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선수의 해외 진출은 딴 세상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실상을 알고 보면 여느 유학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공이 축구일 뿐이다.
'지메시' 지소연(23, 첼시레이디스)도 평상시 후디드 톱의 모자를 덮어쓴다. 지하철과 자전거를 타고 움직인다. 영어 공부에도 매진한다. 평범한 유학생의 삶이다. 지소연이 직접 이야기하는 ‘런던 라이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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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대 존재감
한 집에 세 명이 묵어요. 나, 엠마(빌헬름손), 그리고 쿤지(로라 쿰스). 체구는 내가 제일 작은데 제일 큰 방을 써요. 미안해서 키가 제일 큰 엠마에게 바꿔주겠다고 했더니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넓은 방을 독차지하고 있답니다. 하하
요즈음에는 제가 아무 영어 단어나 막 던져서 숙소 분위기를 띄워요. 룸메이트들은 제가 외출이라도 하면 심심하다면서 전화가 막 와요. 이런 걸 보고 ‘미친 존재감’이라고 하나요? 크크
# '폭풍' 적응 중
한번은 지하철에서 벌금을 문 적이 있어요. 티켓을 잘못 끊었다고요. 옆에 앉은 잉글랜드인은 봐주는 것 같던데…. 그때 마음대로 항의도 못 하는 저 자신이 너무 한심했어요. 그때부터 더 열심히 영어 공부하고 있어요.(웃음)
"주문한 음식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까 봐, 그게 제일 걱정돼요. 일본어는 쉽고, 영어는 어렵잖아요!" (2013년 12월)
"식당에서 혼자 주문도 하고 먹기도 잘 먹고 있어요. 오락가락한 날씨에도 많이 적응되었고요. 이제 비 오는 날에 후디드 톱의 모자 푹 눌러쓰지, 우산은 안 가지고 다녀요." (2014년 3월)
"재밌게 잘 지내고 있어요. 룸메이트들과도 잘 지내고요. 인조 구장에서만 훈련하는데, 빨리 경기에 나가고 싶어요." (2014년 3월)
"경기에서 쓰는 영어는 웬만큼 익혔어요. Man on(상대 선수 접근), Right shoulder(우측에 상대 선수), Drop in(패스해 달라) 등이요. 처음에는 못 알아들었는데, 지금은 제가 사용할 정도가 되었죠.(웃음)" (2014년 6월)
"아시안컵 출전차 베트남으로 떠나기 전, 숙소 인근 식당에서 존 테리를 봤어요. 너무 신기해서 말도 못 걸었다니까요. 인사라도 할 걸 그랬어요. 명색이 회장님이신데…." (2014년 6월)
# 나의 하루
집→훈련장→집→훈련장. 가끔 쇼핑, 가끔 시내 구경. 그리고 다시 집→훈련장. 평일에는 'FM' 생활을 하고 주말에만 가끔 외출해요~ 그래도 재미있어요
* 하루 일과표
7시~7시 반: 기상
7시 반~9시 반: 조식, 산책
9시 반~11시: 코어 트레이닝 (복근!)
11시~1시 반: 팀 훈련
1시 반~3시: 중식, 휴식
3시~4시: 영어공부
4시~5시: 필라테스 (복근!)
5시 반~7시: 석식
7시~11시: 휴식, 영어공부, 영어 드라마 시청
11시 취침
*월/수/금, 경기 휴일 기준
# 절대 존재감 2
팀 상황에 따라 섀도 스트라이커, 공격형 미드필더, 심지어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맡아요. 공 배급 담당이죠. 그래서 전반기에는 생각만큼 득점 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던 것 같아요. 후반기에는 더 많은 골 나오게 해야죠.
* 지소연 공격포인트 일지
4월13일 브리스톨아카데미 (컵) 2-1승 - 1골
5월4일 왓포드레이디스 (컵) 5-1승 - 2골
5월11일 아스널레이디스 (컵) 3-5패 - 1골
(* 5월14일~5월25일 아시안컵 참가. 3경기 결장)
7월13일 런던비스우먼 (컵) 13-0승 - 2골 4도움
7월16일 아스널레이디스 (리그) 2-1승 - 1골
7월20일 맨체스터시티레이디스 (리그) 2-1승 - 1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