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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위대했다.(위대한 개츠비)
게시물ID : movie_118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omh
추천 : 5
조회수 : 48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6/08 02:24:37

내가 개츠비를 처음 읽었을 때는 고등학생이었다. 유명한 고전이라고 하기에 사서 읽어봤는데 실망이었다. 대단한 내용도 없고 한낱 비극적으로 끝나는 사랑이야기에 지나지 않은 느낌이었다. 스무살이 되어서 다시 읽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제목 자체가 왜 '위대한' 개츠비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개츠비는 그냥 사랑한 실패한 속세의 인물이 아닌가? 


영화로 개봉한다기에 뒤늦게 혼자 가서 봤다. 영화를 보면서 책을 읽었을 때 느꼈던 감정이나 생각은 무지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알았다. 개츠비. 그는 실로 위대했다.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이상을 위해 속세에 뛰어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현실의 더러움에 익숙해지고 타협하게 된다. 이상을 품었던 마음은 옛날 철없던 시절의 꿈에 불과하게 된다. 개츠비는 그렇게 되지 않았다. 돈과 술과 환락은 녹색 불빛에 다가가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안개 때문에 보이지 않는 저 별빛을 보기 위해 안개를 치우는 도구로써 그는 이용한 것이다. 


데이지에 대한 사랑은 얼핏 보기에는 순수했던 첫사랑이 아직도 순수할 것이라는 멍청한 것에 불과할지 모른다. 아니 멍청하다. 어른 정확히 말하면 세속에 찌든 이들이라면 지금과 다를 것이라는 것 쯤은 알고 있다. 하지만 개츠비는 부정한다. 애써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닌 사랑은 불멸하며 영원하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재즈 시대. 겉으로는 깨끗한 척 고귀한 척 하지만 속으로는 온갖 쾌락을 탐했던 시대. 그 시대 속에서 반대로 겉으로는 쾌락을 탐하는 것 같지만 속으로는 영원한 사랑을 꿈꾸는 이 개츠비. 


개츠비 장례식장에 조화 하나 놔주고 싶다. 그가 사랑에 실패했더라도 그가 위대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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