫑걸리가 당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입니다.
박쌍년이 세월호 합의한 거 보셔죠? 쫑걸리가 원내대표로 한 일 보셨죠?
얘네들이 1당 된다고 달라지겠습니까?
3. 못 하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정말입니다. 소수당이면 소수당이라는 핑계라도 있지, 다수당 되고도 못하면 핑계도 없습니다.
쥐새끼한테 기록적인 대선 패배한 건, 똥영이가 시원치않은 탓도 있지만, 열린우리당의 실패때문이기도 합니다.
"얘네들 표 줬더니 엉망으로 하네?" 이런 생각은 쉽게 없어지지 않습니다.
선거 한 번 이겨서 4년 국회 장악하는 이익보다, 저 손실이 더 막대하고 장기적일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집에다 똥 뿌려서 산토끼 모아서 이기느니, 정말 돌이킬 수 없는 개헌만 저지할 수 있을 정도로 지는 게 낫다고 봅니다.
물론 그 전에 이대로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죠.
할 수 있는 게 인터넷에 글쓰는 거랑, 항의전화 하는 정도지만, 작은 행위가 모여 여론을 만듭니다.
이대로 해서 이기기라도 하면 좋다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그게 바로 박쌍년이 원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