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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오늘 여자친구랑 크리스피 도넛에갔음. (여자친구버전)
게시물ID : lovestory_313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iki_wow
추천 : 2
조회수 : 165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0/10/02 03:08:50
9월24일 작정하고 지갑 안들고 나옴

며칠뒤면 군대간다고 꼭 얻어먹고간다고 남친이 난리쳐서

나 그지임 . 근데 남친은 돈 많음 . 며칠 뒤면 군대간다고 돈 펑펑쓰는 데 내 귀한 돈 쓰고 싶음? 절대 그럴리 없음

처음에는 그냥 동네앞 마실겸 홍제천 걸으려 했음. 목표는 석양 지는 한강을 보며 캔맥주!!






그런데 이노옴. 신촌가자네?

그래 가자. 어차피 걸어가는데 돈 안들잖아? 운동하러 나온거고 상관없잖아???

"모래내 시장 들러서 통장정리 하고 갈래?"

"아니 저번에 너가 피곤하다고 해서 너 집에 들어가고 나서 나혼자 거기까지-거기까지 걸어오는데 여자걸음으로 25분정도 소요됩니다. 그리고 모래내 재개발구역은 칼침들고다니는 아저씨가 많아요.- 걸어와서 혼.자. 통장정리했어"

침묵

사천고가 도로 밑을 지나가면서 걔가 이런말했음.

"나 너랑 눈맞으면서 걷고 싶어"

내가 받아쳤엄

"눈맞으면서 걸었잖아 난 하필 하정훈이야ㅡㅡ 수로는 왜 날 버려갖고 짜증나 디지겠네 라고 중얼거리면서 집게 같이 갔었잖아 그때 넌 두근두근 했었잖아 난 죽을 만큼 짜증났지만"

";ㅅ;"


"만약에 우리 결혼하면 김수로 때문일듯?"






연희IC에서 동교동방향으로 가서 우린 골목으로 들어갔음

내가 계속 툴툴 대니까 신경쓰는 것 같긴 하더이다.

그래서 쓰다듬고 예뻐해줬음. 엄청 부담스러워했지만 참 좋아했음.





한참 하숙집 간판이 꽤 많이 붙은 골목길을 빠져나오니 신촌의 고깃집에 많은 ??초등학교 앞까지 와잇었음

아디다스 골목으로 쭉 걸어서 빠져나와서 던킨도너츠에 가자고 해서 그곳 2층에서 앉아서 쉬었음.




좀 쉬다가 집에 가고 싶었음. 근데 얘가 갑자기 산으로 가자네?


싫다고 빨리 집에 가서 밥먹자고.

갑자기 크리스피를 가잰다. 나 사줄거야? 사준댄다

갔다

안사고 지껏만 12개 사서 나오더라?

내가 꾹 참고 기다리다가 나 안줘?

랬더니

"안돼. 나 먹을거야. 너 먹으면 살쪄!"




님들 이 얘기 들으면 기분 어떨듯? 사준대매ㅡㅡ 왜 거짓말해 넌 맨날 이런 식이더라??


완전 서운해서 가까이 오지도 말라고 했음

약오르라고 일부러 창문 문열고 상자 열면서 도너츠 주더라?

너같음 강아지 주듯이 주는 데 먹겠냐? 

"넌 나 없이 맛있는 거 먹는 생활이 좋지? 돈 쓰면서 생색내는 거 좋지? 다 받아 주는 여자친구 좋지?"


내가 할수 있는 거라고는 도너츠에 화풀이 하는 거 뿐이었음


도너츠 한입먹고

내려놓고

다시 한입먹고

내려놓고

다른거 한입먹고

내려놓고

다른거 한입먹고

내려놓고


다음박스로 넘어가려는데



이것만은 안된다면서 울더라

무슨 상관이야 넌 나 신경안쓰는데 

근데 애가 막 발작 일으키는 거임

불쌍해서 나머지 한박스는 관뒀음

내가 침잔뜩 묻힌 도너츠들 결국 같이 먹음







내가 화난 거 알고있으니까 뭐라고 말도 못하고 안절부절하는 남자친구가 너무 귀여웠음.

"너무 달다."


도너츠랑 너랑 참 달다.



너한테 화는 못 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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