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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돌연변이의 꿈(3)
게시물ID : readers_118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ox
추천 : 3
조회수 : 25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2/15 12:42:12


오랜만에 그녀와 관련된 꿈을 꿨어. 마음에 들지 않는 꿈이었지만 크게 신경 쓰진 않았지. 그녀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꿈이었어. 꿈속에서 나누는 대화는 알 수 없었지만. 우리는 어릴 적부터 한동네에서 함께 자랐어. 그녀의 표정과 눈빛이 무엇을 말하는지 금방 알 수 있었지.


우리 둘 다 고아였어.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고 마을에 있는 종교에 맡겨졌어. 지금 생각하면 살 떨리는 상황이지만 다행히 들키지 않고 살아남았어. 내가 가진 능력이 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녀와 함께 도망치기로 했어. 그녀도 평소에 이곳에 남아있으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지. 우리는 함께 도망쳐서 이곳에 정착했어.


그녀가 사랑에 빠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야. 하지만 매번 그녀의 사랑은 펼쳐보기도 전에 끝나버렸지.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숨길 수가 없었거든. 상대방을 속여야 한다는 사실에 고통스러워 했어. 그렇다고 상대방에게 돌연변이라고 말할 용기도 낼 수 없었어. 사랑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는 미래를 상상할 수 없었던 것 같아. 그래서 나에게 물어보지도 못했지. 당연히 이번에도 그렇게 끝나는 사랑이라고 생각했어.


문제는 다음 날 꾸었던 꿈이었어. 이번에는 그녀가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확실히 들을 수 있었어. 그녀는 누군가와 함께 있었어. 하지만 뒤돌아 서 있어서 얼굴을 볼 수 없었어. 그녀는 자신이 돌연변이라는 것을 밝히고 있었어. 너무 놀라서 꿈에서 깨어났어. 그 남자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볼 수 없지만 내가 해야 할 행동은 분명했어. 당장 그녀가 있는 방으로 향했지. 아직 일하러 갈 시간이 남은 그녀는 세상 모르게 자고 있었어. 그녀가 스스로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 줄 생각은 없었어.


일어나봐.”


그녀는 무슨 일이냐는 듯이 인상을 찌푸리며 나를 봤어.


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어. 두 눈을 비비더니 크게 기지개를 펴.


하아아암~ 무슨 소리야?”


너 그 녀석이랑 무슨 사이인 거야?”


그렇게 대단한 사이는 아니야. 항상 그랬잖아?”


많은 사랑에 실패한 탓일까? 더 이상 사랑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어. 이번에도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만나고 있는 듯 했지. 내가 생각했던 거랑 별반 다르지 않았어. 그런데 왜 이런 꿈을 꾼 걸까?


그녀의 시큰둥한 반응에 좀 민망해졌어.


…… 꿨거든. 다른 생각 하고 있는 건 아니지? 비밀을 말한다거나.”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잘 못 본 거 아니야? 꿈을 꿨다고? 이해하기 힘드네.”


모르겠어. 잘 못 본 걸까?”


네가 놀란 것도 이해는 되네. 나도 좀 놀라운데? 일단 조심은 할게. 하지만 진짜로 그런 생각을 해본 적도 없어. 이제 나 조금만 더 자도 될까? 일하러 가기 전까지는 쉬고 싶어.”


그녀는 다시 이불을 머리 위까지 덮으면서 잠을 잤어.


다시 일어난 그녀는 일하러 갈 준비를 했어. 걱정스러운 게 눈에 보였는지 걱정하지 말라는 소리를 하며 나갔지. 내 능력을 못 믿는 건 아니지만, 너무 황당한 경우라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어. 그리고 만약 그런 마음이 들더라도 그녀는 말할 수 없을 거야. 그동안 그래왔으니깐.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그녀는 두 눈이 빛나고 있었어. 그리고 나를 보더니 갑자기 달려들어서 끌어안았지.


고마워!”


대체 뭐가?”


네 꿈!”


그러니깐 뭐가?”


드디어 운명을 만났나 봐!”


난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었어. 하지만 그녀가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짐작할 수 있었지.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흥분을 가라앉히고 이야기 해주기를 기다렸어. 그녀는 나를 앉고 빙글빙글 돌더니 어지러웠는지 바닥에 누워서 숨을 고르고 있었어. 난 그녀 옆에 앉았지.


운명이라는 무슨 소리야?”


그 사람이 고백했어.”


고백? 사귀자고?”


. 그런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도.”


좀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해줄래?”


알았어. 일단 어지러운 것 좀…… 이제 됐다. 그 사람이 나한테 돌연변이라고 고백했어.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겠어?”


잠깐. 그 사람이 돌연변이라고? 그걸 너한테 말했다고?”


그래! 그 사람이 돌연변이라는 사실을 나한테 먼저 말했어.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겠어? 나를 목숨보다 더 신뢰한다는 거야. 그는 분명히 내가 평범한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거야. 그런데 그렇게 이야기했다는 건 나를 믿고 있다는 게 분명해. 목숨을 맡길 정도로 사랑한다는 의미라고! 이런데 내가 어떻게……”


설마 너도 말했어?”


당연하지! 내가 돌연변이라는 사실을 말했을 때 그가 얼마나 기뻐했는지 알아? 그리고 대답을 기다릴 때까지 얼마나 초조하겠어. 네가 꾼 꿈. 이걸 말하는 거였어. 고마워!”


! 그 사람이 돌연변이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아? 만약에 널 속인 거면 어쩔 셈이야!”


바보야? 자신이 돌연변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어?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물론 그렇지만. 확인은 해봤어? 정말 돌연변이인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아니. 하지만 어떤 능력인지가 중요한가?”


내 말은…… 정말 돌연변이인지 아닌지 알 수 없잖아.”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이쯤에서 그만둬. 그에 대해서는 내가 너보다 더 잘 알아. 단순한 의심으로 그를 욕보이지 마.”


…… 그래. 그만하자. 피곤하니깐 좀 자야겠어.”


방으로 돌아가려고 일어났어. 피곤했거든. 온종일 이상한 꿈 덕분에 신경 쓰였는데 그게 정말 일어나다니. 내 능력이지만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어. 하지만 최악의 상황은 아니고, 그녀도 저렇게 좋아하니깐 괜찮다고 생각했어. 좀 피곤한 것만 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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