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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없이 볼 수 없었던 한전 아저씨.
게시물ID : humorbest_118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방보군
추천 : 97
조회수 : 3165회
댓글수 : 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3/09/14 11:32:52
원본글 작성시간 : 2003/09/14 00:02:59
어젯밤 부산이었습니다. 저희 아파트는 조금 높은곳 바로 옆이 산입니다. 어제 태풍 매미때문에 여기저기서 정전사태가 말도 아니었죠. 우리 아파트도 말이 아니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전기가 안들어오니까 아파트 비상발전기가 가동하는 소리가 들리고 비상등 하나만 켜지더군요. 밖을 보니 아파트 전체가 다 껌껌할 뿐더러 동네 가로등,불빛 등 모든 게 꺼져 그야말로 암흑의 도시였습니다. 아파트에서는 난리가 났지요.아파트 특성상 전기가 끊기면 물도 안나옵니다.느닷없이 전기가 끊겨 비상용 물도 받지못한 아파트측에서는 정말 상상도 못한 일이었지요. 30분정도 지나면 전기가 다시 들어오겠지 하고 막연히 있었는데 상황은 더 악화되었습니다.비상발전기도 안돌아가더군요. 아파트의 엘리베이터도 안돌아가는 상황... 부모님은 전화를 했습니다,관리사무소로.. 관리사무소는 한전측에 연락을 했겠지요. 1시간이 지나도 전기가 복구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은 난리가 났지요. 복도마다 나와서 어떻게 좀 해보라고...어디서는 한전 이 개xx들 짜증난다 어쩐다 하면서 한전에 계속 전화를 넣더군요. 일찌감치 포기하고 집에 들어와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면서 빨리 전기가 복구되야 컴퓨터도 하고 TV도 보고 할텐데..하는 생각을 하는순간 밑에서 한국전력공사 트럭이 오더군요. 산 입구에 있는 전신주에 트럭을 대고 사람이 내렸습니다. 아실 분은 다 아시겠지만 어제 태풍 불때 바람 장난아니었습니다.사람이 날아갈 정도라고 하니 상상이 가시죠? 그렇게 바람이 부는데 한전트럭에서 아저씨 두명이 내리고 곧 전신주로 사다리를 올리더군요. 그 칠흑같은 어둠에 사다리에 로프에 의지하고 힘겹게 올라가는 아저씨를 보며 나는 가슴속에서 무언가 뭉클한게 올라왔습니다. 밑에 아저씨는 바람이 너무 분다고 포기하고 가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데 사다리에 있는 아저씨는 이걸 빨리 고쳐야지 물이 들어온단 말이야!하고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태에서 전신주의 끊어진 선을 고치고 내려오시더군요. 그걸 보면서 뭐랄까 반성이라고 해야하나요. 여태껏 비오면서 정전되서 컴퓨터 못한다고 투정 부린것 냉장고에 넣어둔 아이스크림 다 녹는다고 투정 부린것 그 아저씨를 보면서 정말 내가 얼마나 못된놈인가를 깨달았습니다. 그 추석연휴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몸이 날아가는 바람속에서 전기공급을 가능하게 해주신 한전 아저씨 이름 알고 싶습니다.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따뜻한 차라도 한잔 대접해주고 싶습니다. [펌] 웃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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