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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사의 난 이후의 이야기(1)
게시물ID : history_256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침
추천 : 4
조회수 : 178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3/16 20:4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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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사의 난으로 현종이 촉으로 피난갔을 때, 태자로 있던 이형李亨은 부황을 따라가지 않고 북상하여 영무에 도착한 뒤 지지자들의 도움으로 황제에 오릅니다. 그가 바로 당 제국 7대 황제 숙종肅宗입니다.



 唐肅宗像



이형은 이융기의 셋째아들이며, 귀빈 양씨 소생이었습니다. 적자도 장자도 아니었던 그가 황태자가 된 까닭은 -추존황후를 제외하고는- 황후 소생 아들이 없었으며, 총애받던 후궁 여비 조씨 소생 이영李瑛이 태자자리에 앉았다가 무혜비의 모함으로 폐출당하고, 무혜비 소생 이모李瑁가 차기 황태자로 물망에 올랐으나 무혜비가 세상을 떠남으로서 이모에 대한 현종의 총애도 자연스럽게 사라져, 현종은 고력사의 조언에 따라 남아 있던 아들 중 가장 연장자를 태자로 삼을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 있었습니다. 뭐 어쨌거나 이형은 왕자로 있던 시기 학문을 좋아하고 총명하였던데다 눈치도 빨랐는지 천보 13년 안록산이 입조했을 때 그가 모반을 일으킬 것이라고 꿰뚫어 보고는 부황에게 안록산을 죽이라고 청하기도 하였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요.



 천보 14년 안록산이 드디어 범양에서 난을 일으켜 파죽지세로 진군하였고, 그의 군대는 756년 7월 25일 장안을 함락시킵니다. 장안 함락 한달 전에 현종이 촉으로 피신할 당시 백성들이 황제를 둘러싸고 "우리를 버리고 어디가시나이까" 라고 소리쳤으나 현종은 이를 무시하고 떠났습니다. 좌절한 백성들은 태자에게 제발 떠나지 말아달라고 사정하였고, 이형은 아버지의 피신행렬에서 빠져나와 북진하여 분조를 꾸립니다. 현종이 마외역에 도착했을 즈음 분노에 찬 호위군들은 양국충과 그의 아들 양훤을 죽여버렸습니다. 이들은 황제에게 달려가 귀비도 살려둘 수 없다고 고하였고, 결국 17년간 황제의 총애를 받던 양귀비는 목을 매어 자살합니다. 이때가 장안이 함락되기 열흘 전이었습니다.


 한편 분조를 지휘하던 태자 이형은 영무에 도착한 뒤 황제에 즉위하고 연호를 지덕至德이라 정하였습니다. 이때가 756년 8월 12일. 다만 이 소식이 촉에 있던 현종에게는 늦게 전해져서, 아들이 황제에 오른 후에도 '아들아 넌 잘났으니 나는 상관말고 황제자리에 앉으렴' 정도의 요지의 편지를 지속적으로 숙종에게 전달했습니다. 아무튼 곽자의, 이광필의 군대와 숙종의 군대가 분전하면서 지덕 2년 장안을 탈환하였고, 이후 태자태사 위견소를 파견하여 부황을 대려왔습니다. 12월 장안에 도착한 현종을 숙종은 양현궁에서 맞이하였습니다. 둘은 서로를 끌어안고 흐느꼈습니다. 두달 뒤 대명궁 선정전에서 국새를 이형에게 건내줌으로서 현종은 공식적으로 황제자리를 아들에게 물려줍니다.



 그렇게 두 부자가 행복하게 살다가 세상을 떠나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난다면 좋았겠습니다만, 환관 이보국李輔國이 황제 앞에서 현종을 까며 둘을 이간질시켰고, 결국 이융기는 숙종의 황후 측근 및 이보국의 감시를 받으며 슬픔에 빠져 지냈습니다. 오죽하면 이런 일화도 있었습니다. 760년 8월 이보국이 현종을 강제로 태극궁으로 옮겨 예무문에 이르니 금병禁兵 500명이 칼을 들고 길을 막아섰습니다. 놀란 현종을 고력사가 호위하며 이보국에게 따집니다.


"상왕이 40년간 태평을 이룬 천자이신데 그대가 임금을 시해하고 반역자가 되려는가?"


결국 이보국이 꾸민 일은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현종은 울면서 고력사의 손을 잡고 고마움을 전했다 하더군요. 상심이 컸던 태상황은 고기반찬도 먹지 않으며 소식하였고, 제위당시 열렬히 애호하였던 도교에도 관심을 끊었습니다. 그렇게 비분과 고독속에서 보응 원년(762) 5월 3일 78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납니다.



이후로도 숙종은 이보국을 절대적으로 신임하며 병부상서의 중책을 맏겼습니다. 장황후도 뒤이어 황제의 총애를 믿고 전횡을 일삼았습니다. 말그대로 나라상황이 개판이었습니다.

다음편에 계속..


요즘 바쁘다보니 글을 자주 못써서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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