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집에서 눈을 피하지 않던.. 호프집을 나와서 말을 걸었던... 핸드폰 번호를 먼저 물어 봤던.. 지난 주 금요일...............그 여자에 대한 만남 후기입니다.
전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여기로 제 닉네임을 누르신 후 --> (이 여자... 대체 뭐하는 여자일까요?)를 읽어보세요 실화입니다.
오유에 글을 남기고 나서.. 바로 강남의 교보타워사거리 oo호프로 갔다.
8시까지 만나기로 한 그 여자.. 내가 조금 늦게 도착했는데.. 아직 나오질 않았다.
들어가서 자리를 하려다 혹시 여자도 식사를 하지 않았을 것 같아 호프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8시 20여분 쯤 되었을 때, 도로 건너편 횡단보도 앞에 그 여자가 보였다.
내가 위치를 알리기 위해 순간 손을 높이 치켜올렸다.
그러자 그 여자.. 나를 본 듯 씨익~ 한번 웃어주곤.. 시선을 다른곳으로 돌린다..
창피했던건가? ㅡㅜ;
도로를 건너 온 여자는 약간의 미소 띈 얼굴로 목례로 인사를 했다.
나도 뻘쭘한 듯 인사를 했다.
(식사는 하셨어요? 않하셨으면, 식사를 먼저 하시는 게 어떨까요?)
그런데 그 여자 동문서답..
(맥주 좋아하세요? 소주 좋아하세요?)
(아~ 핫.. 네.. 저 맥주 소주 다 잘먹습니다.. 별루 술 않가려요)
나의 답변이 끝나자 가자는 말도 없이 먼저 앞장서 발길을 옮긴다.
첨에 눈이 마주쳤던 장소인 OO호프를 지나 논현동 골목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좀.. 뻘쭘한 난 그냥 약간 비슴듬히 뒤따라가며 말을 건네 보았다
(어..디 가시려구요?)
이 말을 하면서 좀 이상한 기운이 감돌았다.
(소주요... 전 원래 소주 마셔요)
나의 질문에 약간의 자기 스타일식으로의 답변이 좀 별루였지만, 일단 소주에 한 표~하고 여자가 가는 곳으로 따라갔다.
여자와 내가 들어간 곳은.... 일본식 오뎅빠
사람이 많지 않은.. 나름 분위기 괜찮은 곳..
소주와 안주를 주문하고..
(여기 자주 오는 곳인가보죠?)
(아뇨.. 오늘 처음 왔어요.. 저번에 지나가다 봤는데... 친구들이 소주 마실 줄 아는 애가 없어요)
그 때 OO호프에서 같이 있었던 친구들 얘기 인 듯 했다.
안주와 소주가 같이 나오고, '첨처럼'이란 소주를 따르면 얘길 꺼냈다.
(전 가끔 소주 마시면 이젠 이 술만 먹게되요... 저희 광고주라 충성하는거죠,,하하핫)
그 여자..웃어주지도 않는다.. 첨 본 그날처럼 여전히 이상한 여자라는 느낌이 들었다..
(아~ 저 무슨일 하는지 모르시죠.. 전 광고대행사에 다니는데... 선미씬..무슨일 하세요?)
그러자 이 여자 갑자기 깜짝 놀라며 말한다.
(네? 광고대행사여? 광고일 하세요?)
(아..네.. 근데 왤케 놀라세요?)
이 여자 갑자기 콧웃음을 하더니, 고개를 떨구고 키득키득 거리며 혼자 즐거워한다.
난 이 여자가 대체 무슨 일을 하는 여자인지 더욱 궁금해졌다
(선미씨는 어떤 일 하시는데요?)
혼자 키득대더니만... 질문을 던지자 금새 조용해진다..
(전.. 지금은 쉬고 있어요.. 얼마전까지 회사 다녔구요..)
(아~...)
그냥 쉰다는 말에 주제를 바꾸기로 마음 먹고 있었는데..
(근데요... 왜 그 쪽 이름은 않알려 주세요? 제가 먼저 핸번까지 물어봤는데.. 그리구 이름두 알려줬는데.. 왜 제게 이름도 않알려 주세요?)
생각해보니, 이 여자가 내 이름을 모르고 있었다.
(아~ 하하핫..)
약간은 냉소한 이 여자의 성격을 비춘 결과 웃는 것을 좀 짧게 할 필요가 있으므로, 절제된 웃음으로 살짝 깔아준다
(제 이름은 *성원 입니다.. 그리고 나이는 30세이구요.. 회사는 강남이고...주저리주저리)
정신을 가다듬고, 또박또박 내 신상에 대해 늘어놓았다.. 정말 센스있다고 생각하던 찰나...
(난.... 이름만 물었는데......)
(...........아~ 예~~~ ) ㅡㅜ;
원래 스타일이 이런가보다..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분명 저번주엔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일부러 맥주를 엎는 접촉에, 술한잔 사달라던.. 핸드폰 번호를 먼저 물어보던.. 여자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오늘은 왠지 내가 압도를 당하는 듯, 자꾸 여자에게 낚이는 기분이 들곤 한다.
물론 남자입장에서 당근 이해하지만, 저번주의 행동과 약간은 대조적이지 않은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서로간의 대화가 없다가.. 여자가 갑자기 이상한 질문을 한다.
(성원씨가 보기에.. 저 이쁜거 같아요?)
(넵?)
갑작스런 이상한 질문에 순발력 있게 '넵~' 이라고 대답해야 했을것에.. 물음표를 붙이고 말았다.
그것보다 이 여자의 질문의 의도가 궁금했고, 짧은순간 "이거 또라이 아냐? " 라는 생각까지 했다
(남자들이 보는 여자 스타일 말고요~ 그 쪽이 보는 저 말이에요.. 성원씨 눈엔 선미가 이쁜 거 같냐구요~)
난.. 개인적으로 자신이 자신을 칭할 때 본인의 이름을 붙혀 쓰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 (ex: 아~ 선미배고파~!! / 선미오늘 영화보구싶다 / 오빠~ 선미가 아퍼~ 등등 <-- 즉, 선미란 애가 "나"라는 표현을 "선미"로 대체하여 사용하는..
그런표현..좀 재수없는 거 같으다..
(아~ 네 이뻐요.. 특히 눈이 정말 이뻐요.. 그냥 봤을 땐 몰랐는데 한 5초정도 보고 있으니 깊이가 있더라구요)
정말 아부성 발언이긴 하지만, 사실 이 여자의 눈은 이쁘다. (눈만? 눈도?)
(그래요? 혁액형은 머에요? )
보통 칭찬을 하면, 고맙다거나, 약간의 호의를 보인다거나 그러는 게 아닌가? 이 여자 바로 질문을 바꾸네
(A형요)
(아~ 역시 A형이구나..)
역시?... 무슨뜻일까?
(일단 건배해요. 저 오늘 좀 취할껀데요.. 창피하게 않해드릴테니, 저 놓고 도망만 가지 마세요)
만난지.... 15분여..... 서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한 상황에서.. 이여자.. 자기 취할거란다. 글구 도망가지 말란다...
이럴 때 보통... 남자들 어떤 생각들을 할까?
"음~~!!! 나야 고맙쥐~~!! 쌩유~" 또는.. "이거 진짜 또라인가보네?" 로 나눈다면..
속보일지 몰라도 난 후자다. 이유인 즉,
약간의 두려움이랄까? 머.. 정말 어떤 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일부러 접근하는.. 일종의 꽃뱀이라든가..
(아... 네.. 근데 혹시 무슨 않좋은 일이라두..??)
(네.. 별로 좋은 일 아닌데.. 그럴 수 밖에 없는 내가 싫고 미워서 취하려고요)
(.....)
(궁금하죠? 왜그런건지?)
(네.. 정말 궁금해요.. 저번주부터 지금 이순간까지 계속 궁금하네요)
이 여자 드디어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다시한번 소주잔을 들고 원샷을 한다.
(제가 성원씨보다 세살이나 어리지만, 저 어린나이 아니잖아요)
(아~ 일곱이시구나.. 그렇죠? 어린나이 아니시죠)
(저랑 4년동안 사귀던 남자가 있었는데요.....제가 모든 걸 다 주고도 모자라서 지금은 그 사람 때문에 빚까지 있어요)
그제서야.. 상황의 윤곽이 들어나기 시작했다.
(근데.. 그 사람 믿고 계속 지내왔는데..지금으로부터 석달 전 연락이 끊겼어요... 그리고.. 한달뒤 결혼 한 사실을.. 결혼한 한달 뒤에 알았고요)
조용히 들어봤다.. 분명 자기를 등쳐먹은 남자의 이야기였음에..
(그 사람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죽겠는데.. 이미 벌어진 상황에 제가 낄 수도 없고.. 연락하기도 머해서 문자로 빌려간 돈이라도 갚으라고...
그래도 연락 없길래..비굴한 거 알지만, 전화했는데 전화도 않받고..)
(정말 나쁜 사람이네요)
(그쵸? 근데.. 사람 정말 단순한 게.. 그 돈 받을 생각이 없어졌어요.. )
(헉~ 왜요? 뭐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꿔준돈은 받아야죠..)
(아뇨.. 한 때 사랑하는 사람이었고, 다는 말 못하지만, 얼마나 힘들었을지를 생각해보니.. 그러지 말아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아~놔... 답답하네요)
(나중에 문자 왔는데...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미안하게 되었다고...돈은 천천히 갚는나고... 그래도 자주 봤음 좋겠다고..)
완전 뻑이 갈정도로 뻔뻔한 남자의 문자내용...정말 나쁜놈이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 그 남자 결혼했는데도 가끔 만나는 그런 사이.. 내 자신이 한심할 거 같아 싫다고 했어요)
(당연한거죠)
(근데.. 그 사람하고, 너무 많이 닮은 사람이 내 눈앞에 있어서.. 첨엔 그 사람인 줄 알고 봤는데.. 아니더라구요.. 근데, 계속 쳐다보다가 나중엔.. 연락처까지 물어봤어요)
(아~....네?엣? 그게 저란말이에여?)
(ㅎㅎ 우습게도, 광고관련 일하구요.. 나이는 그 쪽이 한살 어리네요.. 게다가 A형에.. 헤어스타일..옷입는거..검정 뿔테 안경까지)
헉.. 내가 그런 치졸남과 너무 닮았다는거네..
(그런데... 너무 싫었을 거 같은데.. 왜..)
(그러니깐요~.. 정말 화가 나는데도.. 잊은 건 줄 알았는데.. 너무나도 닮은 그 쪽 보고.. 미련이 남은건지 ㅎㅎ)
옛남자의 모습을... 나한테서 찾는다??? 그런건가???
(아~.. 그 이유군요.. 그래서 그렇게 절 쳐다보시고 그랬구나 )
정말 지어낸 이야기 같은 일이 생겼지만, 그 지지난 주 금요일 사건의 내용은 이러했다..
함께 새벽 세시경까지 술마시고 이야기만 했다...
여자의 얘기를 많이 들어준 편이라.. 말많은 나로선 약간 지루하기도 한 시간이었다..
다음날....
난 아침이 되서야 잘 들어갔나고 문자를 보냈다.. 그러자 저녁쯤에 답장이 왔다..
"저 지금 아는 언니랑 소주한잔 하고있어요 술한잔 같이 할까요?"
솔로부대원이 딱히 할 일두 없고, 집에 있어봐야 TV리모컨이나 붙잡고 놀게 분명하니~..
"어디에요? 지금 나갈께요"
"어제 그 오뎅빠요.. 성원씨 얘기 하던 중이에요"
ㅋㅋ 내 얘기를..
약 40분 쯤 지난 뒤.. 도착했다..
근데, 여자 혼자만 있네?
(오래기다렸어요? 언니분은요?)
(아~.. 갔어요.. 10분전 쯤...)
(왜요? 셋이 술마시면 더 재밌을텐데.. 어제랑 분위기도 바꿔보구)
(ㅎㅎ 분위기요? 그 언니... 그 사람 친 동생이에요)
(네엣?)
대체 뭔 분위기인지 파악이 않되네..
(자기 오빠가 못생긴 얼굴에 성격두 별로인데.. 그런 사람 온다니깐 그냥 간대요 ㅎㅎ)
(하핫... 네..에_)
(낼 쉬죠? 오늘은 밤새 마셔요?)
(아~ 네.. 밤새..어제두 사실상 뭐...밤새였죠..)
정말.. 이상한 이여자.. 무언가 슬퍼보이고.. 약간의 카리스마도 있고...
아픈 상처를 치유할 구석을 찾는 것 같은데.. 그 구석이란것이.. 나라면.. 옛 남자와 비슷한 내가.. 가능할까?
착한여자인 거 같은데... 이 여자 아직까지는 파악이 않된다..
좀 더 만나보고...
내가 치유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솔로부대 탈영인거고.,, ^^
아무튼 좀 황당한 만남이 이뤄졌다......
아직 내게 낭만이 남아있다는 건가...................
토요일 밤...그리고 일요일 아침..
아침밥을 함께 먹고 헤어지진 않았지만, 밤새도록 술마시며 이야기하고... 전날보단 좀 더 가까워진 듯..말도 서로 짧아지고.
이 여자에 대해 알게 된 사실..
1. 남자에게 배신당한 슬픈여자 2. 그 남자를 잊지못해 비슷한 남자에게 접근한 여자 3. 소주를 좋아하는 여자 4. 스물일곱살의 잠시 쉬는 여자 5. 방배동 사는여자 6. 술마시면 말을 많이하는 여자 7. 흑심없이 함께 밤새야하는 여자 ㅡㅡ; 8. 빚이 있는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